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약사를 아시나요"...스포츠 열풍 속 약사 전문성 발휘 가능해
정상원 스포츠약학회장, 학술대회에서 '약사가 알아야 할 도핑금지약물' 소개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9-07 06:00   수정 2023.09.07 17:31
울산 컨벤션 센터에서 3일 열린 ‘2023 울산광역시 약사 팜페어 및 연수교육’에서 정상원 약사가 도핑금지약물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약업신문

“스포츠계에도 약사의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도핑은 물론, 영양상담과 컨디셔닝은 약의 전문가인 약사가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스포츠약학회 정상원 회장은 3일 울산 컨벤션 센터에서 진행된 '울산 약사 팜페어 및 연수교육'에서 '약사가 알아야 할 도핑금지약물'을 주제로 강의했다.

스포츠약학회는 지난 3월 창립했다. 정 회장이  '도핑 예방 및 교육자의 역할과 약물'과 건강기능식품을 포함한 스포츠보충제나 파스 등 '컨디셔닝 영역'에서 약사 전문성을 확장하기 위해 시작한 커뮤니티가 학회로 발전했다.

도핑이란 운동선수가 좋은 성적을 목적으로 '약물'을 투여하는 것으로, 도핑 방지 규정에 따르면 혈액에서 검출되는 것 뿐 아니라 약물을 소지만 해도 적발된다. 운동선수에게 도핑은 선수 생명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로, 정 회장은 “약사는 전문성을 발휘해 선수가 도핑에 걸릴 수 있는 의약품에 연관되는 것을 예방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생활 스포츠 영역에서도 약물 사용이 증가하고 있어 약사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발표한 '체육인 도핑방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생활체육 동호인 초보자 34.8%가 도핑금지성분을 사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프로선수(15.3%)에 비해 도핑금지성분 사용 경험률이 두배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일반의약품에 금지성분 포함 가능성에 대해선 무지했다. 프로선수가 일반의약품에 금지성분 포함 가능성을 인지한 정도가 75.4%로 집계된 것에 반해 생활체육 동호인 초보자는 35.9%로 조사됐다. 건강 보조제 및 보충제에 금지성분 포함 가능성을 인지한 정도도 마찬가지였다. 프로선수가 43.9%, 생화체육 동호인 초보자는 23.6%로 나타났다.

정 회장은 "도핑방지 교육경험률도 프로선수는 95.8%로 조사됐지만, 생활체육 동호인 초보자는 14.1%로 현저히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도핑에 대한 관심도 커진 만큼 약사들도 도핑금지약물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핑금지약물의 기준은 △선수의 경기력을 향상시키거나 경기력 향상의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경우 △선수 건강에 실제적 또는 잠재적인 위험이 되는 경우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경우다. 금지약물은 경기기간 여부와 상관 없이 모두 금지된 '상시금지 물질', 선수가 참가하는 경기의 전일 오후 11시 59분부터 해당 경기 및 그 경기와 관련된 시료 채취 절차가 끝나는 시점까지의 기간동안 금지되는 '경기 기간 중 금지 물질', 특정 경기에서 금지되는 '특정종목 금지 물질' 로 나뉜다.

상시금지 물질로는 남성의 갱년기 치료 목적으로 생식선 기능 저하에 사용되는 '동화작용남성호르몬 스테로이드'와 기관지 천식 등에 사용되는 '클렌부테롤(암브로콜)' 등의 S1 동화 작용제가 있다. 또 S2 펨티드 호르몬, 성장인자, 유사제가 있다. S3 베타-2 작용제(기관지 확장제)와 S4 호르몬 및 대사변조제, S5 이뇨제 및 은폐제도 상시금지 물질에 속한다. 

특정종목금지물질로는 심박수나 심근 수축력을 억제해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평정심을 유지하게 도와주는 P1 베타차단제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베타 차단제를 복용한 스웨덴 '사격' 선수들의 수행능력이 13.4%가 향상됐다고 알려져 있다.

경기기간 중 금지물질로는 아나필락시스, ADHD, 감기 및 독감 증상에 사용되는 에페드린, 슈도에페드린, 암페타민 등의 'S6 흥분제'와 알러지, 아나필락시스, 천식, 염증성 장질환에 사용되는 'S9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류'가 있다.

상시금지 물질 s1 동화작용제에 아나볼릭 스테로이드가 포함되고, 경기기간 중 금지물질 s9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류에 다양한 염증 개선을 위해 사용되는 스테로이드 등이 포함돼 '스테로이드'에 민감할 수 있지만 '연고 형태'는 모두 허용된다. 다만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류의 경우 장기간 사용할 때 여드름이나 수포성 피부염 등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 회장은 "이뇨제가 금지약물인 이유는 체내 약물 배출을 촉진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운동수행능력을 높여주는 약물을 복용한 것을 감추는 은폐 목적이 있을 수 있다"면서 "도핑 분야에서 '약사 전문성'을 바탕으로 물질, 용량, 세척기간 등을 고려해 컨설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앞으로 스포츠 약사 제도가 도입되면 약사 직능을 더 확대할 수 있다"며 "도핑뿐 아니라 스포츠인들에 약물 정보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스포츠 약학' 범위에 포함해 '선수지원인력'으로서의 약사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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