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E의 형태로 혈액 내에 다량으로 포함되어 있는 알파-토코페롤이 흡연자들의 폐암 발생률을 20% 정도 감소시켜 주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그러나 비타민 보조제를 복용하는 것이 폐암 발생률을 감소시킬 수 있는 지에 대해 최종결론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를 수행한 美 국립암연구소 카렌 우드슨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연구 착수단계에서 혈액 내에 포함된 비타민 E의 수치가 폐암 발생률 감소와 깊은 관련성이 있음이 시사됐다"고 말했다. 암연구소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지난달 말 발간된 美 국립암연구소誌(Journal of the National Cancer Institute)에 발표했다.
메릴랜드州 베데스다에 소재한 국립암연구소에 재직 중인 우드슨 박사와 그의 연구팀은 핀란드 헬싱키에 소재한 국립공중보건연구소 연구팀과 공동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해 왔었다. 이들은 핀란드에서 암 예방을 위해 수행된 연구자료를 활용, 1,144명의 남성 폐암환자들에게서 비타민 E 수치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연구 착수단계에서 혈중 알파-콜레스테롤치가 높고, 알파-콜레스테롤 섭취량이 많으며, 비타민 E를 많이 섭취할 경우 낮은 폐암 발생률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같은 발암률 감소가 비타민 E가 지니는 항산화작용 및 항암작용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드슨 박사팀은 ▲60세 이하인 경우 ▲흡연지속기간이 40년 이하인 남성 ▲연구기간 동안 알파-토코페롤이 함유된 비타민 E 보조제를 복용한 남성 등의 경우 혈중 알파-토코페롤치가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우드슨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충분한 양의 비타민 E를 복용하면 특히 흡연자들에게서 폐암 발생률을 낮출 수 있음이 입증됐다(reinforce)"고 말했다. 아울러 비타민 E 보조제들을 다량 복용하면 암세포로의 전이를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연구결과에도 불구, 우드슨 박사는 "국립암연구소가 비타민 보조제 복용을 권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균형적인 음식물 섭취를 통해 받아들이고 있는 다른 영양분들(nutrients)도 필요한 것들이라고 덧붙였다.
우드슨 박사는 "비타민 보조제를 꾸준히 복용해 왔던 남성들에게서 반드시 폐암 발생률이 낮게 나타났다고 할 수는 없는 만큼 이를 권장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흡연을 중지하라고 권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미국 식이요법 가이드라인'에 준하는 균형된 음식물 섭취를 권장한다는 것이다. 이 가이드라인은 충분한 양의 과일과 채소류, 곡물, 30% 이하의 지방을 섭취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구팀은 "현재까지 도출된 자료들에 미루어 볼 때 알파-토코페롤을 다량 섭취하면 폐암 발생률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므로 향후 이 문제에 초점을 맞춘 보완연구들을 진행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아울러 여성들에게서도 비타민 E와 폐암 발생률 사이에 동일한 연관성이 나타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요망된다고 밝혔다.
우드슨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도 동일하게 재현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폐암의 기전(biology)은 남녀에게서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사료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드슨 박사는 "폐암은 남성이나 여성을 막론하고 흡연에 주된 발생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