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 예방부터 치료까지…수축 억제 ‘전자약’ 등장
자율신경 조절하는 전기신호로 자궁 수축 억제…경부만 타깃, 부작용 줄여
박선혜 기자 loveloves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1-01-07 12:07   
치료 방법이 뚜렷하지 않은 조산을 예방‧치료하기 위한 ‘전자약’이 개발돼 주목된다.


조산은 전체 임신의 12.7%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출산율은 감소하는데, 조산으로 인한 ‘이른둥이’의 발생 비율은 7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이른둥이’는 신생아 사망의 절반을 차지할 뿐 아니라, 신경학적 장애와 같은 합병증으로, 발달장애, 호흡기 합병증 등 영아가 추후 장애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까지 조산은 임산부가 본인 스스로 신체적인 이상을 감지하거나 정기적 초음파 측정, 질내 체액 측정 등의 검사를 받아야만 진단할 수 있지만, 조기진단이 어렵고 자궁수축억제제와 같은 부작용이 우려되는 화학적 치료제의 투입 외에는 다른 치료 방법이 많지 않은 실정이다.

6일 KIST 뇌과학연구소 이수현 박사는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조산을 조기에 진단하고,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비침습형 전자약을 개발했다”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원장 박종훈) 산부인과 안기훈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로 자율신경을 조절하는 전기신호로 자궁 수축을 억제해 조산을 방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조산은 자연적인 조기 진통, 조기 양막 파수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자궁이 불규칙적으로 수축하는 증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KIST 연구진은 도넛 모양의 신경전극을 개발해 임산부의 자궁경부에 비침습적으로 삽입한 후, 자궁 수축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조산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게 했다. 

뿐만 아니라, 개발한 신경전극은 자궁의 수축신호를 감지한 후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전기신호를 발생시킬 수 있어서 교감신경의 자극을 받으면 자궁 내 근육이 이완되어 자궁의 수축을 억제할 수 있는 전자약으로 기능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전자약을 조산 쥐와 돼지 모델에서 진단에서부터 치료까지 그 안전성 및 기능을 검증한 결과, 전자약을 통해 발생시킨 전기자극으로 자궁 수축 현상을 지연 및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 박사는 “자궁수축억제제는 효과가 지속적이지 못하고 용량에 제한이 있다. 의료기기는 새로운 기전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며 “이전 심박조율기, 전골신경자극치료 등 삽입형 치료는 위험하기 때문에 자궁 경부를 통해 타깃한 신경만을 자극해 수축을 억제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는 원격진료의 개념이 아니며 예측과 예방이 가장 우선 목적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통해 수축 정도를 확인할 수 있고, 수축이 강할 때 병원에 와서 직접 진료 후 의사의 진단 하에 치료적 수축 억제 주파수로 변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KIST와 고려대 안암병원의 중개연구센터 사업으로 시작된 본 연구는 향후 범부처의료기기 사업과 같은 정부 지원을 받아 임상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 지원으로 KIST와 고려대안암병원 중계연구센터(TRC- Translational Research Center)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전기전자 분야 국제학술지인 ‘IEEE-Transactions on Neural Systems and Rehabilitation Engineering’ 최신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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