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질소(NO2) 매연이 파킨슨병 발생 위험 높인다’
국내 첫 대규모 코호트 연구··· NO2 노출 많은 상위 25% 성인, 파킨슨병 위험 41% 높아
김상은 기자 kims@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1-05-18 11:45   수정 2021.05.18 11:55
자동차나 화력 발전소 등에서 연료를 연소시킬 때 나오는 이산화질소(NO2)는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인데, 이산화질소가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 발생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은 신경과 정선주 교수팀은 이산화질소 노출이 가장 많은 상위 25% 성인이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41%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공하는 100만 명 기반의 질병 빅데이터 자료(2002년~2015년)를 활용했다. 이중에서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간 서울에 거주하며 파킨슨병 발병 이력이 없는 40세 이상 성인 78,830명(평균 54.4세, 여성 52.1%)을 추렸다. 이후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이들의 대기오염 노출과 신규 파킨슨병 발생을 각각 최장 9년간 추적했다.

개인의 대기오염 노출 정도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제공하는 25개 자치구의 대기오염물질 수치를 기반으로 했다. 분석 대상 대기오염물질은 ▲이산화질소 ▲미세먼지(PM10, PM2.5) ▲오존(O3) ▲이산화황(SO2) ▲일산화탄소(CO)로 총 6가지였다. 장기간의 대기오염 노출을 평가하기 위해 25개 구의 5년 평균 대기오염물질 노출 수치를 따로 산정했다. 

분석 기간 중 서울시 내에서 다른 구로 거주지를 옮긴 경우 해당 구의 대기오염 노출 수치를 새로 반영했으며, 서울시 밖으로 이주했거나 사망한 경우에는 추적을 종료했다.

연구 결과 추적 기간 동안 파킨슨병을 새롭게 진단 받은 사람은 총 338명이었다. 연령과 성별, 각종 질병 값 등을 보정한 결과, 이산화질소 노출이 가장 많은 상위 25% 성인에서 파킨슨병이 발생할 위험이 이산화질소 노출이 가장 적은 하위 25% 성인에 비해 1.4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위험비 1.41, 95% 신뢰구간 1.02~1.95, p=.045).

그 결과 이산화질소 노출이 가장 많은 상위 25% 성인의 경우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이산화질소 노출이 가장 적은 하위 25% 성인보다 41%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산화질소 외에 미세먼지(초미세먼지 포함), 오존, 이산화황, 일산화탄소는 파킨슨병 발생과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정선주 교수팀은 이산화질소가 파킨슨병 발생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기전을 몇가지로 ㅅ 설명했는데, ▲코로 흡입된 이산화질소가 코 속 후각신경에 독성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파킨슨병의 비운동 증상인 후각기능 저하와 연관성이 제시된다. 

▲체내로 유입된 이산화질소가 염증인자인 인터루킨-1베타(IL-1beta), 인터루킨-6(IL-6), 인터루킨-8(IL-8), 종양괴사인자-알파(TNF-alpha) 등을 증가시키고 뇌염증을 유도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는 파킨슨병 환자에서 이미 잘 알려진 병리소견인데, 뇌로 전달된 이산화질소가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정선주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국내 인구를 기반으로 이산화질소와 파킨슨병 발생의 연관성이 처음 확인된 만큼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환경 정책이 마련될 수 있기를 바란다” 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마 뉴롤로지 편집장은 이번 연구에 대해 높은 관심을 표하며 연구 책임자인 정선주 교수와 온라인 화상 전화로 30분간 공식 대담을 진행했다. 대담 내용은 18일(화) 자마 뉴롤로지 홈페이지에 음성 자료 형식으로 논문과 함께 게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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