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모글로빈 부재 빈혈 치료제 EU서 허가권고
수혈 의존성 베타-지중해 빈혈 치료제 ‘진테글로’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4-01 13:29   
헤모글로빈 감소 또는 결핍을 유도하는 중증 빈혈의 한 유형을 치료하는 새로운 유전자 치료제가 유럽시장에 발매되어 나올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매사추세츠州 캠브리지에 소재한 중증 유전성 질환 및 암 치료용 유전자 치료제 개발 전문 생명공학기업 블루버드 바이오社(bluebird bio)는 유럽 의약품감독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진테글로’(Zynteglo: 자가유래 CD34 양성세포 암호화 β A-T87Q-글로빈 유전자)의 조건부 허가를 지지하는 표결결과를 도출했다고 29일 공표했다.

‘진테글로’는 β°/β° 유전자형을 갖고 있지 않고 조혈모세포 이식수술이 적합하지만, 사람 백혈구 항원이 일치하는 조혈모세포 기증자가 없는 12세 이상의 수혈 의존성 베타-지중해 빈혈 환자들을 위한 유전자 치료제로 개발이 진행된 약물이다.

지금까지 ‘렌티글로빈’(LentiGlobin)으로 불린 ‘진테글로’는 허가를 취득할 경우 수혈 의존성 베타-지중해 빈혈을 치료하는 최초의 유전자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진테글로’의 승인 유무에 대한 최종결론은 오는 2/4분기 중으로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혈 의존성 베타-지중해 빈혈은 베타-글로빈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헤모글로빈 수치가 감소하거나 아예 부재하게 될 수 있는 중증 유전성 질환의 일종이다.

이에 따라 수혈 의존성 베타-지중해 빈혈 환자들이 생존할 수 있으려면 헤모글로빈 수치를 유지하기 위해 평생토록 지속적인 수혈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수혈은 불가피한 철분과잉으로 인해 진행성 다기관 손상이 수반될 위험성을 동반하게 된다.

블루버드 바이오社의 데이비드 데이빗슨 최고 의학책임자는 “수혈 의존성 베타-지중해 빈혈 환자들이 수혈에 의존하지 않고도 헤모글로빈 수치가 충분한 수준으로 생성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테글로’의 치료목표”라며 “이번에 CHMP가 ‘진테글로’의 허가를 지지한 것은 수혈 의존성 베타-지중해 빈혈 환자들을 위한 최초의 1회성(one-time) 유전자 치료제가 공급되는데 한 걸음 더 성큼 다가선 것”이라는 말로 의의를 강조했다.

이탈리아 로마 소재 사피엔자대학 의과대학의 프란코 로카텔리 교수(소아과)는 “다수의 환자들에게 수혈 의존성 베타-지중해 빈혈 환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빈혈과 기타 중증 합병증을 관리하기 위해 평생토록 지속적으로 수혈을 받고, 철 킬레이트화 치료 및 지지요법(supportive treatments)을 받아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뒤이어 “이 때문에 환자 및 환자가족들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 크다”며 “그런 부담은 당장 일상생활에서 영향을 받는 것 이외에 입원과 지속적인 관리를 필요로 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제 지중해빈혈연맹 (TIF)의 안드룰라 엘레프테리우 사무총장은 “2~4주 간격의 정기적인 수혈과 매일 행하는 철 킬레이트화 치료법을 포함한 현행 수혈 의존성 베타-지중해 빈혈 관리법들이 소외감이나 고립감 등 심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게다가 수혈 의존성 베타-지중해 빈혈 환자들의 다수가 생존기간 단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유전자 치료제의 허가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치료과정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능케 하면서 환자들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으로 귀결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안겨주는 소식이라고 엘레프테리우 사무총장은 의의를 강조했다.

‘진테글로’는 기능을 복제한 개량형 베타-글로빈 유전자를 환자의 조혈모세포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이것은 기증자로부터 제공받은 동종이계 조혈모세포의 이식수술이 불필요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환자의 조혈모세포는 성분채집술(또는 분리반출법)을 통해 체내에서 채취된다. 이렇게 확보된 조혈모세포들은 렌티바이러스 운반체를 사용해 베타-글로빈 유전자에 삽입된 후 환자의 조혈모세포에 주입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 같은 과정을 형질도입(transduction)이라고 부른다.

환자들은 개량형 조혈모세포를 주입받기에 앞서 항암화학요법제를 투여해야 한다.

이렇게 베타-글로빈 유전자를 투여받은 환자들은 유전자 치료 유래 헤모글로빈을 지칭하는 HbA T87Q가 생성되면서 수혈 필요성이 크게 줄어들거나 없어지게 된다.

한편 ‘진테글로’의 심사절차는 EMA의 ‘신속심사’ 프로그램에 따라 신속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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