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 피임 패치제 마침내 유럽대륙 상륙
'오쏘 에브라' 영국시장 발매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06-20 17:46   수정 2003.06.20 22:45
패치型 피임제의 정제 타입 대체 움직임이 유럽대륙에서도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존슨&존슨社(J&J)가 18일 피임 패치제 '오쏘 에브라'(Ortho Evra)를 파격적인 가격으로 영국시장에 발매하기 시작한 것.

이에 따라 영국은 유럽에서 유럽의약품평가국(EMEA)의 상호인증제도 승인을 거쳐 피임 패치제가 발매되는 첫 번째 국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아울러 원치 않는 임신률이 매우 높은 편에 속하는 영국의 골치거리를 해소하는 데도 상당한 도움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오쏘 에브라'는 영국시장에서 3개월 사용분의 공급가가 23.23파운드(38.94달러)여서 대부분의 최신 복합 경구용 피임제에 비해 7파운드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됐다. 이는 기존의 경구용 피임제에 비해서도 3파운드 이상 낮은 수준.

베이지색을 띄고 있는 '오쏘 에브라'는 어깨, 복부, 둔부 등에 3주 동안 매주 한차례씩 교체부착한 뒤 4주째에는 휴지기를 갖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피임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신속하게 피부에 흡수되어 배란을 억제하는 작용기전을 지니고 있다.

J&J측은 "현재 미국에서는 100만명 이상의 여성들이 '오쏘 에브라'를 사용하고 있을 정도"라며 "이에 따라 지난 2001년 11월 발매가 허가된 이래 1년이 채 못되었던 시점에서 이미 미국에서 두 번째로 많이 처방되는 호르몬성 피임제로 발돋움했다"고 밝혔다.

한편 독일 쉐링 AG社도 현재 피임 패치제를 개발 중이어서 머지 않아 '오쏘 에브라'와 치열한 경쟁이 붙을 것이라는 예상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의 생명공학기업 애자일 테라퓨틱스社(Agile Therapeutics)도 패치 타입의 피임약을 개발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마케팅 파트너 물색을 위해 한 투자은행과 제휴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쉐링 AG社의 대변인은 "내년에야 허가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오쏘 에브라'는 한 동안 피임 패치제 시장에서 독주가 가능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J&J의 영국지사인 얀센-시락社는 '오쏘 에브라'의 발매기념식 석상에서 "3,300여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99.6%의 피임효과를 보였다"고 공개했다. 99.6%라면 기존의 피임정제들과 대등한 수준.

얀센-시락측은 또 "오히려 원치 않는 임신에 이를 가능성은 패치제가 정제에 비해 낮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적잖은 여성들이 정제 타입의 경우 매일 복용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종종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

피임정제를 복용하는 여성들이 종종 예기치 못했던 임신에 이르는 케이스도 대부분 여기에 원인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같은 내용은 '美 의사회誌'(JAMA)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이 회사의 질 해밀튼 메디컬 디렉터는 "패치제의 경우 89%의 여성들이 사용방법을 완전하게 이행한 반면 정제 타입의 경우에는 이 수치가 79%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세 이하의 젊은 여성층에서 피임정제의 복용방법을 준수하지 않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20세 이상의 연령층의 88%에 한참 못미치는 68%를 기록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영국 가족계획협회(FPA)의 토니 벨필드 정보국장은 "우리는 피임을 원하는 여성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동시에 뛰어난 효과와 사용의 편리성까지 겸비한 '오쏘 에브라'의 영국시장 발매를 환영해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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