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끊고프면 ‘토파맥스’와 인연의 끈 이어라!

문제성 주사파(酒邪派) 음주욕구 억제 도움 기대

폭음(暴飮)으로 인한 생산성 손실과 의료비, 범죄 관련비용 등으로 미국에서만 연간 2,235억 달러 안팎이 지출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울러 미국에서 12세 이상의 인구 가운데 23%가 지난달 한번에 5잔 이상 술을 마셨고, 매월 최소한 5일 이상 한번에 5잔 이상의 술을 마신 이들이 7%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항경련제 ‘토파맥스’(토피라메이트)가 문제성 음주자(problem drinkers)들의 음주욕구를 억제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한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무엇보다 특정한 유전자형의 소유자들에게서는 ‘토파맥스’의 약효가 한층 눈에 띄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펜실베이니아대학 의대의 헨리 R. 크랜즐러 교수 연구팀은 ‘미국 정신의학誌’ 온라인版에 14일 게재한 ‘토피라메이트 복용이 폭음자들에게 나타낸 효과: GRIK1 다형성에 의한 절제’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크랜즐러 교수는 “이번 연구가 문제성 음주를 이해하고 치료법을 찾는 데 중요한 진전이 이루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번 연구는 또 음주를 완전히 중단하기보다 안전한 수준으로 음주량을 절제할 수 있기를 원하는 환자들에게 ‘토파맥스’가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임을 입증한 첫 번째 연구사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랜즐러 교수 연구팀은 총 138명의 폭음자들을 무작위 분류한 뒤 이 중 한 그룹에 12주 동안 ‘토파맥스’를 최대용량인 1일 200mg 복용토록 하면서 다른 한 그룹에는 플라시보를 복용토록 하는 방식의 연구를 진행했었다.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두 그룹에 속한 피험자들은 음주량을 줄이고 술을 마시지 않는 날이 늘어나도록 하기 위해 짤막한 상담을 받았다. 시험은 첫 한주 동안 시험 전 평가기간과 12주 동안의 치료기간, 9일에 걸친 약물복용량 감소기간 등 3단계에 걸쳐 진행됐다.

연구팀은 약물치료에 착수한 후 처음 6주 동안 매주 피험자들을 관찰했고, 뒤이어 격주로 내원해 호흡 알코올 농도, 체중, 기타 중요한 징후 등을 측정받도록 했다. 동시에 약물복용 실태와 부작용, 프로토콜 준수도 등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내원할 때마다 음주량과 약물 복용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면접조사도 이루어졌다.

그 결과 ‘토파맥스’를 복용한 그룹은 플라시보 대조群과 비교했을 때 음주일수가 크게 감소했음이 눈에 띄었다. 시험 종료시점에서 평가했을 때 플라시보 대조群의 음주일수가 ‘토파맥스’ 복용群에 비해 5배나 높게 나타났을 정도.

‘토파맥스’ 복용群은 또한 최근 4주 동안 금주일수가 플라시보 대조群에 비해 2배 이상 높게 나타나 주목됐다. 마찬가지로 ‘토파맥스’ 복용群은 플라시보 대조群에 비해 절주일수가 훨씬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유럽-미국계의 40% 정도에서 나타나는 특정한 유전자형에 속한 이들의 경우 ‘토파맥스’ 복용에 따른 금주효과가 훨씬 뚜렷하게 눈에 띄어 시선을 집중시켰다. 즉, ‘토파맥스’ 복용群 가운데 카이닌산(글루타메이트) 수용체를 나타낸 이들의 경우 음주량 감소가 확연하게 나타나 이 수용체가 ‘토파맥스’의 약효 발현기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함을 시사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가 ‘토파맥스’가 수많은 신경전달물질 및 효소계와 상호작용함을 감안할 때 음주량 감소를 위한 약물을 개발할 때 조준해야 할 특정타깃을 부각시키는 내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약물이 카이닌산 수용체를 타깃으로 작용토록 함으로써 피로, 현기증, 기억력 장애 등의 부작용 발생은 최소화하면서 금주효과는 최대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는 설명이다.

크랜즐러 교수는 “이번 연구가 ‘토파맥스’ 복용을 통해 나타날 효과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도록 하고, 불필요한 약물복용은 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맞춤치료를 가능케 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해 줄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