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주목 받는 '뷰티 테크' 발전의 배경엔 AI 기술의 빠른 성장이 있다. '2024 원아시아 화장품 뷰티 포럼'에서 업계 전문가들은 각 기업의 AI 적용 사례를 공유하며 뷰티 테크의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기술이 실제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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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화장품 기술 혁신과 연대’를 주제로한 이번 포럼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주최로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17~18일 진행됐다. 18일 행사에서 가장 먼저 연사로 등장한 코스맥스 서동환 랩 매니저는 'ODM 화장품 연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활용'을 주제로 코스맥스의 기술적 혁신을 소개했다.
코스맥스는 현재 연간 총 29억개의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다. 전 세계 인구 4명 중 1명이 사용할 수 있는 수량이다. 서 매니저는 "현재 코스맥스는 18개 글로벌 뷰티 기업과 3300개 이상의 파트너사와 함께 일하고 있다"며 "다양한 제조 및 품질 관리 인증을 획득한 것 외에도 스피드와 정확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AI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코스맥스의 AI 적용은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나뉜다. 소비자들의 숨은 니즈를 파악하고 화장품 시장의 흐름을 확인하는 부분, 연구원들의 단순 반복 작업을 줄여주거나 주관적인 평가를 객관화해 연구 효율을 증대시키는 부분, 언제 어디서든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온라인 환경을 조성하는 부분 등이다.
한국 소비자들은 매우 스마트하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적응도 빠른 편이다. 그만큼 유행에 민감한 성향도 보인다. 서 매니저는 "소비자들 니즈를 미리 파악해야 소비자를 만족시킬 제안을 할 수 있다"며 "코스맥스가 고객의 숨은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이유도 이것 떄문이다"라고 말했다. 코스맥스는 자체 언어 모델을 개발해 리뷰, 방송 분석 등을 통해 온라인 소비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 연구원들은 분석된 인사이트를 활용해 트렌디하고 스마트하게 제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서 매니저는 스마트 조색 AI 시스템(Smart AI Coloring System)도 업무 효율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메이크업 제품을 만들 때, 원하는 색상이 구현될 때까지 색소 종류나 함량의 변화를 주면서 조색 작업을 하게 되는데, 이는 제품 개발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과정이다. 그리고 연구원의 주관적 판단과 경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원의 숙련도에 따라 업무 효율이 많이 좌우된다.
코스맥스는 스마트 조색 AI 시스템을 개발할 때 객관적 데이터를 얻기 위해 먼저 측색법을 정립하고 샘플 및 생산품들의 색상 값을 데이터화 했다. 색상을 구체화하기 위해선 색을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인 CIE Lab 개념을 도입해 색상을 수치화했다.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인간의 눈으로 지각할 수 있는 모든 색상 값을 데이터로 변환했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른 기준을 한 가지 값으로 표준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마트 조색 AI를 활용하면 연구원이 직접 실험을 거치지 않고도 설계하는 처방의 색상을 예측할 수 있고, 타깃이 되는 색상을 측색하면 데이터베이스에서 가장 유사한 제품을 순서대로 확인할 수도 있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샘플 제조부터 색상 확인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정확도는 높아지고 있다. 서 매니저는 "트렌드에 민감한 아이섀도 및 블러셔 등에 우선적으로 이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킨케어 제품 개발엔 텍스처 평가 시스템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화장품의 사용감을 구체적이고 정량화된 수치로 나타내기 위해서다. 사람의 개입 없이 측정이 가능하기 떄문에 제품 개발 속도와 품질 검증 속도가 모두 개선됐다. 서 매니저는 "코스맥스는 이러한 기술들로 향후 화장품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며 "초개인화 시대에 고객사와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화장품 플랫폼 3와우(3WAAU)도 AI 데이터 분석 등을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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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알R&I 박주영 부문장은 '과학 기술로 새롭게 여는 뷰티의 미래'를 주제로 로레알의 디지털 혁신에 대해 설명했다.
로레알 그룹은 매년 연간 매출의 약 3%를 R&I(연구·혁신)에 투자하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는 그 금액이 12억 유로(1조7854억원)에 달한다. 세계적으로 21개의 R&I센터가 있고, 이 곳에선 4000명의 과학자들이 매년 3400개 이상의 새로운 제형을 개발·출시하고 있다.
박 부문장은 "전 세계에서 소비자 여정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의 원동력 중 하나는 기술과 디지털"이라고 분석했다. 기술의 빠른 발전은 소통 및 소비 방식에 혁명을 일으켰고, 소비자의 삶을 바꾸고 있을 뿐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레알도 데이터 및 생성형 AI를 통해 새로운 아름다움의 개념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박 부문장에 따르면 로레알은 약 15년 전부터 디지털 혁신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그 결과, 현재는 약 8000개의 전문가 데이터를 통해 글로벌 소비자에게 혁신을 경험하게 할 수 있게 됐다는 것.
