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들은 심장병 환자들에게 유해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사료되어 왔다.
우울증은 심장마비가 발생했던 환자들의 경우 20% 정도에서 뒤따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 같은 경우에 속하는 우울증은 심장질환의 회복속도를 더디게 하고, 사망에 이르는 비율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어 온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 삼환계 항우울제 등 구형 약물들을 심장병 환자들에게 처방하면 흉통·심장박동수 이상 등 부작용을 유발시키고, 나아가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어서 치료에 어려움이 따라 온 것이 현실이었다.
신세대에 속하는 항우울제들의 경우에도 아직까지 심장마비 환자들에게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을지를 입증한 연구전례가 없었던 것은 마찬가지.
이와 관련, '졸로푸트'(서트라린)가 심장마비가 발생한 후 나타난 우울증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매우 효과적이고 안전한 약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초기 단계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美 뉴욕주립정신의학연구소(NYSPI)에 재직 중인 알렉산더 H. 글래스만 박사는 '美 의사회誌'(JAMA) 14일자 최신호에 공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컬럼비아大 의대 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글래스만 박사는 심장마비나 불안정형 협심증으로 입원한 369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24주 동안 '졸로푸트'나 플라시보를 투여한 후 추이를 비교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었다. 이들은 모두 중증의 우울증을 진단받은 환자들이었다.
그 결과 '졸로푸트'를 투여한 그룹은 심장병 합병증으로 인해 재입원했거나, 심혈관계 이상으로 사망에 이른 케이스가 플라시보를 투여한 그룹에 비해 23%나 낮은 수치를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졸로푸트' 투여群에서는 또 심장기능 이상과 같이 유의할만한 부작용이 발생한 케이스도 목격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글래스만 박사는 "23%라는 수치는 당초 기대했던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어서 괄목할만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아울러 "약물이 우울증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심장기능도 개선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에 주목한 국립 심장폐혈액연구소(NHLBI)측이 '팍실'과 '푸로작' 등 다른 SSRI系 약물들도 심장병 환자들에게서 '졸로푸트'와 동등한 효능을 보이는지 입증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할 수 있도록 연구비 지원의사를 제의해 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 동참했던 워싱턴大 의대 로버트 M. 카니 교수는 "연구에 참여한 환자수가 적었던 데다 연구기간도 짧은 편이었음을 감안할 때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보다 확실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졸로푸트'는 화이자社가 발매 중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의 일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