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니들 전문기업 라파스(대표 정도현)가 개발한 혁신적 결핵 백신 연구 결과가 백신 및 면역치료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Human Vaccines & Immunotherapeutics"에 게재되며 전세계 결핵 전략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에탄올로 불활성화시킨 마이코박테리움 파라고르도나에(Mycobacterium paragordonae, M.pg) 균주를 마이크로니들 어레이 패치(Microneedle Array Patches, MAPs)를 통해 피부로 전달하는 방식 결핵 백신으로, 기존 BCG 백신의 면역 지속성 한계와 성인 폐결핵에 대한 낮은 예방 효과를 보완하는 새로운 부스터 백신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달 23일 ‘Human Vaccines & Immunotherapeutic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라파스 연구진은 여러 불활성화 방법을 비교한 끝에, 에탄올 처리 방식이 세포 구조 및 면역 관련 항원 단백질(Ag85B)을 가장 잘 보존하는 것으로 확인하고 이를 채택했다. 라파스 독자적 DEN(droplet extension technique) 기술로 제작된 마이크로어레이 패치는 기존 주사 방식과 달리 통증이 거의 없고, 피부 내 항원 전달 세포에 효율적으로 백신을 전달하여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동물실험을 통해 BCG 백신을 기본 접종한 후 불활성화 M.pg 마이크로니들 백신을 1회 또는 2회 추가 접종했을 때 면역 반응 및 방어 효과를 평가했으며, 그 결과, BCG 접종 후 불활성화 M.pg 백신을 2회 투여한 그룹에서 단독 BCG 접종군에 비해 현저하게 향상된 방어 면역 반응이 관찰됐다. 특히, 결핵균 감염 시 효과적인 방어에 필수적인 요소로 알려져 있는 CD4+ 및 CD8+ T 세포 모두에서 인터페론 감마(IFN-γ), 종양괴사인자 알파(TNF-α), 인터류킨-2(IL-2) 생성이 증가하는 강력한 Th1 면역 반응이 유도됐다.
더 나아가, 이 백신 접종 전략은 폐와 비장 조직에서 효과기 기억 T 세포(effector memory T cells) 생성을 효과적으로 유도해 실제 결핵균(M. tuberculosis H37Rv) 공격 감염 시 세균 부담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BCG 접종 후 불활성화 M.pg 백신을 2회 투여한 그룹에서 가장 큰 세균 감소 효과를 보였다.
라파스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된 마이크로니들 결핵 백신은 서울대 미생물학교실 김범준 교수팀으로부터 2019년 M.pg 결핵 부스터 백신으로 효과를 갖는 신규 온도 민감성 마이코박테리아의 백신 또는 치료제용동의 균주 전용 실시권 이전 받은 원료다. 불활성화 백신의 안전성과 마이크로니들 패치 사용 편의성을 결합해 기존 결핵 백신 전략의 주요 한계점을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접근법으로 평가되며, 기존 BCG백신 효과를 증폭시키는 효과적인 부스터 백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백신 안전성을 확인하는 독성 평가를 이미 완료했으며, 일관된 품질 백신 생산을 위한 균주 관리 시스템(seed lot system)도 성공적으로 확보했다. 이에 따라 곧 임상 1상 시험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라파스에 따르면 회사 결핵 백신 플랫폼은 짧은 기간 내 백신 제형 개발 및 대량 생산이 가능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최근 급증하고 있는 니파바이러스처럼 백신이 없는 질병이나 코로나19 같은 긴급 대응이 필요한 감염병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특히, 상온 유통이 가능하고 자가 접종이 쉬운 마이크로니들 기술 특성상, 개발도상국 등 보건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에서도 활용도가 높아 글로벌 공중보건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결핵은 2023년 한 해에만 약 820만명의 신규 환자가 보고될 정도로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공중 보건 문제다. 100년 이상 사용되어 온 BCG백신은 소아 중증 결핵 예방에는 효과적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효과가 감소하며 특히 성인 폐결핵에 대한 방어력이 부족하다는 한계점을 지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