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적 인공호흡 감소효과는 충족되지 않았지만..
일라이 릴리社는 ‘코로나19’ 입원환자들을 대상으로 자사의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 4mg 1일 1회 경구복용과 표준요법제(SoC)를 병용한 그룹을 플라시보 및 SoC 병용 대조그룹과 비교평가한 임상 3상 ‘COV-BARRIER 시험’ 결과를 8일 공개했다.
여기서 표준요법제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베클러리’(렘데시비르), 말라리아 치료제, 항바이러스제 및 아지스로마이신 등을 지칭한 것이다.
또한 ‘COV-BARRIER 시험’은 국내에서도 일부 피험자들이 참여했다.
이날 발표는 일라이 릴리 측이 미국 델라웨어州 윌밍튼에 소재한 제휴 제약기업 인사이트 코퍼레이션社(Incyte Corporation)와 공동으로 내놓은 것이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28일차 시점에서 고유속(high flow) 산소공급을 포함한 비 침습성 인공호흡 또는 체외막 산소공급(ECMO)을 비롯한 침습성 기계적 인공호흡을 필요로 하는 단계로 진행된 환자들과 사망한 환자들의 비율이 플라시보 대조그룹과 비교했을 때 통계적으로 괄목할 만한 격차를 나타내지 않아 일차적 시험목표가 충족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올루미언트’를 복용한 ‘코로나19’ 입원환자 그룹에서 비 침습성 또는 기계적 인공호흡을 필요로 하거나 사망에 이른 비율이 플라시보 대조그룹에 비해 2.7% 낮게 나타나 통계적으로 괄목할 만한 수준의 차이를 내보이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불구, ‘COV-BARRIER 시험’에서 ‘올루미언트’와 표준요법제를 병용한 그룹은 28일차까지 어떤 원인으로든 환자가 사망에 이른 비율이 8.1%(764명 중 62명)로 집계되어 플라시보 대조그룹의 13.1%(761명 중 100명)와 비교했을 때 38% 괄목할 만하게 낮은 수치를 보여 주목되게 했다.
더욱이 이 같은 사망률 감소는 착수시점 당시 환자들의 중증도별 전체 하위그룹에서 일관되게 관찰되었고, 착수시점 당시 비 침습성 기계적 인공호흡을 필요로 했던 환자그룹에서 27.5%(‘올루미언트’ 복용그룹) 對 29.4%(플라시보 대조그룹)로 가장 눈에 띄는 격차를 나타냈다.
또한 이 같은 사망률 감소는 착수시점 당시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의 복용 유무와 무관하게 전체 하위그룹에서 같은 양상으로 나타났다.
밴더빌트대학 메디컬센터의 E. 웨슬리 엘리 교수는 “여전히 ‘코로나19’ 환자들의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충족되지 못한 의료상의 니즈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 형편”이라면서 “비록 ‘COV-BARRIER 시험’에서 증상 진행단계를 척도로 적용할 경우 일차적 시험목표가 충족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올루미언트’의 유의할 만한 사망률 감소효과는 현재 사용이 권고되고 있는 표준요법제들을 넘어서면서 안전성 측면에서 새로운 위험성은 수반하지 않는 것으로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내용은 ‘코로나19’ 입원환자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치료대안을 찾고 있는 상황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내포한 것이라고 엘리 교수는 단언하기도 했다.
부작용 및 중증 부작용이 수반된 비율을 보면 ‘올루미언트’ 복용그룹과 플라시보 대조그룹에서 일반적으로 유사한 수치를 내보였다.
중증 감염증 및 정맥 혈전색전증 또한 두 그룹에서 대동소이하게 나타났으며, 새로운 안전성 문제의 징후는 관찰되지 않았다.
일라이 릴리 측은 이번에 확보된 상세한 자료를 차후 수 개월 이내에 전문가 그룹 평가 의학 학술지에 게재할 방침이다.
아울러 ‘COV-BARRIER 시험’에서 확보된 자료를 미국, 유럽 및 각국의 보건당국들과 공유해 ‘코로나19’ 입원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로 ‘올루미언트’의 유익성을 평가하기 위한 추가시험 등에 참작한다는 복안이다.
릴리 바이오-메디슨社의 일리야 유파 대표는 “현재의 판데믹 상황이 고개를 든 이래 ‘코로나19’ 치료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번 시험에서 일차적인 시험목표를 척도로 적용했을 때 통계적으로 괄목할 만한 수준의 유익성이 입증되지는 못했지만, ‘코로나19’ 입원환자들의 사망률 감소 측면에서 보면 지금까지 확인된 가장 확연한 수준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뒤이어 “여전히 ‘코로나19’ 입원환자들의 사망률 감소를 원하는 총족되지 못한 의료상의 니즈가 존재하는 만큼 이번에 도출된 결과가 이해도를 높이고 ‘올루미언트’가 현재의 표준요법제들을 상회하는 치료제로 잠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참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COV-BARRIER 시험’은 현행 표준요법제들을 사용 중인 ‘코로나19’ 입원환자들을 대상으로 ‘올루미언트’ 또는 플라시보를 병용토록 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첫 번째 글로벌, 피험자 무작위 분류, 이중맹검법, 플라시보 대조시험례이다.
지난해 6월 착수된 이 임상 3상 시험에는 총 1,525명의 환자들이 피험자로 참여했다. 이들 가운데는 보충적 산소공급을 필요로 하거나 하지 않거나 또는 고유속 산소공급 및 비 침습성 인공호흡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포함됐다.
피험자들은 무작위 분류를 거쳐 입원시점부터 ‘올루미언트’ 4mg 또는 플라시보를 최대 14일 동안 또는 퇴원할 때까지 복용했다.
이 시험에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러시아, 인도,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및 일본 등에서 ‘코로나19’ 입원환자들이 피험자로 참여했다.
‘COV-BARRIER 시험’은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 산하 국립알러지감염성질환연구소(NIAID)가 연구비를 지원한 가운데 지난해 5월 착수된 ‘적응적 코로나19 치료시험’(ACTT-2)을 보완하는 성격의 시험으로 설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