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피흡수 제제 개발 과정에서 주로 나타나는 문제로 반감기, 피부와의 대사작용, 날씨로 인한 결정화 등이 꼽혔다.
19일 열린 ‘2017 대한약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에서 최후균 교수(조선대 약대)는 경피흡수 제제의 개발과정을 소개하며 이 같은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최 교수는 “30-40년 전부터 약물전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제약계 및 학계에서는 점점 더 신약을 개발하기 어려워지고 산업체에서는 특허연장수단으로 이용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신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나, 약물전달 기법을 응용하면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고 환자들에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 그렇게 개발된 제제가 경피흡수 제제다.
경피흡수 제제는 피부를 통해 약물을 흡수시키는 제제로, 피부로 약물이 방출되면 각질층에서 분비가 이루어져 조직을 통해 인체 내로 흡수되는 원리다.
경피흡수 제제는 피부를 통해 약물을 전달하되 혈중농도가 전신에 걸쳐 나타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전신에 일정한 플라스마(Plasma) 레벨을 유지할 수 있고, 부작용 감소와 치료 효과 증진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반감기가 짧은 경우 투여하기 어려운 경구제제에 반해 경피흡수 제제는 제약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된 경피흡수 제제는 20-30개에 불과하다. 경피흡수 제제가 개발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 반감기가 짧아야 한다. 또한 경피흡수 제제는 약물을 다량으로 전송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사람에 따라 피부 거부반응이 있을 수 있는 것 또한 단점이다.
그러나 경피흡수 제제에는 ‘결정화’가 따라온다. 약제 사용 초기에는 약물이 용매에 적절히 녹아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용매에서 결정이 추출된다. 이렇게 약이 녹지 않은 상태로 사람에 투여하게 되면 투과속도와 접착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계절적인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날씨가 춥고 건조한 겨울에 주로 결정화가 이루어진다는 것. 그러나 최 교수는 “비교적 날씨와 온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일반 실험실과는 달리 GMP 공장에서 제조하는 경우에는 결정화가 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약물이 피부에서 대사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약물이 저항성을 가져 피부에서 분해가 되는 이런 경우, 해당 피부표면에서 약물을 제거해보면 거의 투과가 되지 않는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현재 경피흡수 제제는 주로 접착제 제제로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기술의 발달로 아크릴, 실리콘, 아크릴 루버 하이브리드 등을 이용한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최 교수는 “현재 다양한 제제와 방법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성공적인 제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발 과정에 반영한다면 더욱 획기적인 제제를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