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스크리닝·新키워드 부상…코로나가 바꾼 의료 현장
텔레헬스/텔레메디신, 뉴 노멀 등 언급…연구선 무결성 입증이 과제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0-09-10 13:59   수정 2020.09.10 14:01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병원을 중심으로 한 많은 의료 기관들은 사전 스크리닝이 보편화되어가고 있으며, 진료 현장 속 코로나19 시대를 대표할 새 키워드들이 부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10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2020 KoNECT-MOHW-MFDS 글로벌 컨퍼런스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한국 종양 임상 현장에 미친 영향(impact of COVID-19 pandemic on oncologic clinical trial in korea)’을 주제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연희 교수의 강의가 진행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진료 현장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대표적인 변화는 사전 스크리닝(prescreening)이 보편화됐다는 점이다.

박 교수는 “코로나19 발생 이후로 삼성서울병원에서는 모든 예약 환자를 사전 스크리닝하게 돼 있다. 전화, 또는 기존의 의무기록을 통해 시행한다. 만약 환자가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기왕력 또는 검사 소견이 보일 때는 미리 전화로 선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환자의 문진력을 파악한 다음, 병원 입구에서 다시금 열을 재고 문진표를 보여주고 들어오게 된다. 과거 발생했던 메르스(MERS) 사태의 경우 삼성서울병원을 중심으로 확산된 바가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를 포함한 감염병을 관리하는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제일 중요한 것은 콜센터의 역할이다. 그리고 감염 의심자 또는 감염자는 자가 격리(quarantine)를 철저히 진행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병원 직원들을 관리 및 보호하고, 환자의 임상적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암 환자를 보는 진료 현장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마찬가지로 모든 환자들은 사전 문진표를 작성하고 발열 체크를 시행한다. 또 대구·경북 지역 등 기타 고위험 지역을 방문한 환자는 외래가 2주간 연기된다.

입원장을 받은 모든 환자는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진행한 후 음성 판정을 받아야 입원할 수 있으며, 삼성서울병원 내 혈액종양 파트의 경우 항암치료 환자에 대한 새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상태다.

박 교수는 “이런 상황 속에서 코로나19 시대를 정의할 수 있는 몇 가지 키워드가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텔레헬스(telehealth)/텔레메디신(telemedicine), 뉴 노멀(new normal), 데이터 수집(data capture) 등이다”라고 말했다.

한 예로 텔레헬스의 경우 대체될 수 있는 부분, 즉 과정이 아닌 결과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직접 접촉을 피해도 무방한 부분들이 존재한다. 실제로 국내 임상 현장에서는 이런 부분들을 적극 활용해 환자를 직접 보는 데에 많은 지장을 주지 않았다는 의견이다.

그는 “그러나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어느 데이터까지 믿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더욱 토론이 필요하다. NCI/FDA를 통해 알맞은 규제 정립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상 연구 현장에서는 어떻게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을 유지하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 특히 종합 유전체 프로파일링(Comprehensive Genomic Profiling, CGP)의 무결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이며, CAR-T와 같은 첨단 기술이 반영된 민감한 치료제에 대해 어떻게 안전성을 평가할 수 있느냐 등이다.

박 교수는 “임상 연구 현장에서는 신약 개발 속도가 늦어짐으로써 감당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6개월 동안 많은 연구가 진행됐으며, 접촉을 추적하는 IT 시스템(contact tracing using IT) 등이 잘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한국은 여러 가이드라인이 사실 빨리 적응 및 적용돼왔고, 국민들도 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것이 비교적 잘 지켜져 왔다. 다만 당연하다고 여길 수 있는 의료진들의 노고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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