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인보사 사태' 식약처가 키웠다"
늦장 대응·보도 및 허가취소 근거 부재, 책임전가 등 문제 많아
이승덕 기자 duck4775@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4-26 10:59   수정 2019.04.26 15:04
유전자 세포치료제 '인보사' 문제 확산에 대해 식약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사태를키웠다고 비판받았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회 정형준 사무처장은 26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인보사 사태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윤소하 의원, 건강과대안,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참여연대 주최)'에서 발제를 통해 이 같이 지적했다.

정 사무처장은 "해외의 경우는 유전자치료제는 희귀난치성 치료제나 암치료에만 국한되지, 효용성이 허가되지 않은 상황으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어 퇴행성 관절염 등 흔하게 사용되는 질환에 쓰이지 않는다"고 전제했다.

특히 이날 발제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두 번의 보도자료를 중심으로 식약처 대응문제를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3월 30일 발표된 '인보사케이주'에 대한 자발적 유통·판매 중지 보도자료에서는 늦장 대응과 늦장 보도가 이뤄졌다고 지적됐다.

미국에서 3상 임상시험 승인 후 확인시험 중간결과를 같은 달 22일 식약처에 전달하고, 29일에 최종 결과를 보고했음에도 다음날 알렸다는 것.

정 사무처장은 "식약처가 코오롱생명과학의 자발적 유통금지에 대한 자료를 배포하면서 안정성에 대한 근거 없이 페이퍼까지 꼼꼼히 제약사를 옹호했다"며 "2액 소멸 및 안전성을 과도하게 설명하고 미국 FDA 검증 차원에서 시행된 검사임을 알리고도 대응이 부재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 시민사회에서는 식약처 발표 지연이 첨단재생바이오의약품법안이 보건복지위원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는 시간을 벌어준 것으로 보인다"며 "안전성 확인과 자료 파악능력 부재, 주가 폭락을 정무적으로 막기 위한 조치로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4월 15일 발표된 인보사 중간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 외에 가진 정보가 별로 없으며, 코오롱의 제출서류가 신뢰성이 없다면 왜 허가 취소를 하지 않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는 것.

자료와 관련해서도 당사자인 코오롱이 15년간 장기추적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매년 병의원 방문·전화로 추적조사가 끝났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정 사무처장은 "식약처는 허가취소는 하지 않고 신장세포 확인(STR) 검사 외에 진행한 검사 및 자체검토 결과가 없었다"며 "환자 추적관리를 당사자인 코오롱에 전가하고, 제공 초기자료 재검증 후 책임회피를 했다"고 말했다.

정형준 사무처장은 "인보사 사태는 약품 안전관리 부재와 식약처, 비급여·의료공급구조, 기업윤리·투기 문제 등 복합적 시사점이 있다"면서 "코오롱은 사기 기업 맞다. 그런데 이를 사기칠 수 없도록 통제하는 것은 식약처가 해야할 일임에도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도 인사말을 통해 "이번 인보사 사태의 문제는 3,800명의 환자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관련한 정부 태도가 어땠는지를 반증하는 구체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코오롱과 관련해서도 "이러한 심각한 상황에서 코오롱은 방사선을 쐐서 안전하다, 세포가 바뀌어도 안전하다고 했는데 이는 3,800명 환자를 우롱한 행위"라며 '언뜻 거친 표현 같지만 '대국민 사기'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이런 행태에 대해 정부당국이 어떻게 대했는지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최근 바이오산업 육성이라는 이름으로 규제 혁신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인데, 진정한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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