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 이제 환자를 찾아간다"...스마트 임상시험 신기술 개발 '성과 공유'
분산형 임상(DCT)부터 디지털 치료제(DTx)·데이터 표준화까지… 미래 전략 총망라
백선우 스마트임상시험 사업단장 "신기술로 글로벌 임상 표준 선도할 것"
김홍식 기자 kimhs423@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2-19 06:00   수정 2025.12.19 06:01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대한민국 임상시험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 기술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8일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스마트 임상시험 신기술개발연구사업 성과 교류회'에서는 분산형 임상시험(DCT), 디지털 치료기기(DTx), 첨단바이오의약품, 그리고 데이터 표준화 등 4개 핵심 분야 주요 성과가 발표됐다.

이번 행사는 지난 3년간 사업단이 개척해온 스마트 임상시험의 성과를 되짚어보고, AI(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미래 임상 환경 구축을 위해 마련됐다.

백선우 사업단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백선우 사업단장은 개회사를 통해 "스마트 임상시험은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연구의 효율성, 정확성, 포용성을 혁신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이라며 "지난 3년간 글로벌 신약 개발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미개척 분야를 개척해 왔다"고 밝혔다.

사업단은 현재 30개 이상의 기관이 참여하는 5개년 대규모 국책 과제를 수행 중이다. 주요 성과로는 ▲국내 최초 법률 기반 분산형 임상시험(DCT) 시범 사업 ▲디지털 치료기기(DTx) 및 오가노이드·마이크로바이옴 등 첨단 바이오 임상 기술 개발 ▲데이터 기반 규제 대응 플랫폼 구축 등이 꼽힌다.

백 단장은 "현재 글로벌 시장은 속도와 데이터 품질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로 재편되고 있다"며 "우리가 개발한 플랫폼이 세계 임상시험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행사에서는  대한민국 임상시험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4개 핵심 분야도  발표됐다.

"병원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분산형 임상시험(DCT) 도약

서울대학교병원 김경환 교수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서울대학교병원 김경환 교수는 '디센트' 과제로 불리는 분산형 임상시험 기술 개발 성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DCT는 단순히 임상시험을 흩어놓는 것이 아니라, 환자를 중심에 두고 병원 방문을 최소화하는 혁신"이라고 정의했다.

김 교수는 주요 성과로 클리니컬 데이터 웨어하우스 구축을 꼽았다. 병원의 EMR 데이터를 표준화하여 외부 DMG 망으로 추출, 원격 모니터링이 가능하게 만든 시스템이다. 김 교수는 "기술력은 이미 충분하다"며, 향후 약물 배송 및 전자 동의 등 법적 허들을 시범 사업과 정책 제안을 통해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치료기기(DTx), 글로벌 표준 임상 지침으로 시장 선점

강남세브란스병원 김재진 교수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강남세브란스병원 김재진 교수는 '똑똑한 앱'으로 병을 고치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임상시험 기술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대한디지털치료학회와 협력하여 비만, 경도인지장애, 자폐 스펙트럼 등 5개 질환의 임상시험 지침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지침서는 식약처 가이드라인을 넘어 과학적 완성도를 높이고, 글로벌 표준에 맞춘 예시를 수록해 개발 업체에 실무적인 도움을 주도록 설계됐다. 모든 성과는 오픈 소스로 제공되어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할 전망이다.

첨단바이오(엑소좀·마이크로바이옴·오가노이드)의 규제 과학 확립

서울성모병원 민창기 교수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서울성모병원 민창기 교수는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는 첨단바이오 분야의 임상 진입을 위한 규제 과학적 기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민 교수는  "엑소좀(Exosome)의 임상화 부문에서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유래 엑소좀의 품질 관리 SOP를 확립하고 식약처 사전 상담을 진행하는 등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에 근접한 성과를 냈다"고 전했다.

또 마이크로바이옴 PK/PD 전략에서는 전통적인 약물과는 다른 마이크로바이옴의 특성에 맞춰 대사체 바이오마커 기반의 약동/약력학 평가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오가노이드(Organoid) 분류 체계에서는  불분명했던 오가노이드의 규제 프레임워크를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정의하고, 특허 회피 전략 등 실질적인 임상 진입 방안을 연구했다"고 발혔다.

리얼월드 데이터(RWD)와 AI가 결합된 임상 데이터의 진화

경희의료원 연동건 교수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경희의료원 연동건 교수는 병원의 실제 진료 데이터를 임상시험에 활용하는 표준 모델을 선보였다. 5개 상급종합병원과 카카오헬스케어가 협력한 이 프로젝트는 LLM(거대언어모델) 기반의 품질 관리를 통해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했다.

연 교수는 "희귀 질환 환자 모집이 어려운 경우, 표준화된 외부 데이터로 대조군(External Control)을 형성하는 가이드라인을 식약처와 함께 제작 중"이라며, 데이터 기반 임상시험이 신약 개발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성과 교류회는 대한민국 임상시험 산업이 단순한 양적 성장을 넘어, IT와 바이오가 결합된 초격차 기술을 확보했음을 증명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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