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제약업계 대형 M&A가 콸콸콸?
화이자‧와이어스 빅딜 이후 내부적으로 ‘들석들석’ 관측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9-02-03 11:02   수정 2009.02.06 17:32

화이자社가 지난달 26일 와이어스社를 680억 달러에 인수하는 내용의 초대형 빅딜이 전격성사된 이후로 올해 글로벌 제약업계의 M&A 기상도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분위기이다.

지난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에 이르는 기간 동안 ‘제약 빅딜’이 줄을 이은 데 이어 오랜만에 성사된 화이자社의 와이어스社 인수 건이 또 다시 대형 M&A 붐을 몰고 오는 촉매제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이기 때문.

당장 로슈社는 지난달 30일 제넨테크社에 대한 적대적 M&A 의사를 공개적으로 재천명하고 나섰다. 사실 로슈는 지난해 7월 미보유 지분 44%에 대해 한 주당 89.0달러, 총 437억 달러의 조건으로 인수를 제안했을 당시에도 제넨테크측 주주들로부터 “회사의 가치를 평가절하했다”며 강력한 반발에 직면했던 입장.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로슈가 제넨테크 인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최대 500억 달러 정도의 비용지출까지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따랐었다.

그럼에도 불구, 로슈측은 지난달 30일 당초 제시했던 수준보다 오히려 하향조정된 한 주당 86.50달러, 총 420억 달러의 조건을 새로 내놓아 고개가 갸웃거려지게 했다. 최근의 경제위기 상황과 제넨테크측의 주가하락 등을 감안한 것이라고 로슈측이 설명하고 있지만, 인수성사에 대한 자신감이 상당정도 투영되어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

로슈측은 또 지난달 28일 양대주주 가문인 호프만家와 오에리家가 지분 보유기간의 무기연장에 합의했다고 발표해 현재 메이저 제약업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제품력을 보유한 자사가 화이자‧와이어스 빅딜의 후속타깃으로 부각될 수 있다며 고개를 들었던 M&A 외풍 관측에 찬물을 끼얹었다.

사노피-아벤티스社도 같은 날 크리스 비바커 회장이 제품력 확대‧수혈을 위해 M&A와 사업부문 다각화를 적극 추진해 나갈 방침임을 임직원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내부적인 사안임을 이유로 사노피측 대변인도 좀 더 구체적인 프리젠테이션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유보하는 반응을 보여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1일부로 사노피-아벤티스社의 CEO로 부임한 비바커 회장이 원래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에 재직할 당시 전임 장 피에르 가르니에 회장의 뒤를 이을 유력한 후보자 물망에 올랐던 인물이어서 회사를 옮긴 그가 절치부심하고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기에 충분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사노피측의 추후 행보를 더욱 예의주시케 하는 이유.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미 사노피측은 M&A 소요자금으로 40억 유로(51억 달러)를 비축해 둔 가운데 최대 170억~200억 유로(220억~260억 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조성하기 위해 금융권과 접촉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2007년 초부터 사노피측과 통합 루머가 고개를 들었던 데다 블록버스터 항혈소판제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의 코마케팅 파트너 관계에 있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의 이름이 유력한 상대자로 재차 거론되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BMS는 ‘플라빅스’와 함께 현재 회사의 주력제품을 구성하고 있는 정신분열증 치료제 ‘아빌리파이’(아리피프라졸)과 항고혈압제 ‘아바프로’(또는 ‘아발라이드’; 이르베사르탄)가 오는 2012년이면 특허만료에 따른 제네릭 제형들의 도전 직면이 예고되고 있는 상태이다. BMS는 또 지난해 일라이 릴리社에 인수된 BT 메이커 임클론 시스템스社(ImClone Systems) 인수에 나서기도 했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BMS 이외에 암젠社와 바이오젠 Idec社 등의 메이저 BT 메이커들이나 제네릭업계의 유수업체들로 꼽히는 아이슬랜드 악타비스社(Actavis), 독일 라티오팜社(Ratiopharm), 네덜란드 크루셀社(Crucell) 등과 관련해서도 일말의 개연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크루셀社는 화이자社가 인수를 발표하기 직전까지 와이어스社와 우호적인 협상을 진행했던 입장이다.

‘기업 사냥꾼’ 칼 C. 아이칸이 지난달 30일 미국 캘리포니아州 샌디에이고에 소재한 바이오제약사 애밀린 파마슈티컬스社(Amylin)의 이사에 지명된 것도 최근의 제약업계 기류와 관련해 차후의 추이를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애밀린社는 일라이 릴리社와 함께 항당뇨제 ‘바이에타’(엑세나타이드)를 코마케팅하고 있는 파트너. 현재 아이칸은 애밀린 지분을 9% 가까이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의 한사람이다.

한편 노바티스社와 일라이 릴리社, 아스트라제네카社 등 유수의 메이저 제약기업들은 때마침 어닝시즌을 맞아 4/4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빅딜급 M&A를 추진하지 않을 방침임을 언급하는 등 아직까지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 또한 메가톤급 M&A에 관심이 없음을 앤드류 위티 회장이 지난 8일 인터뷰에서 직접 못박은 바 있다.

그러나 이들 중 노바티스社만 하더라도 내심 이전부터 로슈社와 “우리 결혼했어요”를 외칠 수 있기를 원해왔음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사노피-아벤티스社까지 모종의 빅딜을 터뜨릴 경우 다른 메이저 제약기업들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는 입장에 처하게 되고, 예상치 못했던 반전이 전개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도 있지만, 현재의 글로벌 경제위기가 주가하락을 동반하고 있는 만큼 바꿔 말하면 M&A 성사에 따른 비용부담을 덜 수 있는 절호의 기호라는 진단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올해 글로벌 제약업계의 M&A 추이!

아무래도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2009년도 관전 포인트의 하나가 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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