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전문인력 영입’ 주력…韓, 다양한 출구전략 수립해야”
BW바이오메드 우정훈 대표, 보건산업진흥원 보고서 통해 산학연병과의 협력 사례 분석
이주영 기자 jy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4-01-05 06:00   수정 2024.01.05 06:01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대전시     

미국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가 우수한 전문인력 영입을 통한 다양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상장’ 위주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다양한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보건산업브리프 400호’에 실린 분석보고서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와 산학연병 협력 사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BW바이오메드 우정훈 대표가 작성했다.

바이오 클러스터는  대학과 관련 연구소, 병원, 제약기업, 바이오벤처(스타트업), 관련 지원 서비스 기업간의 연계 및 상호작용이 이뤄지는 네트워크 결합체다. 우 대표는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의 성공 사례를 토대로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미국 진출 시 중점을 둬야 할 요소가 무엇인지 분석했다.

우 대표는 바이오산업이 클러스터 형태로 존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장기적 투자 대비 낮은 성공 가능성 △다양한 이해관계자 △상호 협력 △인프라 공유 △경쟁력 강화 △다수의 전문인력 필요 등 여섯가지를 꼽았다.

의약품의 경우 특허 기간은 약 20년인 반면, 비임상과 임상을 거쳐 10~15년의 장기간 연구‧투자가 요구되지만, 그 성공률은 매우 낮다. 또 클러스터가 연구소, 대학교, 병원,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의약품위탁생산기업(CMO), 자본, 인허가 기관 등 다양한 이해집단들이 연관돼 있어 집약적인 지역 내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바이오 산업은 단순 노동시장과 달리 고학력 전문성을 가진 인력이 다수 필요하므로 고급 연구인력 공급과 수급을 위해 저명한 대학교, 연구소 등과 근접할 필요가 있다.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에는 2022년 기준 매사추세츠 주에 약 11만3000명의 생명공학 인력이 있으며, 20개 빅파마 기업에서 채용한 인력이 약 3만8257명으로 전체 인력의 34%를 차지한다. 

우 대표는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의 대표적인 산학연병 사례로 △대학교 및 연구기관 주도 협력(MIT 대학교와 브로드 연구소 소속 장펑 박사의 기술로 시작된 아에라 테라퓨틱스 설립 사례) △병원 주도 협력(매사추세츠 종합병원과 브링엄 여성병원에서 시작된 스타트업 메디아 테라퓨틱스) △자본과 다국적 제약사 주도 협력(서드 락 벤처스와 존슨앤존슨의 라포트 테라퓨틱스 출범) △보스턴/케임브리지 태생 바이오 기업간 협력(버텍스 제약사와 아보 바이오테크놀로지) △하버드대학교/병원과 바이오젠의 협력 연구 △공공-민간 협력(랜드마크 바이오 사례) 등을 언급했다.

그는 바이오 산업이 클러스터 형태로 존재하는 최종 목적은 기술의 상업화인 만큼, 한국에서 바이오 클러스터를 운영하고 신규 조성하려는 지역에선 ‘기업들이 보유한 자산을 효율적으로 상업화할 수 있는 방법’에 초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각 클러스터마다 차별화된 질환군, 기술에 대해 집중해 특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우 대표는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의 성공 요인으로 유명 대학의 우수 인력을 기반으로 연구소‧병원 주도로 성장하고, 인력‧기술을 활용해 창업과 연구개발, 다국적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사업화하는 생태계 조성을 꼽았다. 그는 “한국의 바이오 산업은 투자 기간이 긴 데다 상장(IPO)이 주요 출구전략이었기 때문에 상장이 예전보다 쉽지 않은 요즘엔 많은 투자자들이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라이선싱을 통한 여러 마일스톤으로 매출을 발생시키거나 인수합병을 통해 다양한 출구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투자 유치에 있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그는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를 포함해 해외 진출 시 우선적으로 회사가 자가 진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첨언했다. 그는 “기업이 보유한 기술이나 파이프라인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단계의 데이터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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