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 중심의 스킨케어 시장이 확대되면서, 화장품의 효능 구현을 위한 전달 기술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한 흡수율 제고보다 피부 친화적이고 안정적인 제형 설계, 실질적인 효능 실현을 위한 전달체 구조가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코스맥스 R&I센터 이준배 상무는 지난 4일 진행된 ‘2025 인-코스메틱스 코리아’ 현장 세미나에서 피부전달체에 대한 주요 기술 이슈 10가지를 조망하며, 실질적 효능 구현을 위한 과학적 전략과 업계의 실무적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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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투 기술 넘어선 피부전달체 과학
피부전달체는 단순한 침투 기술이 아니다. 이 상무는 “전달체의 목적은 효능 향상, 안정성 개선, 안전성 확보, 사용감 만족 네 가지”라며, 이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어야 기술로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달체가 곧 안정성을 담보하는 수단이라는 오해를 지적하며 “지질층 기반의 베지클(vesicle) 구조만으로는 일반적인 화장품 유통 조건을 충족하기에 안정성이 충분하지 않아 최근엔 패키지나 제형 안정화 전략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피부 흡수 메커니즘에 대한 과학적 접근도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화장품 성분은 침투(penetration), 투과(permeation), 혈류 흡수(resorption) 3단계를 거쳐 흡수되며, 화장품은 각질층 또는 표피 일부에 작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요 경로는 세포간 경로(intercellular pathway)이며, 이 경로는 지질로 구성돼 소수성 환경을 갖기 때문에 물에 잘 녹는 친수성 성분은 직접 통과하기 어렵다. 이 상무는 “친수성 성분은 지질층에서 튕겨나간다”며, 리포좀이나 지질 기반 전달체를 통해 봉입 후 흡수를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달 효율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자주 언급되는 ‘500달톤 룰’에 대해서도 경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분자량 500 이상이면 각질층을 통과하지 못한다는 오래된 논문에 기반한 해석이지만, 실제 제품에서 사용되는 리포좀이나 에멀전 입자는 수십~수백 나노미터 수준이며, 단순한 분자량이나 입자 크기로 흡수 가능성을 판단하긴 어렵다. 그는 “실제로는 입자의 표면특성이 흡수 효율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전달 효율은 흡수량이 아닌 반응값으로
이 상무는 “전달체의 구조에 따라 피부에서 일어나는 반응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스맥스는 카본 수가 서로 다른 리포좀을 인공 피부에 적용한 뒤, 각질층 내에서 형성되는 바운드 워터(bound water, 결합수)의 분포와 라멜라 구조(lamellar structure, 지질층 구조)의 변화를 관찰했다. 바운드 워터의 양은 리포좀의 탄성 및 구성 성분에 따라 달라졌으며, X-ray 분석 결과 카본 수가 많은 리포좀이 더 많은 라멜라 구조를 형성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이 상무는 “리포좀의 탄성을 조절할 수 있다면, 인공 피부의 각질층 물성 자체도 조절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강조하며, 전달체가 단순히 성분을 담는 수단이 아니라, 피부 구조에 직접 영향을 주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또한, 바운드 워터를 통한 간접 반응 확인 외에도, 구조 분석을 통해 전달체의 실제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형 안정성, 전달 효율 못지않다
피부전달체의 신뢰도는 제형 안정성 확보로도 이어진다. 이 상무는 “지질 기반의 전달체는 열역학적으로 불안정한 구조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결정화 현상이 일어나기 쉽다”며,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기 모니터링 전략을 소개했다. 코스맥스는 약 1년 반에 걸쳐 Maltese Cross(광학 편광 관찰 시 나타나는 십자형 무늬) 패턴의 유무를 기준으로 제품 구조 내 결정화 여부를 관찰했고, 이를 통해 실질적인 구조 안정성 데이터를 확보한 바 있다.
세라마이드 보습에 있어서도 단순한 투입량보다 전달 구조와 물과의 상호작용 방식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상무는 “보습력은 세라마이드 함량이 아니라, 물이 얼마나 잘 결합된 상태로 머무를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며, 바운드 워터의 형성 범위가 넓을수록 보습 지속력도 높아진다고 밝혔다.
전달체 설계는 단순히 ‘잘 들어가는’ 기술이 아니라, 피부와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효능을 과학적으로 설계하는 전략이자 시스템이다. 이 상무는 “흡수율이 곧 효능은 아니지만, 전달체의 정교한 설계를 통해 효능 개선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정리하며, “세라마이드 보습 역시 투입량보다 제형 구조와 결합수 확보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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