올해 CES에선 △로레알 프로페셔널 워터 세이버 △랑콤 HAPTA △ 3D SHU:BROW △에어라이트 프로 등 7개 제품이 혁신상을 수상했다.
로레알의 뷰티 테크는 개인화, 포용성, 지속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방향에 중점을 두고 있다. AI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들을 통해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도 염색약의 색상을 테스트하거나,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화장품 처방을 받을 수 있다. 5만5000개 이상의 이미지로 훈련을 거듭한 버추얼 트라이얼 시스템은 얼굴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정교하게 메이크업 설계를 할 수 있다. 7월부터 서비스가 시작된 '뷰티 지니어스(Beauty Genius)'는 맞춤형 화장품을 추천하고, AI를 통한 간단한 상담을 진행할 수도 있다.
박 부문장은 "로레알은 포용적이면서 전 세계 모든 개인의 다양한 요구와 선호도를 충족하는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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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 스킨케어 R&D 매튜 얼만(Matthew Ehrman) 선임이사 연구원은 '경계를 넘는 혁신:다중 스케일과 융합적 접근을 통한 피부 연구의 미래'를 제목으로 강연했다.
7600명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를 보유한 P&G는 전 세계 13개 혁신 센터를 운영하며 전 세계적으로 3만7000건 이상의 특허를 획득했다. 싱가포르의 스킨케어 연구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매튜는 우리가 현재 '바이오 디지털 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는 생명과학이 빠른 진전을 이루고 있는 동시에 다중체 연구가 융합되면서 디지털 혁명이 가속되고, 이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은 AI와 머신러닝이라고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피부 연구의 핵심은 분자부터 세포, 개인 수준, 집단에 이르기까지 모든 규모의 피부를 연구하는 능력이다. 이전에는 Bulk RNA(집단 세포)로 유전자 발현을 연구했다면, 최근엔 단일 세포 하나를 갖고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 AI와 머신러닝이다.
매튜는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데이터로 얼마나 많은 훈련을 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P&G는 10만여개의 단백질로 트레이닝하고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발전해 왔다”고 말했다. 피부의 주요 구조 단백질인 콜라겐이 항노화 및 젊은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피부 노화 연구에도 차세대 AI 머신러닝은 적용되고 있다. 데이터 사이언스를 통해 서로 이질적으로 보이는 방대한 데이터가 다차원 피부 뷰에 통합될 수 있으며, 이러한 혁신은 피부 노화 문제 해결의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기반이 된다고 매튜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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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테크 스타트업인 '릴리커버'의 안선희 대표는 '초개인화 화장품 그리고 뷰티테크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뷰티테크 산업 발전의 문제점과 이후 전략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초개인화 뷰티 시장은 향후 5년간 화장품과 디바이스를 포함해 160조원, 화장품만 고려해도 최대 10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대기업과 업계 리더들도 뷰티테크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인지하고 준비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들은 자신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맞춤형 제품·서비스'를 선택하는 데 주저하는 모습도 보인다. 시장 성장 잠재력이 엄청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음에도 그 가능성을 제대로 발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 대표는 5가지 핵심 역량인 △진단 △생산 △고객경험 △교차 판매 △반복판매를 확보해야만 소비자가 진정으로 만족하고 시장을 견인할 수 있는 동력이 발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피부나 두피 진단의 결과값이 정확하다는 신뢰를 심어줄 수 있어야 하고, 처방대로 신속하게 제품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의 수익성이 담보돼야 한다. 또한, 조제 자동화 기술이 응축된 생산 설비를 고객이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며, 기성 화장품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제품으로 인식되게끔 해 고객이 이를 다시 찾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핵심 역량들을 확보하기 위해선 뷰티가 아닌 '초개인화', 마케팅이 아닌 '테크'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안 대표의 주장이다.
그러나 뷰티 제조·유통사는 초개인화 뷰티를 위한 진단~생산 단계의 역량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안 대표는 지적했다. 특히, 생산 단계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의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술력이 없는 것이 큰 문제다. 안 대표는 "수익성 문제로 '무늬만 맞춤형'인, 기성 제품과 큰 차이가 없는 제품이 공급된다면 향후 산업 발전에도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AI 기술' 하면 온라인, 비대면을 떠올리는 사람도 많지만, 뷰티테크에선 '오프라인 기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안 대표의 생각이다. 오프라인으로 신뢰감이 형성돼야 온라인까지 데이터를 넘나들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적절하게 이어줄 '옴니채널' 구축이 초개인화 시장 성장에 유효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 대표는 "소비자는 실패하고 싶지 않아 한다"며 "오프라인 매장은 인터넷 세계로 가는 관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므로 △오프라인의 미디어화 △미디어의 커머스화 △D2C 확대 등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정 영역의 전문 브랜드가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므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분명하게 하고 전문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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