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도마뱀서 항 당뇨물질 발견
엑센딘-4 호르몬, 체중감소 효과도 주목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08-26 16:47   수정 2005.01.25 18:36
미국 남서부 애리조나와 멕시코의 사막지대에 서식하는 '힐러 몬스터'(Gila monster)라는 도마뱀의 타액에서 장차 2형 당뇨병과 비만을 치료하는 약물로 개발이 유력하게 기대되는 호르몬 물질이 발견됐다.

이 호르몬이 2형 당뇨병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에게서 혈당値를 통계적으로 유의할만한 수준으로 감소시켰다는 것.

이와는 별도로 진행되었던 연구에서도 이 도매뱀에서 추출한 엑센딘-4(exendin-4) 호르몬이 체내의 혈당値 상승에 반응, 인슐린 생성을 촉진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을 발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라이 릴리社와 애밀린 파마슈티컬스社(Amylin) 공동연구팀은 2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 18차 국제당뇨연맹(IDF) 학술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특히 연구팀은 엑센딘-4 호르몬의 효과가 메트포민이나 설포닐유레아 또는 두 약물들을 병용투여했음에도 불구, 혈당値 조절에 실패했던 155명의 환자들에게서 관찰된 것이어서 매우 주목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엑센딘-4 호르몬을 인공적으로 합성한 물질인 엑세나타이드(Exenatide)를 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24주 동안 투여한 결과 전체의 44%에서 혈당値가 권고수준으로 감소됐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또 엑센딘-4 호르몬을 투여한 환자들의 평균 체중감소량이 7.5파운드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실험과정에서 엑센딘-4 호르몬은 1일 2회 투여하는 주사제 방식으로 사용됐다. 부작용은 비교적 경미한 수준의 구역반응 정도를 보였던 것으로 관찰됐다.

한편 이번에 공개된 내용은 지난 6월 루이지애나州 뉴올리언즈에서 열렸던 美 당뇨협회(ADA) 학술회의 당시의 발표결과와도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이 물질이 나타내는 항 당뇨효과는 힐러 몬스터가 지니는 특이한 식습관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즉, 힐러 몬스터는 1년에 단 4차례에 한해 대량의 먹이를 섭취하는 습성이 있는데, 이때 타액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급격한 혈당値 상승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애밀린社의 댄 브래드버리 회장은 "이 물질이 새로운 계열의 2형 당뇨병 치료제로 기대되는 만큼 2004년 중으로 FDA에 허가를 신청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물질이 발매될 경우 3년 뒷면 한해 5억달러 정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엑센딘-4 호르몬은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물질이다. 그러나 힐러 몬스터라는 도마뱀은 지난 1959년 제작되었던 공상과학 공포영화 '자이언트 힐러 몬스터'(The Giant Gila Monster)로 인해 애꿎게 악명을 얻은 파충류의 일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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