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과 에틸 알코올(즉, 에탄올)을 혼합시켜 만들어낸 '카페인올'(caffeinol)이라는 약물이 뇌졸중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1차 안전성 테스트를 무난히 통과했다.
이에 앞서 카페이놀은 실험용 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동물실험에서 뇌졸중으로 인해 발생한 뇌내 경색(梗塞) 부위의 크기를 최대 80%까지 감소시켜 주었음이 확인됐었다.
美 텍사스大 의대 제임스 C. 그로타 박사팀은 美 심장협회(AHA)가 발간하는 '뇌졸중'誌의 11일자 최신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비록 아직은 초기단계에 불과하지만, 동물실험에서 입증된 효과가 임상에서도 재현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연구를 진행한 결과 고무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즉, 곧바로 후속연구에 착수하더라도 별다른 문제점이 돌출하지 않으리라 사료된다는 것.
그의 연구팀은 평균연령 71세의 허혈성 뇌졸중 환자 23명을 대상으로 카페인올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소규모 시험을 진행했었다. 각종 뇌졸중 가운데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은 혈전이 뇌로 유입되는 혈류량을 감소시켜 나타나는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그로타 박사는 "연구결과 오히려 동물실험 당시보다 적은 수준에 불과한 카페인 8㎎/㎏과 에탄올 0.4g/㎏을 함유한 투여량으로도 카페이놀의 혈중농도를 적정한 수준에 도달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서 "적정한 수준"이란 카페인올의 혈중농도가 실험용 쥐들에게서 뇌 보호활성을 발휘했을 때 보였던 것과 동등한 수준을 의미하는 것.
다만 이 시험은 아직 실험단계에 불과하므로 실제 임상에서도 카페인올이 동물실험에서와 동등한 뇌 보호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지 여부는 대규모 후속연구를 통해 입증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로타 박사팀은 환자들에게서 허혈성 뇌졸중이 발생한 후 6시간 이내에 카페인올을 주사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환자에 따라 카페인올의 투여량을 달리했다.
아울러 일부 환자들에게는 카페인올을 단독투여한 반면 또 다른 환자그룹에는 항응고제 tPA를 함께 투여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1명의 환자는 카페인올과 tPA를 병용투여한 뒤 사망했으며, 2명은 투여 후 이틀이 지났을 때 울혈성 심부전 증상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그로타 박사는 "문제의 환자들은 뇌졸중의 증상이 매우 심했거나, 시험참여에 앞서 이미 심장박동이나 그 기능에 이상이 있었던 케이스였음을 상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 중증 심장질환 환자들을 배제한다면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설명이다.
이밖에 카페인올에 알코올이 함유되어 있음에도 불구, 술에 취한 듯한 상태(intoxication)가 나타난 경우는 1명에 불과했을 뿐 아니라 증상 자체도 그리 오랜 시간동안 지속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카페인올이 효과를 나타내는 기전과 관련, 그로타 박사는 "카페인올이 신경전달물질들이 균형된 상태를 이룰 수 있도록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사료된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카페인이나 알코올이 단독으로는 뇌 보호 활성을 발휘할 수 없을 것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