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영양제 시장서 미국·독일 철수…국내 기업에겐 진출 기회!
장기화된 러-우 전쟁·자국산업육성 등 건기식 시장 변동 중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11-09 06:00   수정 2023.11.09 07:15
러시아 영양제 시장의 성장과 함께 장기화된 러-우 전쟁으로 미국, 독일 등 공백을 활용한다면 국내 기업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제언이 나왔다. 사진은 영양제를 표현한 이미지. © 어도비 스탁

규모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러시아 영양제 시장이 국내 건강기능식품 기업에게 유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2년째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독일 미국 등이 철수해  공백이 생긴 품목 위주로 공략해보라는 제언이다.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러시아연방 모스크바무역관은 최근 보고서 ‘러시아 기타 조제 식료품(주로 영양제) 시장 동향’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 마케팅 업체 DSM에 따르면 러시아 내 영양제 제품 수요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평균 18%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영양제 섭취 인구 비율도 매년 5% 이상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 러시아 약국 내의 영양제 판매액은 전년 대비 19.7% 증가한 10억 7800만 달러(1조 4100억원) 규모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6억 1200만 달러(8000억원)를 기록했다.

러시아 내 영양제 수입 동향 및 규모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공식적 통계자료가 없어 정확하게 파악하게 힘들다. 다만, ITC Trademap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러시아 영양제 수입규모는 평균 7억 2900만 달러(9600억원)로 추정된다.

수입규모 역시 증가하고 있다. 러시아 컨설팅 업체 Globus Ved에 따르면, 러시아 내 영양제 수입 규모는 2022년 1~8월 기준 6억 600만 달러(8000억원)로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

수입 국가별로 살펴보면, 독일이 23.5%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폴란드 8.9% △중국 8.7% △미국 8.5% △오스트리아 5.7% 순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점유율은 4.3%로 6위다. 우리나라의 5개년 평균 수출액은 2900만 달러(380억 2000만원)다. 

올해 들어서 순위가 조금 더 떨어졌다. 지난 8월 기준 우리나라는 대러시아 영양제 수출국 중 10위를 기록했다. 주요 기업으로는 콜마비앤에이치, 동서식품, 삼양식품, 이삭, 남양이 있다. 이들 제품은 러시아 최대 온라인 유통망 Wildberries, OZON 등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콜라겐, 인삼 등의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보고서는 러시아 영양제 시장의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해외 제조사들이 떠난 데다 지난 5월 러시아 정부가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특별수입관세’ 도입을 검토하고 현지생산을 적극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력 온라인 플랫폼 iHerb가 철수했고,  유럽과 미국에서 수입하는 일부 브랜드는 러시아산 제품들과 기타 유사품들로 대체되고 있다.

다만 보고서는 “장기간 익숙해져 있는 소비자의 선택을 단시간에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체재가 없는 품목군도 있어 러시아 영양제 산업의 국산화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러시아의 병행수입 허용에 따라 독일, 폴란드산이 여전히 수입되고 있고, 수입이 막힌 제품들도 딜러들을 통한 제3국 우회수입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자국 내 영양제 제조·공급을 위해선 외국산 장비와 부품이 필요한데, 이들 대부분이 대러시아 수출규제 품목에 속해 있는 만큼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독일, 미국 등의 철수로 공백이 발생하는 품목 위주로 수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 ‘iHerb’를 대신하고 있는 ‘Wildberries’ ‘Ozon’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입점도 생각해 볼 것"을 권했다. 

국내 기업이 러시아에 영양제를 수출할 경우 올해 10월부터 시행된 ‘의무 라벨링’ 규정과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이 요구하는 관련서류를 갖춰야 한다.

러시아에서 유통되는 모든 영양제에는 라벨링이 부착돼야 하고 그 정보를 체스늬 즈낙(Chestiny Znak) 시스템에 입력해야 한다. 위조품 확산 방지를 위해 도입된 이 시스템은 제품의 진위여부 확인뿐만 아니라 유통기한, 생산 및 유통 과정을 정직하고 투명하게 보여 준다. 

러시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5개국으로 구성된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은 공통 관세 및 인증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영양제는 EAEU 인증 규정상 '건강기능식품' (dietary supplements)으로 분류된다. 건기식은 EAEU에서 요구하는 안전성 평가를 통과하고 관련 서류(기술 설명서, 계약서, 송장, 시험 성적 등)를 갖춰야만 러시아내에서 유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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