뷰티 판 흔드는 '세포라 키즈' 사로잡는 방법은?
알파세대 조기 소비 확산… '연령 구분 없는' 뷰티로 대응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8-21 06:00   수정 2025.08.21 06:01
ⓒDALL-E

알파 세대가 전 세계 뷰티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알파세대의 조기 소비 확산에 업계는 연령 구분 없는 제품군 확대와 안전성 강화로 대응하고 있다.

2010~2024년생 알파세대의 화장품 소비 열풍이 세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성인 못지않은 스킨케어·메이크업 루틴을 공유하는 숏폼 콘텐츠가 온라인을 채우고, 세포라 매장에서 고가 화장품을 구매하거나 매장을 생일파티 장소로 활용하는 이른바 '세포라 키즈'가 등장했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10대 초반 청소년들이 민생소비지원금으로 올리브영에서 색조와 스킨케어 제품을 앞다퉈 구입,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민텔의 뷰티 및 퍼스널케어 부문 글로벌 수석 애널리스트 앤드류 맥두걸(Andrew McDougall)과 베이스 뷰티 설립자 조디 카츠(Jodi Katz)는 최근 민텔 리틀 컨버세이션 팟캐스트에서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알파 세대가 인플루언서와 소셜 미디어에 막대한 영향을 받으며 빠르게 뷰티 시장의 플레이어가 됐다"며 "알파 세대에 대응하기 위해 브랜드들은 이들 세대 고유한 특징을 분석하고 이에 맞춰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알파 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된 첫 세대로, 기술 친화적 소비 성향이 두드러진다. 민텔 조사에서 미국 12~14세 청소년 절반 이상이 온라인 주문 후 매장에서 수령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3분의 1은 이미 증강현실을 활용해 제품을 체험한 경험이 있을 정도다.

민텔은 "AR·VR 기반 가상 체험 도구가 알파 세대의 구매 여정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오프라인과 디지털 경험을 잇는 모바일 중심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로레알의 가상 3D 뷰티테크 서비스처럼 개인화 추천과 실시간 테스트 기능을 결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민텔은 알파세대가 기존 외모 평가 기준에 얽매이기보다, 필터를 지운 사진이나 다양한 체형·피부톤을 드러내는 이미지를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틱톡의 '필터 vs. 현실' 챌린지(필터를 씌운 모습과 실제 촬영 모습을 비교해 보여주는 숏폼 콘텐츠)나 컬트 뷰티(Cult Beauty)의 보정 없는 모델 이미지 캠페인처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마케팅이 이들의 공감을 얻는다는 설명이다.

알파 세대의 핵심 구매 채널은 소셜 미디어와 인플루언서 마케팅으로 나타났다. 민텔 조사에서 미국 소비자 10명 중 7명이 뷰티 제품 구매 시 소셜 미디어에서 영감을 얻으며, 젊을수록 사용자 제작 콘텐츠와 인플루언서 추천을 더 신뢰한다고 밝혔다. 특히 커뮤니티 소속감을 주는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민텔은 멤버십 할인과 콘텐츠 참여를 결합한 뷰티파이(Beautypie)를 사례로 들며 "공동 창작과 진정성을 결합한 소통이 충성 고객을 만든다"고 조언했다.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식도 알파 세대의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조사에 따르면 알파세대들은 그린워싱에 매우 민감하며,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브랜드나 제품은 구매 선택지에서 제외하는 성향이 뚜렷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브랜드와 유통업계도 알파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민텔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연령 구분 없는 제품군을 확대하는 한편, 안전성 정보 제공을 강화하고 있다"며 "어린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성인용 스킨케어 마케팅 대신, 피부 건강과 기초 관리 습관을 강조하는 캠페인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포라를 비롯한 주요 리테일러들은 민감성 피부에 적합한 성분 표기, 저자극·무향 제품 라인업 강화 등 ‘안전한 첫 뷰티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매장에선 체험존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청소년 소비자가 연령에 맞는 제품을 올바르게 선택·사용하도록 돕는 사례도 확산되는 추세다.

민텔은 "알파세대를 조기 소비층으로만 바라보는 전략은 장기적으로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건강한 피부 습관 교육, 연령별 적합성 안내, 투명한 성분 정보 제공이 이 세대의 신뢰를 얻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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