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파드셉, 근침윤성 방광암 3상서 생존 개선 입증
시스플라틴 적합 환자에서도 수술 전·후 병용요법 효과 확인
KEYNOTE-B15서 OS·EFS·pCR 모두 충족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2-19 06:00   수정 2025.12.19 06:01

MSD의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와 아스텔라스·화이자가 공동 개발한 항체약물접합체(ADC) 파드셉(Padcev)의 병용요법이 근침윤성 방광암(MIBC) 치료 영역에서 또 한 번 생존 이점을 입증하며 치료 패러다임 변화 가능성을 확대하고 있다.

세 회사는 시스플라틴 기반 화학요법이 가능한 근침윤성 방광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시험 ‘KEYNOTE-B15(EV-304)’의 중간 분석 결과에서, 수술 전·후 병용 투여(perioperative) 전략이 기존 화학요법 대비 환자 생존을 유의미하게 연장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KEYNOTE-B15 연구는 키트루다와 파드셉을 수술 전 신보조요법(neoadjuvant)과 수술 후 보조요법(adjuvant)으로 투여하는 전략을, 시스플라틴 기반 신보조 화학요법 후 수술을 시행하는 기존 표준치료와 비교한 임상이다. 이번 중간 분석에서 병용요법은 전체 생존(OS) 개선이라는 주요 목표를 달성했을 뿐 아니라, 1차 평가변수인 사건무재발생존(EFS)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EFS는 종양 재발, 특정 질병 진행, 수술 시 잔존 종양, 사망 등 초기 부정적 사건이 발생하기까지의 시간을 평가하는 지표다.

또 다른 주요 2차 평가변수인 병리학적 완전관해율(pCR)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이는 수술 전 치료 이후 절제된 조직에서 암이 관찰되지 않은 환자 비율을 의미하며, 신보조요법의 항암 효과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회사 측은 OS, EFS, pCR 등 세 가지 핵심 지표 모두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는 불과 한 달 전 발표된 또 다른 3상 임상 ‘KEYNOTE-905(EV-303)’의 연장선에서 의미를 갖는다. KEYNOTE-905는 시스플라틴을 사용할 수 없는 근침윤성 방광암 환자를 대상으로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요법을 수술 전·후에 적용한 연구로, 해당 병용요법은 수술 단독 대비 사망 위험을 50% 낮춘 것으로 나타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초의 근침윤성 방광암 수술 전·후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KEYNOTE-B15의 경우 대조군이 단순 관찰이 아닌 적극적 화학요법을 받은 시스플라틴 적합 환자군이라는 점에서 임상적 허들이 더 높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조건에서도 병용요법이 생존 이점을 보였다는 점은, 기존 백금 기반 화학요법 중심의 치료 전략을 재검토하게 만드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 책임자인 마운트사이니 병원의 매튜 갤스키(Matthew Galsky) 교수는 “최근 치료 발전에도 불구하고 시스플라틴 적합 근침윤성 방광암 환자에서는 재발 위험이 여전히 높다”며, “이번 결과는 보다 효과적인 수술 전·후 치료 전략이 필요함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고 밝혔다.

듀크 암연구소의 크리스토퍼 하임스(Christopher Hoimes) 교수 역시 “기존 치료 환경에서 근침윤성 방광암 환자의 약 절반이 진단 후 3년 이내에 전이성 질환으로 진행한다”고 언급하며, 새로운 치료 옵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임스 교수는 EV-303과 EV-304 두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요법이 시스플라틴 적합·부적합 환자 모두에서 유의미한 생존 개선을 제공하며, 기존 백금 기반 화학요법 중심 치료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치료로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요법은 이미 2023년 전이성 방광암 1차 치료에서 시스플라틴 사용 가능 여부와 무관하게 FDA 승인을 받으며 방광암 치료 전반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또한 키트루다는 고위험 비근침윤성 방광암(NMIBC) 환자 중 BCG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서 단독요법으로 승인돼 있으며, BCG 병용 전략을 평가하는 KEYNOTE-676 임상도 진행 중이다.

한편, 파드셉의 경우 NMIBC 적응증에서 1상 임상이 진행된 바 있으나, 해당 연구는 최근 전략적 이유로 중단됐다. 회사 측은 안전성이나 유효성 문제 때문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KEYNOTE-B15 임상 결과는 향후 규제기관과의 논의 및 허가 신청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데이터는 향후 학회에서 공개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요법이 근침윤성 방광암 치료에서 수술 전·후 치료라는 새로운 표준을 확립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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