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소아 뇌전증을 의미하는 ‘드라베 증후군’(Dravet syndrome)을 치료하는 최초의 약물이 연내에 허가신청 절차를 마칠 수 있을 전망이다.
영국 제약기업 GW 파마슈티컬스社와 캘리포니아州 칼스바드에 소재한 이 회사의 미국 내 자회사인 그리니치 바이오사이언시스社(Greenwich Biosciences)는 소아 드라베 증후군 치료제로 개발을 진행해 왔던 약물인 ‘에피디올렉스’(Epidiolex: 카나비디올)의 임상 3상 시험결과가 의학저널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최신호에 게재됐다고 24일 공표했다.
‘드라베 증후군에 수반되는 약물 저항성 뇌전증에 나타낸 카나비디올의 효능 평가시험’ 제목으로 게재된 보고서가 바로 그것이라는 것이다.
GW 파마슈티컬스측이 개발을 진행 중인 선도물질인 ‘에피디올렉스’는 동종계열 최초의 뇌전증 치료제 기대주이자 순도높은 천연물 추출 카나비디올 및 비 정신작용형 카나비노이드 액제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에피디올렉스’는 고도 약물저항성 소아 환자들에게 기존의 다른 치료제들과 병용토록 했을 때 월별 경련발작 건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입증되었을 뿐 아니라 우수한 내약성을 보였다는 것이 GW 파마슈티컬스측의 설명이다.
사망률이 높게 나타나는 데다 유의할 만한 발달지체를 동반하는 드라베 증후군은 아직까지 FDA의 허가를 취득한 치료제가 부재한 형편이다.
이날 GW 파마슈티컬스측은 ‘에피디올렉스’의 FDA 허가신청서 제출이 올해 중반경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임상시험을 총괄했던 뉴욕대학 메디컬센터 종합뇌전증센터의 오린 데빈스키 박사는 “치료에 가장 큰 어려움이 따르는 유형의 뇌전증 가운데 하나가 드라베 증후군”이라며 “이번 시험에 피험자로 참여한 소아환자들만 하더라도 다양한 뇌전증 치료제들을 복용해 왔음에도 불구, 월별 발작건수가 수 십건에서 수 백건에 달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번 시험에서 도출된 결과를 보면 ‘에피디올렉스’가 임상적으로 유의할 만한 효용성을 제공할 수 있음이 시사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환자들에게 공급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드라베 증후군재단의 니콜 빌라스 학술이사는 “대단히 고무적인 결과를 내포한 시험결과가 학술저널에 게재된 것은 드라베 증후군 커뮤니티에 중요한 진일로가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며 “바꿔 말하면 희귀하지만 파괴적인 질병에 대응하는 새로운 치료대안이 가시권에 진입했다는 희망을 안겨주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번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임상 3상 시험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뇌전증 치료제들로 발작 증상을 조절하지 못한 평균연령 9.8세(2~18세)의 소아 드라베 증후군 환자 120명을 충원한 후 무작위 분류를 거쳐 기존의 표준요법제에 더해 각각 ‘에피디올렉스’ 20mg/kg 또는 플라시보를 매일 병용토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미국 및 유럽 내 23개 병원에서 충원된 피험자들은 평균 4종의 뇌전증 치료제들을 복용해 왔던 환자들이었으며, 이번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평균 3종의 약물들을 병용했다.
착수시점에서 피험자들의 월별 평균 경련발작 건수는 13건으로 집계되었는데, 적게는 3.7건에서 많게는 1,717건에 달했을 정도로 편차가 현격했다.
하지만 14주 동안 치료를 진행한 결과 ‘에피디올렉스’ 복용群은 평균 경련발작 건수가 3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플라시보 대조群에서 13%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 것과는 확연한 약효차이를 드러냈다.
마찬가지로 월별 경련발작 감소율이 50%를 상회한 피험자들의 비율을 보면 ‘에피디올렉스’ 복용群이 43%로 분석되어 플라시보 대조群의 27%를 상회했다. 평가척도의 하나인 ‘CGIC’(Caregiver Global Impression of Change)를 적용해 보더라도 ‘에피디올렉스’ 복용群은 62%가 전체적으로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되어 플라시보 대조群의 34%를 크게 웃돌았다.
월별 발작건수가 0건으로 나타난 피험자들의 비율도 ‘에피디올렉스’ 복용群은 5%로 나타나 플라시보 대조群의 0%와는 확연한 격차를 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