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 밀나시프란 섬유근육통 완화
"올해 말경 적응증 확대 허가요청 강구"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03-25 06:16   
항우울제로 사용되고 있는 한 약물이 아직까지 별다른 치료제가 허가되지 못했던 만성통증의 일종인 섬유근육통을 완화하는데 괄목할만한 효과를 나타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美 미시간大의 만성통증·피로 연구 프로그램 책임자 다니엘 클로우 박사팀은 21일 일리노이州 시카고에서 열린 제 22차 美 통증학회 연례 학술회의에서 이같이 밝히고 "하루빨리 다음 단계의 연구를 진행해 올해 말경에는 FDA에 적응증 확대 허가를 신청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화제의 약물은 우리나라를 비롯, 일본·프랑스 등 현재 전 세계 22개국에서 항우울제로 발매 중인 밀나시프란(milnacipran). 이 약물은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NSRI)에 속하는 항우울제이다.

이와 관련, 섬유근육통은 목, 등뼈, 둔부, 어깨 등과 근육, 인대, 관절 등 광범위한 부위에 걸쳐 통증과 뻣뻣함 등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수면장애, 피로감, 우울증,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의 증상까지 빈번히 수반하고 있다.

섬유근육통에 수반되는 통증은 외상이나 염증, 신경손상 등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뇌 내에서 통증이 전달되는 과정에 발생한 장애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경우 전체 인구의 2~4% 정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가임기 여성들에게서 증상을 나타내는 비율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섬유근육통을 적응증으로 하는 별도의 약물이 허가된 전례는 없으나, 통상적으로 삼환系 항우울제가 투여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삼환系에 속하는 항우울제들은 구갈, 체중증가 등의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다.

클로우 박사팀은 125명의 자원자들은 무작위로 2개 그룹으로 분류한 뒤 1일 1회 또는 2회에 걸쳐 밀나시프란이나 플라시보를 투여했다. 이 시험의 자원자들은 평균 5~7년에 걸쳐 섬유근육통 증상을 앓아 온 환자들이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밀나시프란을 1일 2회 투여받았던 그룹에서 통증이 괄목할만한 수준으로 개선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37%에서 통증의 강도(intensity)가 최소한 50%까지 완화되어 플라시보 투여群의 14%를 크게 앞지른 수준을 보였던 것.

밀나시프란 투여群은 또 70%에서 전반적으로 증상이 완화되어 플라시보를 투여받았던 그룹의 36%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를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클로우 박사는 "밀나시프란 투여群의 경우 일부에서 부작용으로 구역 증상을 수반했고, 이로 인해 자원자들의 27% 정도가 시험중도에 제외됐으나, 이는 당초 예상했던 수준의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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