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제약이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며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채비에 나섰다. 동시에 중추신경계(CNS) 분야의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며, R&D 성과로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려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조현병 치료 신약 후보물질 ‘에베나마이드(Evenamide)’의 국내 임상3상 승인을 받고 글로벌 공동개발에 나섰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지난달 31일 명인제약이 유가증권시장 상장 요건을 충족해 예비심사에서 상장 적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1988년 설립된 명인제약은 전문의약품 중심으로 CNS 분야에 강점을 지닌 제약사로,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2,696억 원, 영업이익 901억 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입증했다.
이 같은 실적 기반 위에서 명인제약은 연구개발 측면에서도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일 명인제약이 신청한 에베나마이드의 국내 임상3상 시험을 승인했다. 에베나마이드는 기존 약물로 증상이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치료 저항성 조현병(TRS)’ 환자를 위한 추가 치료제로, 전압 개폐형 나트륨 채널(Voltage-Gated Sodium Channel, VGSC)을 차단해 신경 흥분과 글루타메이트 과다 분비를 조절하는 기전을 갖는다.
이번 임상은 명인제약이 올해 1월 이탈리아 뉴론 파마슈티컬스(Newron Pharmaceuticals)로부터 도입한 후보물질로, 글로벌 3상 시험의 일부다. 전체 임상 대상자의 약 10%를 국내에서 모집하며, 임상 비용은 명인제약이 부담한다. 대신 국내에서의 품목 허가와 제조·상용화에 대한 독점 권리를 확보했다. 명인제약은 개발비 일부를 분담하는 조건으로 글로벌 상업화 권리에 대한 지분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구조다.
명인제약은 에베나마이드 외에도 파킨슨병 치료제 '팍스로야', 편두통 치료제 '프로트립탄', 기면증 치료제 '아모닐' 등 다양한 CNS 제제를 중심으로 신약과 제네릭 연구를 병행하며 포트폴리오를 지속 확장하고 있다. 특히 일부 제품은 오리지널 제제의 첫 번째 제네릭으로 출시되며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명인제약은 제네릭 중심의 전통 강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CNS 분야에서 독자적인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이 임상 확대, 제조시설 확충,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 등으로 이어질 경우 기업가치 상승 여력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