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에 거센 M&A열풍이 휩쓸고 지나간 데 이어 지난해 '태풍 뒤의 고요'를 경험했던 미국 제약업계에 또 한번의 인수·합병 바람이 예보되고 있다."
그락소스미스클라인비챰社(GSK)의 장 피에르 가르니에 회장은 22일 영국 런던에서 가진 합병성사 후 첫 투자설명회에서 "줄곧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어 왔던 쉐링푸라우社의 인수說이 확산되고 있어 M&A바람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제약업계에서는 99년도에 화이자의 워너램버트 합병, 파마시아&업죤의 몬산토 인수 등 메가톤급 M&A가 잇따라 성사됐었다. 그락소와 스미스클라인비챰의 경우도 사실상 합병이라는 대전제에 합의한 것은 99년이었다.
가르니에 회장은 "올해 메이저급 제약기업들이 다시 M&A에 적극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쉐링푸라우·일라이 릴리·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 등의 이름을 거명했다. 엄청난 투자를 개의치 않는 연구개발력과 글로벌 마케팅망을 확보한 거대기업들과의 전쟁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
이에 대해 쉐링푸라우社의 대변인 로버트 콘살보는 "인수·합병 문제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것이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정책"이라고 말했다. 다만, 몇몇 초대형 기업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제약기업들은 항상 온갖 루머의 대상으로 거론되어 왔다면서 현재 쉐링푸라우와 관련한 루머가 떠돌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드레스너 RCM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社의 코-매니저 파라즈 나크비는 "GSK나 화이자 등 공룡(behemoth) 마케팅 조직의 출현으로 이제 제약기업들은 마케팅 인프라를 보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따라서 올해는 M&A가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사는 현재 55개 제약기업에 총 2억3,000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나크비는 "항히스타민제 '클라리틴'의 후속약물인 '클라리넥스'의 허가가 지연되고 있지만, 쉐링푸라우의 항히스타민제 사업부문은 많은 기업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고 있다"며 "머크 등이 주당 50~60달러의 가격에 의사를 타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컨설팅업체 파마 스트래티지社의 책임자 배리 제임스는 "노바티스나 바이엘 등 일부 유럽 제약사들도 쉐링푸라우에 관심을 보일만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노바티스의 경우 미국시장 진출확대 의도를 갖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표명해 왔으며, 바이엘도 제약사업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는 것.
그러나 한 M&A컨설턴트는 익명을 전제로 "쉐링푸라우와 관련한 루머는 이미 10년 전부터 나돌던 것"이라며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M&A說이 고개를 들면 주가부터 들먹이는 것이 통례임에도 불구, 2월 중순 쉐링푸라우의 주가가 10% 이상 떨어진 것만 보더라도 최근의 루머가 투자자들로부터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