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식도 역류질환 진단과 치료의 최신지견
이준형 교수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미국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ACG)는 2021년 위식도 역류질환(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GERD) 가이드라인을 9년만에 발표했다. 그동안 발전한 GERD의 임상양상에 대한 이해와 환자관리에 대한 접근전략의 발전을 바탕으로 진단 및 치료에 대한 근거 기반 권고사항과 함께 양성자펌프 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 PPI)의 안전성에 대한 내용을 업데이트했다.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Korean Society of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 KSNM)에서도 2020년 아시아소화관운동학회(Asian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 Association, ANMA)에서 발표하였던 진료지침을 2021년 확정하여 공개하였다.
지속적으로 위식도 역류질환의 유병률은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적절한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프로톤펌프 억제제가 개발된 후 위식도 역류질환에 대한 치료효과와 합병증 예방효과의 향상이 이루어졌지만, 장기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으로 인해 적절한 사용에 대한 요구도 늘어난 상황이다. 증상들을 빠르게 개선하고 삶의 질을 빠르게 회복하는 것과 함께, 불필요한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꽤 오랜 시간 동안 변화가 없던 위식도 역류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새로운 약물들이 개발되면서 진단과 치료 방침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많은 경우에 완치가 아닌 관리의 개념으로 장기간 치료를 지속하게 되는 위식도 역류질환을 잘 치료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진료지침을 잘 이해하고 적용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1 위식도 역류질환의 정의와 진단
위식도 역류질환은 식도로 역류된 위의 내용물로 인해 불편한 증상이나 합병증이 유발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 중 역류로 인해 식도에 궤양이나 미란 등의 형태학적 변화가 일어난 상태를 역류성 식도염 혹은 미란성 식도염이라고 하며, 내시경 검사에서 점막 파괴나 바렛식도가 관찰되지 않으면서 증상이 있는 경우 비미란성 식도염이라고 한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진단을 위한 검사에는 내시경검사, 4시간 보행성 식도산도-임피던스검사, 식도 내압검사 등이 있다. 내시경 검사를 통해 식도염의 정도 및 범위를 직접 볼 수 있고 동반된 합병증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식도점막의 조직학적 진단이 가능하다. 하지만 위식도 역류질환의 진단을 위해서 항상 이러한 검사를 시행하지는 않는다. 가슴쓰림이나 산 역류는 위식도 역류질환에 매우 특이적인 증상이므로 이런 전형적인 증상이 있을 경우 진단을 위한 다른 추가 검사 없이 양성자펌프억제제를 2주간 투여하여 증상이 호전되면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진단할 수 있다.
2. 위식도 역류질환의 치료
위식도 역류질환의 치료 목표는 가급적 빨리 증상을 개선시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는 식도 점막의 조직학적 변화(바렛식도) 발생을 막는 것이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병인이 다양하므로 약물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개선이 함께 필요하며, 단기간의 약물치료로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증상에 따른 진단과 치료 알고리즘은 (그림1)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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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이 경미하고 환자가 적극적으로 생활습관 개선을 시행한다면 생활습관만으로도 많은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2021년 ACG 가이드라인에서는 과체중 및 비만 환자에서 GERD 증상 개선을 목적으로 체중감소를 강하게 권고하였으며, 취침 시간 2~3시간 이내의 식사는 피할 것, 담배 제품 사용 및 흡연을 피할 것, 증상을 촉발할 수 있는 음식(trigger foods)을 피할 것, 야간 GERD 증상에 대해서는 침대의 머리 쪽을 높일 것을 조건부로 권고하였다. 2021년 KSNM 임상진료지침에서는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에서 체중감량 만을 권고수준 강함으로 명시하였다.
3. 위식도 역류질환의 약물치료
1) 제산제와 Alginate
제산제는 위산을 직접 중화하여 위산에 의한 자극을 줄임으로써 증상 개선을 유도하는 약제이다. 급성 증상의 빠른 해결을 위하여 사용이 가능하다. 메타분석에서 위약에 비해 유의한 증상 호전을 보고하였으나, 지속적인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게는 효과가 크지 않고, 미란성 식도염을 호전시키지 못한다는 연구가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위산분비를 보상성으로 증가시키기도 하기 때문에 치료를 위한 단독 요법 보다는 양성자펌프 억제제 치료의 보조 요법으로 사용한다. 양성자펌프 억제제와 제산제 복합제를 저녁 식전에 복용했을 때 취침 후 4시간 위산도 조절에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다.
