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 아시아 원산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자생하는 흰독말풀(jimson weed 또는 Datura metal)이라는 이름의 식물로부터 추출한 단백질이 실험실내 연구에서 뇌 종양 세포들의 증식을 차단하는 효과를 나타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와 관련, 일반적인 부류의 뇌 종양과는 달리 악성 신경교종(神經膠腫)은 치료가 매우 어려운 암으로 분류되고 있다. 신경교종 환자들의 경우 건강한 뇌 조직과 종양 부위 사이의 융모를 구분하기 어려워 제거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
현재 신경교종에는 방사선요법이나 항암화학요법이 사용되고 있는 정도이다.
그러나 일본 도쿄시립노인학연구소(TMIG) 다스꾸 사사키 박사팀은 1일 발간된 '브리티시 저널 오브 캔서'誌 10월호에 공개한 논문에서 "흰독말풀에서 추출한 '다투라 스트라모늄 아글루티닌'(DSA; Datura Stramonium Agglutinin)을 투여한 결과 암세포의 증식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거나, 증식이 거의 중단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심지어 DSA가 악성 종양세포들을 정상적인 세포들로 변화시키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도 있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정상적인 뇌 세포들과 달리 뇌 종양 세포들은 초기단계에서 성장을 멈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조기에 성장이 중단된 뇌 세포들은 신속하게 분열하고 확산되면서 종양조직을 형성시키게 된다.
사사키 박사는 "DSA가 미성숙한 뇌 세포들을 성숙한 뇌 세포들로 변화시키고, 세포분열 및 증식을 중단시키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작용은 DSA를 제거한 뒤에도 그대로 유지되었는데, 이는 DSA가 암세포들에 미치는 영향이 되돌릴 수 없는 것이기 때문으로 사료된다고 사사키 박사는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DSA가 뇌 세포들을 괴사시키는 것이 아니라 신경교를 분화시켜 신경교종 세포들을 억제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이 원리에 기초한 항암제가 개발되어 나올 경우 신경교종과 같이 제거하기 어려운 종양을 치료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나 영국 브래드퍼드大 암연구소의 존 더블 소장은 "매우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는 연구결과이기는 하지만, 실험실 내에서 약물이 종양세포를 억제토록 하는 것과 동일한 약물이 실제 임상에서 그 같은 효과를 나타내도록 하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가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므로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며, 실제로 이번에 도출된 연구결과를 응용한 항암제가 출현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리라 전망된다는 것이다.
한편 흰독말풀은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가지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풀로 흰색의 꽃을 피우지만, 불쾌한 향기를 발산하는 식물이다. 특히 매우 강한 독성을 지녀 시력장애, 혼란감, 도취감, 정신착란, 환각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잎 부위는 천식 치료제, 진통제 또는 진해제로도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