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8월 말부터 연속혈당측정기(CGM) 일반의약품 판매 시작

덱스콤·리브레, 판매 돌입..건강 목적 일반인도 구매 가능 연속혈당측정기 이용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확대 CGM 이용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진출 우리 기업 호재 작용

<덱스콤 연속혈당측정기 착용 모습(좌)과 스마트 기기로 혈당값이 전송된 모습(우), 자료:덱스콤>

미국이  8월 말부터 연속혈당측정기(CGM)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를 시작한다.

코트라 미국 뉴욕 무역관 19일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FDA는 지난 3월 덱스콤(Dexcom) 연속 혈당측정기(Continuous Glucose Monitor, CGM)인 스텔로(Stelo)를 일반 의약품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덱스콤은 올해 8월 말부터 처방전 없이 스텔로를 구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미국 내에서 CGM을 구매하려면 전문의 처방전이 있어야 했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 10~14일간 사용할 수 있는 기기 1개당 비용이 수백 달러에 달해 당뇨병 환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당뇨병 환자 삶의 질 개선 연속혈당측정기

연속 혈당측정기는 채혈 없이 피부 아래 삽입한 센서를 통해 세포 간질액에서 포도당 농도를 5분마다 측정하는 기구다. 측정된 값은 스마트폰이나 전용 기기로 전송돼 기기를 차고 있는 동안 계속 혈당을 체크할 수 있다. CGM 출시 이전 당뇨병 환자들은 하루 4번 이상 손가락 끝을 바늘로 찔러 혈액을 채취해 혈당값을 측정했다. 

그러나 연속 혈당측정기가 개발된 이후 채혈하지 않고도 24시간 내내 혈당값을 볼 수 있으며, 그로 인해 혈당을 거의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보험사, CGM 보험 적용 확대 중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 of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미국 내 당뇨병 환자는 미국 인구 11.6%에 해당하는 3740만 명이다. 당뇨병 전단계에 있는 환자까지 포함하면 혈당을 관리해야 하는 환자 수는 더욱 많아진다.  CGM을 사용하는 당뇨병 환자는 아직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동안 미국 건강 보험사들이 1형 당뇨병 환자에게만 CGM을 지원해 왔으며 소수 보험사만 2형 당뇨병 환자까지 CGM을 지원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CGM을 통해 혈당을 관리하는 것이 효과가 높다는 것이 입증되자 보험사들이 CGM 지원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65세 이상 미국인을 위한 국영 건강 보험인 메디케어(Medicare) 역시 2023년 3월부터 2형 당뇨병 환자에게도 CGM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미국 당뇨병 협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는 당뇨병 환자가 하루 혈당의 70%를 정상 범주 안에 있도록 관리하면 합병증 발병 확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며, 많은 환자가 CGM을 통한 혈당 관리로 합병증의 위험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보고했다. 특히 1형 당뇨병 환자 경우 CGM을 스마트 팬(인슐린 투여 팬)과 연동해 인슐린 투여가 필요한 시점에 알람이 울려 환자가 더욱 세심하게 건강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

                                                                    <애보트 프리스타일 리브레 3 착용 모습, 자료: 애보트>

미국 CGM 시장, 덱스콤과 애보트 장악

투자은행 윌리엄 블레어(William Blair)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 CGM 시장은 G7을 출시하고 있는 덱스콤과 프리스타일 리브레 3(Freestyle Libre 3)을 출시하고 있는 애보트(Abbott)가 각각 48%씩 점유하고 있다. CGM을 시장에 처음 선보인 메드트로닉스(Medtronics)가 4% 가량을 점유하고 있으며, 센세오닉스(Senseonics)등 후발 주자들이 1% 미만을 구성하고 있다.

CNBC는 메드트로닉스가 CGM을 시장에 처음으로 출시한 선두 주자였으나, 정확도 면에서 덱스콤과 애봇에게 밀려 점유율이 낮다고 보도했다. 덱스콤은 2004년 처음으로 CGM을 출시했으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덱스콤은 2019년 연 매출 15억을 기록했으며 2023년 36억 달러 매출로 4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했다. 덱스콤은 CGM 전문 기업으로 CGM 외 별도로 시판하고 있는 제품은 없다. 2023년  출시한 G7은 건강 보험 적용 후 기기(10일 사용)당 환자 부담금이 0~40달러 선으로 알려져 있다.

애보트의  채혈을 통한 혈당측정기기 포함한 당뇨병 관리 기기 미국 내 매출은 2022년 기준 160억 달러다. 애보트  프리스타일 리브레 3는 기기당 14일간 사용할 수 있으며 건강 보험 지원 후 환자 부담금은 15~20달러 정도다. 애보트는 덱스콤에 이어 6월 CGM 리브레 리오(Libre Rio)를 일반의약품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승인을 받았다. 애보트는 2028년까지 CGM 매출이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애애보트는  연속 혈당측정기 외에도 당뇨병 환자 건강 관리에 중요한 수치인 키톤(Ketone)을 측정하는 기기도 리브레와 같은 크기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속혈당측정기가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기 시작하면 그동안 보험 적용을 받지 못했던 당뇨병 환자 외에도 비만 치료 등 건강을 관리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OECD 국가 중 비만 인구(BMI 25 이상) 비율이 가장 높은 43%에 이른다. 최근 잽바운드, 위고비 등 비만 치료제가 인기를 끌 정도로 미국 내 비만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다. 

코트라는 “ 소비자들의 CGM 접근이 용이해짐에 따라 CGM을 이용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도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체중감량 및 유지 관리 피트니스 기업 웨이트 워처(Weight Watchers)는 애보트 CGM과 협업해 비만 환자와 당뇨병 환자 식단과 건강을 더욱 섬세하게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레벨(Levels)은 일반소비자들이 CGM 기기를 통해 나온 수치를 이해하고 건강을 증진하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전문의가 분석해 주고 개인화된 식단을 제안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며 “ 미국 내 GCM 판매가 확대되고, CGM을 이용해 건강을 관리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CGM을 이용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진출하려는 우리 기업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