2) 히스타민 수용체 차단제
히스타민과 유사한 구조로 벽세포의 히스타민 수용체에 부착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약제로, 히스타민과 경쟁적으로 작용하여 위산분비를 억제하게 된다. 위산분비에 가장 많이 관여하는 수용체가 히스타민 수용체이기 때문에, 히스타민수용체 길항제를 사용하면 위산분비 억제 효과가 빨리 나타난다. 그러나 히스타민 수용체 차단제를 약제를 장기간 사용하면 히스타민 수용체 이외의 다른 수용체 작용이 상대적으로 증가하여 위산의 분비가 정상화되면서 충분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는 약점이 있으며(tolerance), 장기 사용에서 양성자펌프 억제제에 비하여 위식도 역류질환에 치료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었다.
3) 양성자펌프 억제제
히스타민을 비롯한 각종 기전에 의하여 위산분비 자극이 벽세포로 전달되고 마지막으로 양성자펌프가 활성화되어 위산분비가 이루어지는데, 양성자펌프 억제제는 마지막 과정인 양성자펌프의 활성화를 방지하여 위산분비를 억제한다. 따라서 자극의 종류와 무관하게 위산분비를 강력히 억제할 수 있다. 하지만, 다수의 양성자펌프를 불활성화 시켜야만 위산분비 억제 효과가 극대화되기 때문에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수 일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양성자펌프 억제제는 전구약물(prodrug)로 활성화 과정을 거친 후에 약효를 발휘하기 때문에 복용 후 작용 발현 시간이 느리고 활성화 과정에 벽세포 내 산성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에 식전에 투여해야 하는 제약이 따른다.
4) 칼륨 경쟁적 산분비 억제제
칼륨 경쟁적 산분비 억제제(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P-CAB)는 양성자펌프 억제제와 달리 양성자펌프의 칼륨 부착부위에 경쟁적, 가역적으로 결합하여 양성자펌프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로 활성화 과정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식사와 상관없이 복용할 수 있으며, 세포질의 소낭내 비활성형 양성자펌프와도 가역적으로 결합하여 빠르게 약효를 나타내고 위 안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어 위산 분비 억제 효과가 길게 나타날 수 있다.
1990년에 최초의 약물이 보고된 후 칼륨 경쟁적 산분비 억제제 계열의 여러 약물들이 개발되었지만, 간독성 문제가 있거나 상대적으로 낮은 효과 등으로 상용화되지 못했고, 칼륨 경쟁적 산분비 억제제 중에서는 처음으로 레바프라잔(revaprazan)이 우리나라에서 2005년에 승인되었으나, 야간 위내 pH 조절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고, 위식도 역류질환에 대한 적응증은 획득하지 못하여 사용에 제약이 있었다. 이후 2014년 일본에서 개발된 보노프라잔은 미란성 식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에 효과를 입증하였고, 2018년에 우리나라에서 테고프라잔이 미란성 식도염 및 비미란성 식도염에 대하여 승인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요법에도 허가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후 2022년 펙수프라잔(Fexuprazan), 2024년 자스타프라잔(zastaprazan)이 추가로 국내에서 승인되어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에 사용되고 있다.
4.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의 잠재적 위험
그동안 여러 연구에서 양성자펌프 억제제의 장기적인 사용이 장내 감염, 폐렴, 위암, 골다공증 관련 골절, 만성 신장질환, 비타민 및 미네랄 결핍, 심장발작, 뇌졸중, 치매, 조기 사망 등의 유해사건과의 연관성을 보고되었다. 2021 AGC 지침에서는 이러한 부작용에 대한 연구 중 대규모 연구 들에서는 장내감염 증가만이 명확히 증명되었고, 이전 연관성을 보고한 연구들이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밝혀내지는 못했다며 현재까지는 이득이 위험보다 크다고 보고 위식도 역류질환의 치료와 합병증 예방을 위한 1차 약물로 양성자펌프 억제제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였다. 하지만 이론적 가능성과 여러 연구 결과들을 고려할 때 양성자펌프 억제제가 부작용 발생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며, 장기간 지속적으로 필요한 환자에게는 증상을 호전시키는 최소 용량을 사용할 것을 강조하였다. 2021 KSNM 지침에서도 양성자펌프억제제가 장관 감염 및 Clostridium difficile 감염 위험성을 증가시키지만 올바른 적응증에 사용한다면 이득이 위해보다 커 보이기 때문에 양성자 펌프 억제제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였지만, 가능하다면 효과를 볼 수 있는 최소 용량과 기간으로 양성자펌프 억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하였다.
칼륨 경쟁적 산분비 억제제의 경우에는 비교적 짧은 사용기간과 처방된 지역의 차이로 인해 아직 뚜렷한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지는 않지만, 양성자 펌프를 억제하여 위식도 역류질환을 치료하는 측면에서는 비슷한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어 향후 관찰과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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