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감염을 통해 당뇨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남성의 경우 발병률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교(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Canada) 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최근 미국의학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 AMA) 발행 ‘JAMA Network’를 통해 공개했다.
연구팀은 2020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지역의 평균 연령 32세 성인 62만 9935명을 대상으로 추적 연구·검체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관찰을 위해 브리티시 콜롬비아 코로나19 감염 데이터베이스를 활용, 연구 대상들의 연령, 성별, 감염 날짜를 기준으로 삼아 감염자와 비감염자를 한 쌍씩 묶어서 진행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감염 경험이 있는 남성의 경우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8개월 안에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22%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코로나19 중증도에 따라 좀 더 세분화해 살펴보면, 코로나19로 인해 병원에 입원한 사람은 감염되지 않은 사람보다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2.40배 증가했고, 코로나19로 인해 집중치료를 받은 사람은 3.29배 높았다.
발병된 당뇨병의 경우 인슐린에 의존하지 않는 ‘비인슐린성’ 당뇨병이었으며, 연구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만으로는 1형 또는 2형인지 구분할 수는 없었다. 다만, 연구팀은 1형의 경우 일반적으로 아이에게서 발병하는 만큼,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2형 당뇨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와 당뇨병의 연관성에 대해 발표된 논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5월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 BMJ)’에 소개된 연구에서도 코로나19 감염 후 당뇨병 발병률이 증가했다고 발표했으며, 같은 해 3월에는 국제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당뇨를 포함한 대사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되기도 했다.
그리고 그 해 말 발표된 연구에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 내 베타세포까지 감염시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 표면에 위치한 ‘ACE2(안지오텐신 전환효소2)’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하면서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것. 코로나19로 인해 기능이 저하된 베타세포로 인해 인슐린 분비가 저하되고 자연히 당뇨병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주도한 자이마 나비드 교수(Zaeema Naveed, PhD.)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전체 캐나다 질병 중 당뇨병이 차지하는 비율이 3~5% 증가했다”며 “코로나19와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 사이에는 연관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나비드 교수는 이어 “이러한 연관성이 ‘코로나19와 대사질환’의 연관성인지, 코로나19의 ‘장기적 후유증’인지 명확하게 구분하기 위해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코로나19가 대사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근거가 마련된 만큼, 감염 경험이 있다면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