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도 의료서비스경험조사'
의료비 지원, 접근성 개선 등 보건의료제도 변화 필요성을 실감하는 국민이 절반을 넘은 57.4%로 나타났다.
외래 진료를 받은 국민 10명 중 8명은 의료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전국 5천 가구의 15세 이상 가구원(1만1,09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 의료서비스경험조사'의 결과를 25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복지부가 '사람 중심의 보건의료제도'를 강조하는 국제사회 흐름에 부응하고, '환자 위주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정책 추진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2017년 10월 10일~11월 3일 동안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협력으로 실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병의원, 한방병의원, 치과병의원 등 의료기관을 방문해 외래 진료(67.9%)를 받았거나 입원(5.6%)을 경험한 비율은 68.6%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의 경우, 10명 중 9명이 외래 진료를 목적으로 병의원을 찾는 등 20대 이후부터는 나이가 많을수록 의료서비스 이용률이 높아졌다. 연령대별로 각각 살펴보면 30대는 56.6%, 40대는 65.1%, 50대는 74.8%였다.
지역별로는 상대적으로 노인인구의 비중이 높은 읍․면 지역(68.4%) 거주자가 동지역(67.7%) 보다 외래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했다.
의료기관은 '가깝거나(40.7%)', '늘 이용해서 익숙한(29.0%)' 곳을 주요 이유로 선택했고, 다음은 '치료효과가 좋아서(23.8%)', '주변 권유(20.4%)' 등의 순으로 방문했다.
외래 의료서비스의 경우, 응답자의 90.9%가 희망하는 날짜에 진료를 받았고, 외래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린 기간은 평균 1.4일로 동(1.3일)과 읍․면(1.6일) 등 지역 간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의료보장유형별로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는 1.4일을 대기하는 반면, 의료급여 수급자는 3일을 기다리는 것으로 집계되어 다소 차이를 보였다.
진료 당일, 병원에서 대기한 시간은 접수 후 평균 20.8분으로, 병원(평균 26.4분)이 의원(평균 18.9분)보다 7분 이상 더 기다린 것으로 조사됐고, 대기시간 10분 이내까지는 환자의 70% 이상이 긍정적으로 느끼지만, 10분을 초과하는 순간부터는 '대기시간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절반 이하로 현저히 감소했다.
응답자의 68.8%는 본인이 원하는 날짜에 입원했으며, 입원 환자의 예약 후 대기기간*은 평균 3.1일로 읍·면지역(4.3일)이 동지역(2.7일) 보다 하루 이상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담당의사의 태도 및 서비스에 대해 외래 진료를 받은 응답자의 83.2%가 긍정적인 느낌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의료의 질적 측면에서 OECD 회원국과 직접 비교되는 항목으로 부문별 결과를 보면, △의사가 예의 있고 정중하게 대했다(89.1%) △의사와의 대화가 충분했다 (81.1%) △받게 될 검사나 치료에 대해서 알기 쉽게 설명을 받았다(80.0%) △의사가 본인의 의견을 잘 반영해 진료했다(83.3%) △의사에게 질문이나 걱정을 충분히 말할 수 있었다(78.4%) 등이었다.
스스로 '자신의 건강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의사 및 간호사 서비스 등 의료기관 이용 전반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복지부는 "이는 만성질환 관리, 의료서비스 질 향상 등을 통해 국민의 주관적 건강 수준이 향상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외래 진료를 위해 이용한 의료기관이 '청결했다'고 평가하는 사람은 90.8%인 반면, 접수, 수납 등 행정부서의 서비스 만족도는 73.5%로 낮게 나타나 개선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본인 또는 다른 환자의 질병명 등 사적 정보가 예기치 않게 공개되는 경우 등을 고려했을 때, 사생활이 잘 보호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중도 74.2%에 그쳐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외래진료 시, '약에 대한 부작용'을 경험한 비율은 7.7%, '감염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경우는 7.0%로 나타났다.
의료기관에서 비상구, 소화기 등 안전시설을 쉽게 인지한 사람은 50.1%에 그쳤으며, 입원환자는 본인이 침대에서 떨어지거나 다른 환자의 낙상을 목격한 경우는 3.9%로, 의료기관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병의원 이용 접근성, 건강보험 및 의료비 지원, 의료인력 및 시설 등을 포함하는 보건의료제도'에 대해 응답자의 57.4%가 '변화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연령별로 보건의료제도 변화의 필요성을 가장 크게 느끼는 계층은 경제활동이 활발한 30대(63.6%)와 40대(60.9%)로 나타났다.
의료비 부담 경감, 보장성 확대 등 보건의료제도의 개선을 위해 건강보험료를 추가로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응답자의 56.9%(찬성 28.1%, 보통 28.8%)가 부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추가 부담 의향이 확실한 경우는 30대(31.9%)와 40대(28.8%)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60세 이상(25.7%)이 가장 낮았다.
지난 1년 간 만성질환으로 병원진료(외래 또는 입원)를 받은 경험이 있는 비율은 23.0%이며, 주요 질병은 고혈압 13.7%, 당뇨병 6.1%, 관절병증 4.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읍·면지역이 동지역에 비해 만성질환 진료 경험률이 높았으며, 특히 고혈압의 경우, 읍․면 지역(19.6%)과 동 지역(12.1%) 간 7.5%p 차이를 보였다.
지난 1년간 의료비용이 부담스러워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못한 경우’는 2.6%, ‘진료나 치료를 포기'한 경우는 3.8%, '의사에게 처방은 받았으나 의약품을 구매하지 못한 경우'는 1.6%로 나타났다.
복수의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을수록 비용 부담으로 의료기관 방문, 진료 및 치료, 의약품 구매 등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2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 10명 중 한 명이 진료나 치료를 포기(12.1%)한 것을 확인했다.
2017년 보건복지부가 처음으로 실시한 '의료서비스경험조사'는 크게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경험'과 '보건의료제도에 대한 국민의 인식'으로 구성됐다.
복지부는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와 의료서비스의 현주소를 국민의 눈으로 살펴보고, 이용자의 관점에서 ‘의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 모색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라며 "향후에는 건강검진, 재활치료, 중증질환 등의 관심영역이나, 노인, 아동 등 특정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심층 조사를 실시해 통계 결과의 활용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