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다 ADC 파이프라인 확보 '레고켐바이오' 글로벌 왕좌 노린다
25개 파이프라인 구축, 일부 임상 2상 진행…라이선스 거래 기대감 증가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11-28 06:00   수정 2023.11.28 06:01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ADC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며 ADC 왕좌 자리를 노리고 나섰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기존 ADC 한계로 지적돼온 안전성 문제를 독자 개발한 ‘ConjuALL(콘쥬올)’ 플랫폼으로 극복할 계획이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정철웅 연구소장이 지난 23일 인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진행된 '2023 바이오 인천 글로벌 콘펙스(BIG C 2023)’에서 차세대 ADC 개발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약업신문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정철웅 연구소장은 27일 “ADC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의약품 중 하나로 부상했다”면서 “ADC의 연이은 임상시험 성공과 규제기관 사용 승인은 새로운 ADC 임상 개발 열풍을 촉발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ADC의 한계점인 안전성, 유효성 등을 개선한 ADC 기업이 차세대 ADC 왕좌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연구소장은 지난 23일 인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진행된 '2023 바이오 인천 글로벌 콘펙스(BIG C 2023)’에서 차세대 ADC 개발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영국 생명과학 연구 리서치 기관 핸슨웨이드(Hanson Wade)의 비콘(Beacon)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62개의 ADC 신약후보물질이 임상시험에 진입했다. 특히 지난해 처음으로 아시아 기업이 개발한 ADC 32건이 임상에 진입하며, 미국과 유럽 기업의 ADC 임상 진입 21건을 넘어섰다.

ADC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ADC 관련 기술거래(기술이전, M&A, 파트너십 등)도 지속해서 성사되고 있다. 지난 10월에만 전 세계적으로 ADC 관련 라이선스 거래가 7건 이뤄졌다. Merck KGaA는 중국 Jiangsu Hengrui Pharma의 Claudin18.2 ADC 'SHR-A1904'를 16억6900만 달러(약 2조1755억원) 규모(옵션 및 마일스톤 등)에 기술이전 했다. 

이에 앞서 GSK는 중국 Hansoh Pharma의 B7-H4 ADC 'HS-20089'를 15억7000만 달러(약 2조472억원)에, 미국 Endeavor BioMedicines는 싱가포르 Hummingbird Bio의 HER3 ADC 'HMBD-501'을 4억3000만 달러(약 5607억원)에 도입했다. 또한 Eli Lilly는 Nectin-4 ADC 링커 플랫폼 'PSARLink'를 보유한 프랑스 Mablink Bioscience를 인수(M&A)했다. 이 M&A 거래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MSD는 Daiichi Sankyo의 ADC 파이프라인 3종을 220억 달러(약 28조6990억원)에 도입했다. 해당 파이프라인은 HER3 ADC 'U3-1402', IB7-H3 ADC 'DS-7300', CDH6 ADC 'DS-6000'이다.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사로 알려진 BioNTech도 중국 MediLink Therapeutics로부터 TOP1-HER3 ADC 'YL202'를 10억7000만 달러(약 1조3958억원)에 사들였다. 이 외에도 유럽 등 다국적기업 SOTIO Biotech이 네덜란드 Synaffix의 ADC 기술 플랫폼 3종을 7억4000만 달러(약 9653억원)에 기술이전 했다.

ADC 라이선스 거래가 지속되면서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23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ADC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기업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기 때문이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25개 파이프라인을 구축, 이 중 일부 파이프라인은 임상 1상 및 2상이 진행 중이다.

2023년 톱 ADC 연구개발 기업 현황. 왼쪽 가장 긴 막대그래프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약업신문

ADC는 여전히 안전성, 유효성 측면에서 개선점이 지적되고 있다. ADC의 가장 큰 문제점으론 안전성이 꼽힌다. ADC의 페이로드가 원하는 위치가 아닌 다른 곳에서 조기 방출돼, 독성을 보이는 경우가 다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손상되지 않은 ADC가 분해돼 적절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사례도 있다. 안전성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약물 용량 설정도 ADC의 주요 개선점 중 하나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기존 ADC의 한계를 개선한 차세대 위치특이적 ADC 플랫폼과 ADC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정 연구소장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독자적인 ADC 플랫폼 기술 'ConjuALL'을 개발했다”면서 “이 기술이 적용된 ADC는 혈장에서 안정할 뿐만 아니라, 종양 선택적 활성화 메커니즘으로 강력한 효능을 가진다”고 말했다.

ConjuALL 플랫폼은 기존 ADC 기술의 무작위 접합(Random Conjugation) 방식을 '위치 특이적 접합(Site Specific Conjugation)'으로 바꾼 차세대 기술이다. ConjuALL은 페이로드(Payload)의 위치 특이적인 접합을 위해, 혈중에서 안정적인 절단 링커(Cleavable linker)를 기반으로 '접합 방법'과 '개선된 링커 기술'이 적용됐다. 대표적으로 ConjuALL 링커는 암세포 내 리소좀(Lysosomes)에 과발현되는 베타-글루쿠론산분해효소(β-glucuronidase)에 의해서 절단되는 것이 특징이다. 베타-글루쿠론산분해효소는 정상 조직에서 발현이 적으므로 링커가 원하지 않는 곳에서 절단돼 체내 독성을 유발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즉, ConjuALL 플랫폼은 유도미사일의 '목표물 추적 기능'을 대폭 강화시켜 보다 강력한 효과를 내게 하는 기술로 볼 수 있다.

정 연구소장은 “ConjuALL이 적용된 ADC는 다수의 동물실험에서 우수한 혈장 안정성과 암세포 특이적 표적을 통한 강력한 항종양 효능이 입증됐다”면서 “기존 ADC 한계를 개선한 차세대 ADC 개발을 통해 글로벌 ADC 강자로 올라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