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1회 투여하는 GLP-1 수용체 작용제 위고비는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심혈관 질환 위험까지 낮출 수 있는 혁신적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인체 호르몬과의 높은 유사성과 명확한 임상 근거를 통해, 비만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고비의 주성분은 세마글루티드(semaglutide)로, 식욕과 칼로리 섭취를 조절하는 호르몬 GLP-1의 유사체다. 인간 GLP-1과 94%의 서열 상동성을 갖고 있어 인체 내 대사 조절 기전과 밀접하게 작용한다. 주 1회 투여 방식으로 편의성을 높였으며, 뇌의 중추신경에 작용해 포만감과 팽만감을 증가시키고, 음식 섭취를 줄이는 원리로 체중 감량 효과를 유도한다.
2023년 4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고비를 BMI 30 이상 비만 환자, 또는 BMI 27 이상이면서 체중 관련 동반질환을 가진 환자의 체중 감량·유지 보조제로 승인했다. 이어 2024년 7월에는 확증된 심혈관 질환이 있는 BMI 27 이상 환자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 감소까지 적응증을 확대한 바 있다. 이는 단순 체중 감량제를 넘어 심혈관 질환 예방 치료제로 위고비의 가치를 확장한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위고비의 임상적 효능은 글로벌 대규모 STEP 임상시험 시리즈를 통해 입증됐다. 대표적으로 STEP 1 연구에서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1,961명을 대상으로 68주간 투여한 결과, 위고비 투여군은 평균 체중이 -14.9% 감소해 위약군(-2.4%) 대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3명 중 1명(32%)은 체중의 20% 이상을 감량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STEP 7 연구에서도 일관된 결과가 확인됐으며, 제2형 당뇨병 동반 환자, 장기 치료(최대 104주), 고용량 투여군 등 다양한 상황에서 긍정적인 안전성과 내약성을 입증했다. 이러한 데이터는 위고비가 비만 환자 치료의 표준 옵션으로 자리잡는 근거가 되고 있다.
비만은 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위고비는 GLP-1 계열 약물 중 최초로 심혈관계 사건 예방 적응증을 획득하며 차별성을 확립했다. SELECT 연구에 따르면 확증된 심혈관 질환을 가진 당뇨병 병력 없는 성인 1만 7,604명을 대상으로 평균 39.8개월 추적 관찰 시, 위고비 투여군은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이 위약군 대비 20% 감소했다.
특히 치료 시작 3개월 이내 주요 MACE 발생 위험은 37% 줄었으며, 심혈관계 질환 사망 위험은 50% 감소하는 등 빠른 시점부터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체중 감량 효과와 독립적으로 나타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향정신성 식욕억제제가 의존성과 안전성 논란을 낳았던 것과 달리, 위고비는 인체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기전과 다수의 임상 근거를 통해 새로운 시대의 ‘과학적 비만 치료제’로 자리잡고 있다. 더 나아가 비만과 연관된 심혈관 질환까지 아우르며, 단순한 체중 관리 이상의 건강 개선 효과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