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름 재유행 현실화?…고위험군 치료 공백 커진다
백신 접종률 47% 그쳐…치료 접근성 확보 절실
렘데시비르 효과 확인됐지만, 공급·접근성 개선 필요
엄중식 교수, ‘치료 지속성 유지 못 하면 위험’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7-07 06:00   수정 2025.07.07 06:24

최근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 코로나19 양성률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우리나라도 여름철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과 함께 확진자 급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 3월 5만 628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전월 대비 145% 증가한 수치를 보였고, 홍콩도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주요 감시 지표가 1년 만에 최고치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SAS-CoV-2 바이러스가 올 해 2월 중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밝히며, 지난달 5월 기준 검사 양성률이 11%에 달해 지난해 피크였던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WHO는 각국 통합 대응 체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하는 한편, 특히 고위험군의 적극적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이와 관련해 질병관리청도 최근 국내 여름철 코로나19 유행에 대비하기 위한 고위험군 예방접종을 당초 4월에서 6월 30일까지 연장 실시한다고 밝히며, 고위험군 미접종자에 대한 백신 접종을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특히 면역 저하자 경우 체내 면역 형성이 어려워 추가 접종을 적극 권고한다고 밝혔는데, 지난 4월 17일 기준 고위험군 백신 접종률은 여전히 47.4%에 그쳐 절반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홍콩은 지난 3월 말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중 XDV 계열이 우세하며, WHO 권고에 따라 변이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백신에 효과가 없는 변종 출현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발표했는데,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변이 바이러스 중 XDV 계열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고(증가하고 있는 NB.1.8.1는 XDV 하위계통), 다음으로 KP.3 계열, LP.8.1 순으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과 관련해 현재 우리나라에서 실시하고 있는 접종 백신은 JN.1 변이에 대한 것으로 정부는 JN.1 백신도 XDV에 어느 정도 예방 효과가 있다며, 새 변이형에 맞춘 백신도 가을에 새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 고령·면역저하자 사망률 높이는 치명적 질환, 중증 진행 가능성 높아

지금까지 국내 코로나 19는 여름과 겨울 두차례 크게 유행하는 패턴을 보이며 이에 따른 변이 바이러스도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경험을 통해 코로나19를 보통 감기 정도로 여기는 등 경각심이 현저하게 낮아졌으나 고위험군에게 코로나19는 여전히 사망률을 높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정부는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65세 이상 고령, 생후 6개월 이상의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에 입원한 입소자를 꼽으며 예방접종을 독려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고위험군은 면역저하자의 경우 항암 치료를 받고 있거나 받은 환자, 자가면역질환 환자, 장기이식을 받은 환자, 면역억제제 치료 중인 환자, 선천성 면역 결핍증 환자, HIV, 에이즈 환자가 이에 속한다6. 이 밖에도 당뇨나 심혈관질환, 만성폐질환, 만성신장질환, 비만(BMI≥30), 간질환 환자 등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도 고위험군에 속한다. 이러한 고위험군 환자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무엇보다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크고 입원율과 사망률이 높아지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65세 이상 코로나 환자 55세 미만과 비교 사망률 62배 높아, 암환자는 일반환자 사망률 2배

고령의 나이는 실제 중증 코로나19에 대한 유의미한 독립 위험 요인으로 나타나, 나이가 많을수록 중증 코로나로 진행될 확률이 유의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에 발표된 연구 결과 75세 이상의 환자는 44세 이하 환자와 비교했을 때 중증 코로나 19 발생 위험이 1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55~64세 코로나19 환자는 55세 미만 환자와 비교했을 때 사망률이 8.1배 더 높았으며, 65세 이상 코로나19 환자는 55세 미만 환자와 비교해 사망률이 62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2020년 발표).

다른 고위험군인 면역저하자는 보호면역반응이 약해 돌파 감염 및 중증 질환으로 진행될 위험이 더 높고, 코로나19 감염 시 입원율과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백신을 4회 이상 맞은 환자라 하더라도 면역저하자는 백신 접종 후 충분한 항체 생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반 면역저하자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한국에서 진행된 871명의 면역저하자와 5564명의 비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코호트 결과에 따르면 면역저하자의 사망률이 비면역저하자와 비교해 4배 이상 높게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면역저하자 중에서도 암환자의 경우 일반 환자와 비교해 사망 위험이 2 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장기이식환자도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베클루리, 고령 및 면역저하자의 입원률과 사망률 감소 확인, NIH “고위험군에게 권고”

중증 진행 위험이 높은 코로나19 고위험군은 확진 후 조기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약, 투여해야 한다. 코로나 치료제 중 가장 처음으로 FDA 허가를 받은 베클루리는 코로나19 발발 직후인 2020년 7월 식약처 허가를 받았으며 지난해 10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베클루리는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고령, 면역저하자, 기저질환자에게 최우선으로 고려되는 치료제로, 미국국립보건원(NIH)은 여러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코로나19 고위험군 환자에게 베클루리를 권고하고 있다.

베클루리는 여러 연구와 임상시험을 통해 고령의 코로나19 환자와 면역저하자의 입원율과 사망률을 감소시킨 것이 확인됐다. 코로나 변이 기간 동안 65세 이상 고령 인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베클루리는 30일 이내 재입원율을 22%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고령 및 초고령 코로나 환자에서 베클루리의 사망위험 감소 효과를 확인한 결과, 베클루리를 투여 받은 고령 코로나 환자는 베클루리를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해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 고령환자에서도 치료 14일차와 28일차에 각각 28%, 26% 유의한 사망 위험 감소가 확인됐다.

아울러 고령의 코로나 환자 중 베클루리로 치료하지 않은 환자군은 베클루리로 치료한 환자군과 비교해 사망 위험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저하 코로나 환자를 대상으로 베클루리의 사망 위험 감소를 연구한 결과, 베클루리는 변이와 관계없이 전체 연구 기간에서 면역저하자의 14일차, 28일차 사망위험을 각각 30%, 25% 감소시킨 것으로 확인됐으며, 산소요구량(중등도)과 관계없이 14일차, 28일차 사망위험을 각각 25%, 22%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면역저하자의 하위 그룹 데이터 분석 결과, 베클루리는 암 환자의 14, 28일차 사망 위험을 각각 27%, 26%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으며, 혈액암은 각각 38%, 36% 감소시킨 것이 확인됐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고령의 환자나 면역저하자, 평소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코로나 고위험군은 경증이라 하더라도 중증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확진 시 반드시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하며, “현재까지 고위험군의 치료 환경은 경증에서 중증까지 치료제 공급 등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정부와 업계가 협력하여 여름철 써지(Surge)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