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테크 파트너십 갈등 증폭
계약파기·로열티 폭 재조정 등 대립 속출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01-07 21:11   수정 2004.01.07 22:29
아직 잉크도 채 마르지 않았는데...

최근들어 제약기업들이 생명공학업체와 제휴계약을 맺거나, 로열티 제공을 합의하려 할 때 예전에 비해 부쩍 신중해진 경향을 역력히 표출하고 있다.

생명공학기업들의 입장에서 볼 때도 제약 메이커들과 손잡았던 사례들 가운데 상당수가 당초 기대했던 수준의 결실을 이끌어 내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갈등을 빚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예로 화이자社는 영국 2위의 바이오테크 기업 셀텍社(Celltech)와 유지해 왔던 제휴관계를 지난해 말 끝내 파기했다.

양사는 관절염 치료용 신약후보물질 'CDP 870'의 공동개발을 진행해 왔던 사이. 그러나 화이자측이 개발에 성공할 경우 더 많은 몫을 보장해 달라며 재협상을 요구하고 나서면서부터 균열의 조짐이 뚜렷이 감지되기 시작하더니 끝내 돌아서고 말았다.

항암제 에르비툭스(Erbitux)를 개발한 미국의 생명공학기업 임클론 시스템스社(ImClone Systems)의 경우 내부자 거래 의혹을 샀던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결국 임클론은 제휴관계를 모색 중인 당사자들에게 신뢰성 문제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 준 셈이 됐다.

영국의 생명공학기업 캠브리지 앤티보디 테크놀로지社(Cambridge)는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Humira)와 관련한 로열티 수준을 놓고 애보트社와 갈등 중이다.

가장 가깝게는 영국의 약물전달 시스템(DDS) 개발 전문업체 스카이파마社(SkyePharma)가 "지난해 9월 공개했던 목표치를 달성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6일 발표했다. 당초에는 2003년도 이익 규모가 1억 파운드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제는 8,500만 파운드에도 훨씬 미치지 못할 전망이라고 털어놓은 것.

그 이유는 제약기업들과 제휴관계를 맺고 공동개발을 진행해 왔던 일부 신약후보물질들이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라는 것이 스카이파마측의 설명이었다.

돌이켜 보면 스카이파마는 기존 제품의 제형개량에 관한 한, 워낙 탁월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탓에 한때 수많은 제약기업들로부터 쇄도하는 러브콜에 즐거운 비명을 올리던 것이 그리 오래 전의 일도 아니었다.

발표가 나오자 런던 증권거래소(LSE)에서 스카이파마의 주가는 7%가 뒷걸음질친 70.25펜스로 마감됐다.

게다가 스카이파마社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와도 항우울제 '팍실'(세로자트) 서방형 제형의 로열티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스카이파마측은 처음 약속받았던 수준의 로열티를 절대 깎아줄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제프리 증권社의 로빈 캠벨 애널리스트는 "스카이파마측이 공개한 예상실적은 매우 실망스러운 수준의 것"이라며 "과연 이 회사가 제시했던 2005년도의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紙는 "스카이파마社의 사례는 메이저 제약기업들이 생명공학기업들과 손을 잡으려 할 때 한층 우월적인(tougher) 지위를 확보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고 전했다.

요사이 생명공학기업들은 제약기업과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과거에 비해 훨씬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arduous)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음을 발견하곤 한다. 처음에 스스로 기대했거나, 파트너로부터 제시받았던 수준의 로열티 지급약속이 100% 보증수표가 될 수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투자자들도 한층 더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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