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이펙사' 소아환자 복용 삼가토록
최근 '푸로작' 대안으로 처방량 증가추세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09-22 17:56   수정 2003.09.22 22:08
영국 보건省 산하 의약품안전성위원회(CSM)는 "18세 이하의 소아환자들은 항우울제 '이펙사'(벤라팍신)의 복용을 삼가야 할 것"이라고 19일 발표했다.

다만 현재 '이펙사'를 복용 중인 소아환자들의 경우 당장 사용을 중단해야 할 필요는 없으며, 우선 의사의 상담을 받은 뒤 구체적인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내용은 '이펙사'가 세로토닌에 대해서만 작용을 나타내는 '푸로작'類의 약물들로 성과를 보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처방하는 의사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수 년째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주목되는 것이다.

'이펙사'는 한해 21억 달러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와이어스社의 베스트-셀링 품목이다.

그러나 의약품안전성위측은 "소아환자들에게 '이펙사'를 복용토록 한 결과 증상완화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적대감(hostility), 자살충동, 자해행위, 약물의존성 등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이날 발표를 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8년 전부터 영국시장에 '이펙사'를 발매하고 있는 와이어스社는 지난달 말 의사들에게 공문을 띄워 "6~17세 사이의 소아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임상시험에서 장용성 제형인 '이펙사 XR'이 불안감이나 심한 우울증을 치유하는 효능이 충분히 입증되지 못했다"며 유의를 요망한 바 있다.

'이펙사'는 현재 18세 이하의 소아환자들에 투여하는 적응증에 대한 정식허가를 취득하지 못한 상태. 그러나 영국에서만 줄잡아 3,000여명의 소아환자들에게 '이펙사'가 '오프-라벨'(off-label) 형태로 처방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이와 관련, 영국 보건省은 올초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계열의 항우울제 등에 대한 안전성을 검토하기 위한 전문가 워킹그룹을 구성한 바 있다. 워킹그룹은 지난 6월에도 다른 SSRI系 항우울제에 대해서도 이번과 동일한 조치를 취했었다.

의약품안전성위를 이끌고 있는 고든 더프 교수는 "플라시보를 복용토록 했던 그룹과 달리 '이펙사' 복용群의 경우 3명이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실제로 자살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더프 교수는 또 "복통, 식욕감퇴, 체중감소 등의 부작용도 일부 '이펙사' 복용자들에게서 눈에 띄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의사와 소아환자 및 그들의 부모에게 안전성 문제를 인지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

워킹그룹의 이언 웰러 위원장은 "다른 항우울제들에 대해서도 '이펙사'와 같은 맥락의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SSRI系 항우울제들을 발매 중인 제약기업들은 자살충동 등의 부작용이 약물 자체에서 기인한 결과라기 보다는 우울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상관성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어스측은 의약품안전성위원회의 발표내용에 대해 즉각적인 입장표명을 유보하는 반응을 보였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