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대중에게 다가가는 약사 역할 중요하죠"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천명자 사무국장
임채규 기자 lim82@naver.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5-04-22 12:23   수정 2015.04.22 15:24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약준모) 천명자 사무국장. 흔히 '약준모'라고 부르는 모임은 알고 있지만 사무국장의 이름은 생소하다.

두드러지게 이야기되는 경우도 많지 않고, 일부러 외부에 이름을 알릴 기회 역시 많지 않다. 하지만 약준모 운영위원 사이에서는 역할이 분명한 존재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유명한(!) 이름이기도 하다. 천 국장으로부터 약준모 사무국 업무에 대해 들어봤다.

△ 언제부터 사무국에 몸담았는지….

시간이 참 빠르다. 2011년 8월 일반의약품 슈퍼판매 문제로 약사사회가 소란스러울 때 약준모 업무를 시작했다.

국회나 대외업무 등 약준모에서 대외협력이 필요해지면서 지인의 소개로 약준모에서 일하게 됐다. 벌써 5년차가 됐다.

△ 이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지난 2004년 '국민통합을 위한 차별해소방안' 연구과제로 2년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위촉연구원으로 일했다.

이후 NGO단체에서 5년간 사무국장을 지냈고, 강좌사업과 책자 발간 등 학술 관련 일을 주로 했다. 간간이 한국연구재단의 프로젝트 연구보조원을 하기도 했다. 강의나 기고에도 많이 참여했다.

△ 주로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가?

약준모에서는 회원관리를 비롯한 사무국 제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사업과 운영은 운영위원회 위원과 사무국이 업무를 함께 만들고 진행한다.

특별기구인 보건의료클린팀 업무도 하고 있다. 무자격자 약국 클린사업에 참여중인 약사들은 업무 특성상 공개적으로 일을 진행할 수 없다. 클린팀 참여가 알려지면 외부 압력으로 자정사업을 진행하는데 애로가 많기 때문이다. 클린팀 신고자로 직접 공익신고를 진행하게 된 배경이다.

이후 공익신고 약국과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무자격자 약국 신고자로 유명한 이름이 됐다. 초창기에는 공익신고 대상 약국으로부터 비난도 들었다. 난처한 일을 겪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계속된 약준모의 무자격자 약국 공익신고로 약사사회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약준모는 의료민영화를 반대한다. 국민보건을 위한 최선의 정책적 고민과 지역사회 내에서의 약사의 역할과 위상을 자리매김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대외협력업무로 무상의료운동본부와 의료민영화저지범국민본부에 연대단체로 참여하고 있다. 덕분에 이전에 일한 NGO 단체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1인시위도 약준모에 와서 처음 해봤다.

△ 최근 진행중인 업무가 있다면?

지난 2013년 약준모에 회비제가 도입되면서 단계적으로 안정화 과정을 거쳐 왔다. 올 4월부터는 모든 회원을 대상으로 회비제가 시행됐다.

회원제 정착은 진행형이다. 회원들의 회원제에 대한 인식과 정착은 앞으로 계속 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다.

분기별로 진행되는 학술강의도 중요한 부분이다. 지난 19일에 모프회원(정회원)을 대상으로 실무경영에 초점을 맞춘 학술강의를 진행했다. 회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강의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계속 사업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대의원선거가 있다. 선거인명부 확정 등을 준비중이다.

대외협력 업무로는 무상의료운동본부와 의료민영화저지범국민본부의 회의나 일정을 챙기게 된다. 연대단체로 참여하는 동안은 계속되는 업무이다.

△ 일하면서 약사에 대한 인식이 변한 게 있는가?

어느날 공공의약정책팀장님과 식사를 함께 했다. 식사를 5분만에 마무리했다. "왜 그렇게 밥을 빨리 드세요?"라고 물었더니 "우리(약사)는 식사시간이 따로 없어요. 그래서 빨리 먹어야 돼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약국에서 약사들이 점심시간을 따로 갖지 못한다는 사실을 그때 알았다. 약국의 근무환경을 진지하게 고민해 본적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약사의 복지와 근무환경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되는구나라고 느꼈다. 노동자의 근무환경과 복지에 대해 논의하면서 약국의 시스템과 근로환경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고 정책적으로 제도화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또,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서 약국에서 환자들을 상대하면서 겪는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약사도 감정노동자로서 애환이 많다는 걸 이해하게 됐다. 많은 시간을 '약국이라는 공간에서만' 보내는 약사들의 공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됐다.

국민이 약사와 약국과 친해질 수 있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약사와 약국에 대해 좀더 알게 되고 익숙해지면 약국에서 환자 스스로가 약사를 배려하는게 가능하지 않을까 여겨졌다.

△ 약준모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평가한다면?

그동안 약준모는 세월호 관련 성금을 보내고, 삼성노조 파업 현장에 의약품을 지원했다. 올해는 쌍용차 굴뚝농성 현장에도 의약품을 보냈다.

모두 약사가 국민에게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일이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약사가 일상적으로 대중과 많이 접하고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약사가 보수적 기득권층이라는 사회적 인식에서 벗어나 국민과 함께하고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를 돌봄으로써 약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어 나가는데 약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약사사회에서 약준모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 생각한다. 약사사회에서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보건의료클린팀 사업은 약사사회 자정노력을 통해 약사가 국민에게 신뢰받는 직업군이 되는 초석이 될 것이다. 이러한 약준모의 노력은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판단되고, 계속 중심을 잃지 않고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 회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약준모는 그동안 많은 일을 했다.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에서 독립 홈페이지로 이사했고, 회칙을 만들어 2013년 회원 전체투표를 통해 약준모 회비제를 시행하는 것으로 회칙을 변경했다.

약준모는 회원으로 이루어진 회원단체이고, 회원은 약준모를 함께 만들어 가는데 필요한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갖는다. 회비제는 유료화의 개념으로 돈을 내고 홈페이지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더 적극적인 '회원단체'로 나가자는 것이다.

운영위원은 회원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한다. 그러나 회원수에 비해 운영위원의 인력은 부족하다. 운영위원들로만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좀더 많은 회원이 운영위원회에 정책제안도 하고, 운영과 관련된 제안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동참해 운영위원만이 하는 일이 아닌 회원 전체가 동참하여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하고, 만들어 가는 약준모가 되었으면 한다. 사무국장으로서 회원들을 위하여 도움이 되고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주로 홈페이지를 통해 많은 정보가 오가고 소통이 이루어지다 보니 강의나 정기모임이 아니면 인사를 나누기가 어렵다. 직접 볼 수 있는 더많은 기회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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