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는 휴지통에! 처방전도 뒤따라 휴지통에..
73% “약값부담 낮출 수 있다면 다른 약국으로”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11-01 06:20   수정 2018.11.07 11:22

미국 소비자들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너무 높은 약값으로 인해 의사로부터 발급받은 처방전을 그냥 내버린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메릴랜드州 록빌에 소재한 전자처방전 및 환자 복약관리 솔루션 공급기관 닥터퍼스트(DrFirst)가 총 2,000명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후 30일 공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서 밝혀진 것이다.

설문조사의 대상자들을 보면 87%가 의료보험 가입자들이었으며, 연령대별로는 25~34세 연령대가 27%, 35~44세 연령대 23%, 54세 이상 23% 등이었다.

특히 이번 설문조사의 응답자들은 지난해 최소한 1회 이상 처방전을 발급받고 의약품을 공급한 경험이 있었던 이들이어서 조사결과의 신뢰성에 무게를 싣게 했다. 62%가 월 1회, 23%가 3~4개월마다 1회, 심지어 14%는 매주 1회 발급받은 처방전으로 각종 의약품을 구입하고 있는 다빈도 구입자들(heavy users)이었던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

또한 이번 조사결과는 때마침 연방정부가 처방용 의약품들의 약가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시점에서 공개된 것이어서 주목도를 높였다.

조사결과를 보면 73%의 응답자들이 처방약 구입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경우 평소 이용하는 약국을 변경할 것이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한 예로 처방약 구입비용을 10달러 절감할 수 있을 경우 다른 약국을 방문하겠다고 밝힌 응답자들이 38%에 달했을 정도. 이 수치는 구입비용 절감액이 11~25달러선에 이를 경우 7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더욱 크게 상승해 주목됐다.

닥터퍼스트 측은 이 같은 조사결과가 처방약 약가와 복약준수도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던 최근 연구사례들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미시간州 앤아버에 소재한 시장조사기관 트루벤 헬스 어낼리틱스(Truven Health Analytics)가 지난해 공개했던 한 조사결과를 보면 67%의 환자들이 조사시점으로부터 최근 90일 이내에 높은 약가로 인해 처방약 구입을 포기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었다.

그러고 보면 복약준수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환자들의 건강에 핵심적인 요소의 하나로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의사가 처방전을 발급할 때 비용 부문과 관련해서 환자와 의사소통에 힘써야 한다는 압력이 갈수록 고조되기에 이른 것이 최근 미국의 추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의사가 약가 또는 약가가 저렴한 다른 치료대안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답한 응답자들의 비율이 44%에 그쳐 갈길이 먼 현실을 시사했다.

마찬가지로 약가절감을 위한 쿠폰이나 같은 처방전으로 좀 더 저렴한 약가로 구입이 가능한 다른 약국에 대한 정보를 의사 또는 약사로부터 제공받았다고 밝힌 응답률을 보면 41%에 불과했다.

닥터퍼스트 측은 높은 약가에 대한 대응과 약가 투명성의 제고가 트럼프 행정부 뿐 아니라 의회의 최우선 현안 가운데 하나여서 지난 9월 의회가 약가와 관련한 비밀유지계약 조항(gag clauses)을 금지하는 법안을 가결한 데 이어 10월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확정된 바 있다.

새 법은 환자가 본인부담금을 지불하는 것이 보험 적용을 받는 것보다 약가절감에 유리할 경우 이를 반드시 환자에게 고지토록 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졌다.

닥터퍼스트의 G. 캐머런 디머 회장은 “단지 10달러의 약가 차이가 환자들의 처방약 구입행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 점을 의사들이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환자들이 약국에 내원하기 전에 약가정보를 먼저 접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나탄 부분도 유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처방약 구입 포기빈도를 낮추고 환자건강을 개선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기 위해서는 의사가 처방전 발급시점에서 환자와 긴밀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최선의 약물선택을 위한 결정을 함께 내려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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