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수유기 동안 “폭식” 자녀건강은 “폭삭”
비만外 당뇨ㆍ생식장애 유발 사춘기 조발증까지..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03-22 15:59   


산모가 모유 수유기 동안 과식이나 폭식을 자주 할 경우 자녀에게 비만이 나타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춘기 조발증(早發症)까지 유발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동물실험 결과가 공개됐다.

그렇다면 사춘기 조발증이 성인으로 장성한 후 당뇨병이나 생식장애 등이 수반될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음을 상기할 때 주목할 만한 내용이다.

미국 오하이오주 톨레도에 소재한 톨레도대학 의과대학의 멩지 왕 교수 연구팀은 지난 17~20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개최되었던 미국 내분비학회(ES) 제 100차 연례 학술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왕 교수는 “분유 수유가 비만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며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연구결과를 보면 모유 수유부가 적절하고 건강한 식생활을 영위하지 않을 경우에도 자녀에게 비만, 당뇨병, 사춘기 조발증 및 생식력 감소 등 갖가지 문제점들이 수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동물실험으로 진행된 것이어서 추후 실제 임상에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 왕 교수는 최근들어 전 세계적으로 사춘기가 과거에 비해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추세임을 상기시켰다. 아동비만이 사춘기 조발증을 유발하는 주된 위험요인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는 점 또한 짚고 넘어갔다.

왕 교수는 “과거 수행되었던 동물실험 결과들을 보면 이유(離乳: 젖떼기) 이후 과식이 사춘기를 앞당기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젖떼기 이전의 영양섭취가 대사계와 생식기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규명되지 못한 부분들이 많았다”는 말로 동물실험에 착수하게 되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왕 교수팀은 과다체중이 사춘기 도래시기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용 쥐들을 대상으로 한 그룹에 출산 및 모유 수유 착수시점부터 젖을 뗄 때까지 고지방 사료를 지속적으로 공급했던 것.

다른 한 그룹에는 같은 기간 동안 통상적인 내용물의 사료를 공급했다.

그 결과 모유 수유기 동안 사료를 과다섭취했던 실험용 쥐들이 출산한 새끼들에게서 비만 발생빈도가 높게 나타났을 뿐 아니라 2차 성징이 나타나고 생식기능을 갖게 되는 시기가 상당히 빨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왕 교수는 “이 같은 결과가 모유 수유기가 자녀들에게서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점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시기라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실험용 쥐들을 대상으로 생식검사를 진행한 결과 모유 수유기 동안 어미가 고지방 사료를 섭취한 새끼들은 암컷‧수컷 예외없이 성장해서 번식했을 때 한배 새끼 수가 감소했을 뿐 아니라 짝짖기부터 출산에 이르는 시기가 연장되었고, 임신률 또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당 불내성과 인슐린 둔감성이 나타나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성이 크게 증가했음을 시사했다.

왕 교수는 “아동비만이 성인으로 성장한 후 사춘기 조발증과 대사계 장애를 수반할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임을 이번 연구결과가 재입증한 것”이라며 “사춘기 조발증 환자들의 경우 적절한 치료와 추적조사가 중요해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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