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거래 부르는 ADC 따로 있다" 리가켐바이오, 플랫폼 중심 '빅딜' 전략 개시
단일 후보물질 넘은 플랫폼 기반 멀티 에셋 딜 전략으로 글로벌 기술이전 시장 정조준
'빅 패키지 딜(Big Package Deal)' 플랫폼 기반 멀티 에셋 기술이전 구조화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7-02 06:00   수정 2025.07.02 12:24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최고사업개발책임자(CBDO) 채제욱 부사장.©약업신문

"지금 ADC 기술거래 시장은 '누가 좋은 물질 하나를 갖고 있느냐'보다 '누가 확장 가능한 플랫폼과 다수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느냐'로 중심축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리가켐바이) 최고사업개발책임자(CBDO) 채제욱 부사장은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LigaChemBio Global R&D Day 2025'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글로벌 빅파마들의 ADC 기술 확보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기술이전 딜 구조도 복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일 파이프라인 중심이 아닌, 플랫폼 기반의 멀티 에셋 일괄 거래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채 부사장은 "하나의 물질만으로는 협상 테이블에서 주도권을 잡기 어렵다"면서 "글로벌 파트너들은 플랫폼 검증 가능성과 확장성, 후속 파이프라인까지 모두 고려해 투자 결정을 내린다"고 강조했다.

채제욱 부사장.©약업신문

특히 그는 "글로벌 빅파마가 주목하는 것은 단일 파이프라인이 아니라, 성공 가능한 구조와 검증된 플랫폼, 반복 가능한 성과"라며 "리가켐바이오는 이 모든 요건을 충족하며,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 더욱 확장 가능한 가치 상승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ADC 분야 기술이전 및 M&A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 ADC는 기술이전 및 M&A 핵심 카테고리로 부상했다. 특히 CD30, CD33 등 혈액암에서 시작된 적용 적응증이 최근 HER2, TROP2, CLDN18.2, B7-H4 등 고형암과 희귀암 등으로 확대되면서, 글로벌 빅파마들의 ADC 기술 확보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채 부사장은 "2023년 기준 글로벌 ADC 기술이전 계약 규모는 약 122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3년 전보다 3배 이상 성장한 수치"라면서 "특히 최근 3년간 체결된 기술이전 계약 평균 선급금(Upfront)만 1억3000만 달러 수준으로 상승했고, 절반 이상은 1억 달러를 넘는 대형 계약"이라고 말했다.

리가켐바이오는 '바이오베스트(BioBest)' 전략과 '멀티에셋 기반 패키지 기술이전' 모델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술거래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바이오베스트 전략은 리가켐바이오의 ADC 포트폴리오 중 임상적, 기전적, 기술적 측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자산을 선별해, 기술이전 대상 우선순위를 체계화하는 것을 말한다. 단일 파이프라인 중심 기술이전을 넘어, 전임상부터 임상 진입 단계 에셋과 자체 플랫폼 기술인 ConjuALL(콘쥬올), 멀티 타깃 조합까지 아우르는 통합형 기술거래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채 부사장은 "바이오베스트는 리가켐바이오 내부에서 가장 우수한 약효와 차별성을 갖춘 ADC를 구조화해, 기술이전 협상에 바로 투입할 수 있도록 만든 전략적 분류"라며 "단순히 잘 만든 파이프라인이 아니라, '가장 팔릴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정제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바이오베스트로 분류된 파이프라인은 향후 플랫폼 패키지 딜 중심축으로 활용되며, 플랫폼 기술과의 연계를 통해 공동개발이나 후속 타깃 확장 등 다양한 옵션 계약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고려된다. 채 부사장은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텍은 하나의 파이프라인 성공을 전체 에셋 밸류에이션 상승으로 연결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가켐바이오는 플랫폼 중심의 기술이전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자체적인 에셋 밸류 업그레이드 로직(Asset Value Upgrade Logic)도 제시했다. 먼저, 신규 페이로드(Novel payload)와 이중항체, AIC(Antibody Immune Cell engager)·ADIC(Antibody Drug Immune Cell engager) 등 신규 모달리티를 활용해 강건한(Robust) 파이프라인을 구축한다. 

여기에 리가켐바이오의 독자적 플랫폼인 ConjuALL을 접목해 전임상 및 IND 단계에서 핵심 데이터를 확보한다. 이를 기반으로 계열 내 최(First-in-class) 또는 바이오베스트 등급의 고가치 파이프라인을 도출하고, 하나 임상 성공 사례가 플랫폼 전반의 기술력 입증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한다는 것.

임상 검증 및 혁신을 기술이전 계약 가치로 전환.©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약업신문

리가켐바이오 미국 전진기지 ACB…2026년 전후 수익 전환

리가켐바이오는 글로벌 시장 타깃 전략 목적으로 미국 현지에 설립한 ‘AntibodyChem Biosciences(ACB)’를 통해 기술이전 및 임상 개발 역량을 내재화하고 있다.

채 부사장은 "ACB는 리가켐바이오의 단순한 미국 법인이 아니라, ADC 개발 전략 기지이자 기술이전 이후 공동개발까지 끌고 갈 수 있는 실행력을 갖춘 조직"이라면서 "특히 FDA IND 승인을 획득할 수 있는 수준의 전문 인력까지 확보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ACB에는 FDA로부터 ADC 신약을 승인받은 경험을 보유한 이뮤노젠(ImmunoGen), 씨젠(Seagen),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등 글로벌 빅파마 출신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특히 ADC 신약개발과 허가 전 과정을 직접 수행 및 참여했던 인력들이 대거 합류, ACB는 ADC 임상과 허가 전략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실행력을 확보했다.

채 부사장은 "리가켐바이오 ADC 기술이전 전략은 더는 단일 후보물질 중심이 아니다"라며 "플랫폼 기술력, 구조화된 포트폴리오 전략, 글로벌 개발 인재 네트워크까지 복합적으로 결합된 멀티에셋 기반 구조적 기술이전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제는 기술이전도 경쟁력 있는 구조와 전략으로 성사시켜야 하는 시대"라며 "리가켐바이오는 글로벌 ADC 기술거래 시장에서 가장 정교하게 준비된 딜메이커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리가켐바이오 박세진 사장(COO, CFO).©약업신문

리가켐바이오 글로벌 기술이전 매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항암 ADC 후보물질 'LCB97' 및 ConjuALL에 대한 2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2024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약 125억원 규모 마일스톤을 받았다.

또한 'LCB14'는 영국 익수다 테라퓨틱스에 글로벌 권리를 이전한 후, 중국 내 독점 개발 및 상업화 권한은 포순제약에 서브라이선스됐다. LCB14는 현재 글로벌 임상 1b이 진행되고 있으며, NDA 승인 시 2027년경부터 로열티 수익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리가켐바이오 박세진 사장(COO, CFO)은 "리가켐바이오는 지금까지 누적 약 9000억원 펀딩을 통해 현재 약 5600억원의 현금 자산을 확보했다"라며 "임상 진입에 필요한 자금을 선제로 마련해 파이프라인 가속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R&D 투자와 기술이전 수익이 선순환되는 구조를 바탕으로, 2026년 전후 수익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글로벌 ADC 시장 성장과 맞물려 리가켐바이오의 전략적 가치도 한층 부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의 2030 비전과 진화하는 라이선싱 전략.©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약업신문
AntibodyChem Biosciences(ACB) 인력 현황.©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약업신문
AntibodyChem Biosciences(ACB) 인력 현황.©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약업신문
'LigaChemBio Global R&D Day 2025' 현장.©약업신문
'LigaChemBio Global R&D Day 2025' 현장.©약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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