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의약품감독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15일 유전자 가위 ‘CRISPR/Cas9’이 적용된 유전자 편집 치료제 ‘카스게비’(CASGEVY: 엑사감글로진 오토템셀[엑사-셀])의 조건부 승인을 권고했다.
‘카스게비’는 조혈모세포 이식이 적절하지만, 적합한 공여자가 부재한 12세 이상의 수혈 의존성 베타 지중해 빈혈(TDT) 및 중증 겸상(鎌狀) 적혈구증(SCD)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로 이번에 조건부 승인을 권고받은 것이다.
앞서 ‘카스게비’는 미국 매사추세츠州 보스턴에 소재한 제약기업 버텍스 파마슈티컬스 인코퍼레이티드社(Vertex Pharmaceuticals Incorporated)와 스위스 생명공학기업 CRISPR 테라퓨틱스社가 지난달 영국 보건부 산하 의약품‧의료기기안전관리국(MHRA)으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취득한 데 이어 이달들어 FDA의 허가를 취득한 바 있다.
‘카스게비’는 잦은 수혈과 고통스러운 혈관폐쇄 위기로부터 환자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주면서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혈관폐쇄 위기는 낫 모양의 겸상 적혈구가 소혈관을 차단하면서 나타나게 된다.
베타 지중해 빈혈과 겸상 적혈구증은 혈색소(즉, 헤모글로빈)의 생성 또는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로 인해 나타나는 유전성 희귀질환들로 알려져 있다.
혈색소는 적혈구에 존재하는 단백질로 체내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베타 지중해 빈혈과 겸상 적혈구증은 평생토록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파괴적이고 생명을 위협하는 증상들이다.
‘카스게비’는 유전자 가위 ‘CRISPR/Cas9’ 기술을 이용해 환자의 조혈모세포를 편집하는 세포 기반 유전자 치료제의 일종이다.
환자의 혈액에서 골수 줄기세포를 동원하는 일회성 맞춤 치료제이기도 하다.
CRISPR 유전자 편집은 세포 내부에서 특정한 DNA의 배열을 찾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분자 가위(molecular scissors)를 사용해 정확한 절개를 진행하고, 세포 유전체의 특정한 부위에서 유전물질의 추가, 제거 또는 변화를 가능케 하는 첨단 노하우이다.
‘카스게비’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하면 태아 혈색소(HbF)가 생산되지 못하게 하는 ‘BCL11A’ 유전자의 적혈구 특이적 인핸서(enhancer) 부위에서 줄기세포가 편집된다.
이 같은 유전자 변형을 거쳐 환자에게 다시 주입되면 ‘BCL11A’ 유전자의 전사(轉寫)가 감소하면서 태아 혈색소의 생산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혈색소가 원활하게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카스게비’는 EMA의 PRIME 프로그램이 적용되어 신속한 검토절차가 진행됐다.
CHMP는 현재 진행 중인 2건의 12~35세 연령대 환자 단일그룹 대상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허가를 권고키로 의견을 집약한 것이다.
이 중 첫 번째 시험에는 13명의 청소년 환자들을 포함한 42명의 수혈 의존성 베타 지중해 빈혈 환자들이 충원되어 ‘카스게비’를 1회 투여받았다.
42명의 환자들 가운데 39명은 최소한 1년 동안 무수혈 상태를 유지했다.
두 번째 시험에는 중증 겸상 적혈구증을 앓고 있는 6명의 청소년 환자들을 포함한 29명의 환자들이 충원됐다.
29명의 환자들 가운데 28명은 최소한 12개월 동안 혈관폐쇄 위기가 돌발하지 않은 이들이었다.
중증 통증과 장기(臟器) 손상을 나타내는 혈관폐쇄 위기는 겸상 적혈구증 환자들의 응급실 내원과 입원을 유발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카스게비’의 안전성은 현재 진행 중인 2건의 동일한 단일그룹 시험과 1건의 장기 추적조사 시험을 통해 평가됐다.
시험에서 97명의 청소년 및 성인 수혈 의존성 베타 지중해 빈혈 또는 겸상 적혈구증 환자들이 ‘카스게비’를 사용한 치료를 받았다.
가장 빈도높게 수반된 부작용을 보면 열성(熱性) 호중구 감소증을 포함한 백혈구 감소증, 혈소판 감소증, 간 질환, 구역, 구토, 두통 및 구내염 등이 보고됐다.
이 같은 부작용은 ‘카스게비’가 유전자 변형을 거친 적혈구들을 이식해 유전자 변형을 거치지 않은 줄기세포들을 대체하는 데 필요로 하는 관계로 수반된 사례들이다.
한편 버텍스 파마슈티컬스 인코퍼레이티드社와 CRISPR 테라퓨틱스社는 ‘카스게비’의 효능 및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본임상 시험례들로부터 확보된 자료를 오는 2026년 8월까지 제출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현재 진행 중인 장기 추적조사 시험과 기타 관련시험 건들로부터 확보된 결과들도 제출해야 한다.
‘카스게비’를 사용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이 유전자 치료제가 장기적으로 나타내는 효능과 안전성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15년 동안 추적조사를 받아야 한다.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와 CRISPR 테라퓨틱스는 ‘카스게비’의 장기 안전성 및 효능을 규명하기 위해 별도의 시험을 진행한 후 이로부터 도출된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EMA의 세포 및 유전자 기반 치료제 자문위원회인 첨단치료제위원회(CAT)는 확보된 자료를 분석한 끝에 베타 지중해 빈혈 및 겸상 적혈구증 환자들에게서 ‘카스게비’의 유익성이 위험가능성을 상회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CHMP는 이 같은 CAT의 평가결과와 긍정적인 의견에 동의해 ‘카스게비’를 승인토록 권고하기에 이른 것이다.
01 | 서울에 모인 한·중 제약바이오 리더들…"전략... |
02 | "유전체데이터 혁신 앞장" NDS, 'AWS 퍼블릭... |
03 | 디티앤씨알오,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 ... |
04 | 해외 의약품 제조소, 미국 FDA ‘기습 불시 ... |
05 | 아리바이오, 저주파 음향진동 전자약 기술 S... |
06 | 케어젠, 튀르키예 ‘아타바이’ 와 펩타이드 ... |
07 | 국내 연구진, 줄기세포 기반 인공혈액 대량... |
08 | UNICEF “전세계 비만아동 최초 저체중아 추월” |
09 | 헐리우드와 빅파마 만남…줄리안 무어-릴리 ... |
10 | MoCRA 제대로 모르면 낭패, 선케어 미국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