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클론 항체 에비나쿠맙 중성지방 64~73% ↓

20~50% 감소 현행 경구요법제 상회 임상 1상 공개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높으면 췌장 내 염증발생 뿐 아니라 췌장염과 죽상동맥경화증을 비롯한 각종 심장병이 발생할 위험성 또한 상당정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주사제형 생물의약품으로 개발이 진행 중인 한 약물이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데 괄목할 만한 효과를 나타냈다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공개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의대의 리차드 던바 조교수 연구팀(중개의학‧의학유전학)은 루이지애나州 뉴올리언스에서 지난 12~16일 개최되었던 미국 심장협회(AHA) 연례 사이언티픽 세션에서 이 같이 밝혔다.

화제의 약물은 뉴욕州 태리타운에 소재한 제약기업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社(Regeneron)가 개발을 진행 중인 모노클로날 항체 약물의 일종인 에비나쿠맙(evinacumab)이다.

던바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우리는 높은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유도하는 앤지오포이에틴 유사단백질 3(Angiopoietin-like 3 또는 AngPTL3)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작용하는 주사제의 효능을 관찰했는데, 예상했던 대로 AngPTL3를 억제한 결과 플라시보 대조그룹과 비교했을 때 중성지방 수치가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눈에 띈 중성지방 수치 감소도는 현재 사용 중인 경구용 약물들의 효과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의 것이어서 주목됐다고 던바 교수는 강조했다.

던바 교수팀은 41명의 피험자들을 충원한 후 무작위 분류를 거쳐 32명에게 에비나쿠맙을, 나머지 9명에게는 플라시보를 각각 투여하는 방식의 임상 1상 시험을 진행했다.

에비나쿠맙은 유전적 조작을 거쳐 AngPTL3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던바 교수팀은 피험자들에게 6가지 다른 용량의 에비나쿠맙 또는 플라시보를 투여한 후 최소한 5개월 동안 추적 모니터링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상위 3개 용량을 투여한 그룹에서 중성지방 수치가 64~73%까지 감소했음을 연구팀은 관찰할 수 있었다. 아울러 중성지방 수치가 가장 크게 감소한 시기는 투여 후 4일째 시점이었음이 눈에 띄었다.

던바 교수는 “이번 시험에서 관찰된 효과가 현재 다빈도로 사용되고 있는 피브레이트 또는 어유(魚油) 처방제 등을 투여했을 때 수반되는 20~50% 정도의 중성지방 감소도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의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안전성 측면에서 보더라도 7명의 환자들에게서 두통을 포함한 경도(輕度) 부작용이 수반되었을 뿐이어서 양호한 내약성을 보였다고 던바 교수는 덧붙였다.

이에 따라 던바 교수는 앞으로 중성지방 수치가 매우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에비나쿠맙을 기존의 경구용 약물들과 병행해서 치료하는 요법이 각광받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중성지방 수치가 매우 높은 환자들의 경우 현재 사용 중인 경구요법제들로는 효능 뿐 아니라 안전성 측면에서도 충분한 수준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밖에도 던바 교수는 에비나쿠맙이 용량의존적으로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및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까지 감소하는 작용을 나타냈다는 점을 짚고 넘어갔다.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은 죽상동맥경화증이 발생할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인체에 유익한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까지 감소시킨 것은 에비나쿠맙의 AngPTL3 억제작용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던바 교수는 풀이했다.

던바 교수는 “이번 시험이 예비적인 단계의 것에 불과하지만, 중성지방 수치의 관리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경우 단기적으로는 췌장염 위험성으로 인한 환자들의 내원건수를 낮추고, 장기적으로도 심장병 유병률을 떨어뜨리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