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거리에 나온 3천명 약사들의 외침, 무엇을 남겼나
최재경 기자 cjk0304@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07-31 06:00   수정 2018.07.31 06:43
찜통 더위에 약권 수호를 위해 거리에 나간 약사들의 목소리는 어디로 향했을까.

29일 청계광장에서는 대한약사회 소속 약사 회원 3천여명이 약권 수호와 의약품 안전 사용을 위한 총궐기대회가 열렸다. 

대한약사회 추계에 따르면 이날 모인 약사는 3,300명으로 체감온도 40도에 육박하는 더위에 온몸이 땀에 젖도록 뜨거운 지열이 올라오는 도로 위에 앉아서 집회를 진행하는 약사들의 모습 자체만으로도 울림을 주었다.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과 관리가 기본이 되는 정책을 요구하는 약사들의 집단 행동은 때론 '밥그릇 챙기기'라는 비난 여론을 받기도 하지만, 지난해 12월 살을 에이는 추위 속 청와대 시위와 7월 폭염의 청계 시위는 분명 이유가 있다. 

약사들이 거리로 나와 편의점 판매약 확대와 법인 약국 도입 반대 등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공감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약사들의 거리 외침은 실질적인 위기 속에서 최후의 방어선이 되어야 하며, 전문 직능 단체의 집단 행동은 공감보다는 반감이 우선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약사사회는 지금이 위기라고 외치고 있지만, 약사사회의 역사를 돌아보면 매번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다(한약분쟁, 안전상비약 편의점 판매 약사법 신설 등). 

다른 것이 있다면, 당시에 거리로 나온 약사들은 충분한 공감을 나누며  한 목소리를 냈지만, 29일 청계광장에 모인 약사들은 과연 집회에 대한 '동상이몽'을 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약사사회의 자문이 필요 할것이다. 

위기의 극복 방안도 거리 외침만일까. 약사 스스로 되물어야 한다. 

약사들이 거리로 나오지 않아도 되는 정부의 정책방향도 중요하지만,  8만 약사의 수장과 이들을 이끌고 있는 집행부도 회원들의 유세가 아니라 '협상과 전략'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제는 안전상비약이 편의점으로 풀릴 당시의 '전향적 협의'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정책적 협상에 대한 약사들의 인식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거리로 나온 약사들의 간절함이 공허한 외침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대한약사회의 정책적 전략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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