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는 대학 입학이나 공무원 채용과정에서 소수인종 또는 소수민족 출신자를 우대하는 정책을 말하는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에 대한 위헌 판결이 나오면서 한창 여론심판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이 ‘어퍼머티브 액션’은 임상시험 피험자를 충원하는 과정에도 반드시 적용되어야 할 것임을 뒷받침하는 조사결과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임상시험 피험자를 충원하는 과정에서 대표성이 충분하게 반영되지 못해 신약을 개발하고 질병과의 싸움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보다 나은 대안을 찾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
한 예로 미국 알쯔하이머협회(AA)의 자료를 보면 65세 이상 흑인들의 19%와 히스패닉계/라틴계의 14%, 백인들의 10%가 알쯔하이머를 앓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지난 2020년 현재 진행 중이었던 한 알쯔하이머 치료제 관련 임상시험의 경우 전체 피험자들의 86%가 백인들로 크게 편중된 가운데 충원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州 필라델피아에 소재한 의료 소프트웨어 공급업체 헬스베리티社(HealthVerity)는 지난달 18일 공개한 ‘2023년 공급자 다양성 지수(PDI)’ 자료를 통해 이 같이 지적했다.
지난 2020년 처음으로 도출된 PDI 자료는 의료정보보호법(HIPAA)을 준수한 가운데 총 100만건 이상의 의사 진료자료를 대상으로 산출된 미국 최대 규모의 환자 인종적 다양성 관련자료로부터 헬스 데이터의 의학적‧약학적 및 사회적 결정요인들을 분석한 내용이 골자를 이루고 있다.
PDI 자료는 임상시험 의뢰자 측이 시험기관들을 확인하고, 피험자 충원이 시험 대상 증상들을 진단받은 환자들의 다양성이 좀 더 충실하게 반영된 가운데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특히 올해의 PDI 자료는 연령별, 성별, 소득수준별 및 의료비 지급유형별(민간건강보험, 의료보장 또는 의료보호) 등과 같은 요인들이 강화되어 제약기업들과 임상시험수탁기관들(CROs)이 다양성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한층 더 알찬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를 보면 앞서 인용된 알쯔하이머 치료제 임상시험 건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보다 효과적인 임상시험 결과가 도출될 수 있기 위해서는 소수인종 및 소수민족 환자들이 현행보다 한층 더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피험자로 충원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알쯔하이머 치료제 관련 임상시험에서는 이와 함께 연령이 중요한 요인으로 피험자 충원과정에서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알쯔하이머협회의 보고서를 보면 기억력 손상을 치료하는 약물들의 임상시험 진행기관 소재지들과 60세 이상 연령대 거주자 비율이 높은 지역들 사이에 확연한 엇박자가 눈에 띄었기 때문.
이 때문에 고령자 거주비율이 높은 곳에 소재한 일부 임상시험 진행기관들의 경우 극심한 부담과 중압감에 직면하고 있는 반면 상당수 피험자들은 임상시험기관에 내원하기 위해 50마일 정도의 원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이로 인해 임상시험이 더디게 진행되고 시간이 지연되는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PDI 자료는 임상시험 연구자들이 이 같은 피험자 충원상의 도전요인들을 해소하기 위해 인종별, 성별 및 진단별 환자그룹의 대표성이 충실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요망했다.
PDI 자료는 뒤이어 지난 2020년 미국 인구통계조사 자료에서 백인이 57.8%, 흑인이 12.1%, 히스패닉계 및 라틴계가 18.7%의 비율로 집계된 반면 FDA 약물평가연구센터(CDER)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현재 각종 임상시험에 참여한 피험자들의 75%가 백인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흑인들과 히스패닉계 및 라틴계는 각각 8%와 11%에 그쳐 형평성 측면에서 커다란 불일치가 눈에 띄었음을 상기시켰다.
한편 최근들어 FDA는 임상시험의 형평성을 높이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추세이다.
FDA의 로버트 M. 칼리프 총괄책임자가 “임상시험에서 인종별‧민족별 대표성을 유의미하게 확보하는 일이야말로 공공보건을 위해 근본적인(fundamental) 부분”이라고 강조하면서 “피험자 충원의 다양성 제고야말로 개별 지역사회들에 불균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각종 질병과의 싸움을 개선하고, 보다 나은 치료제들의 개발이 촉진될 수 있도록 해 줄 첩경”이라고 공개적으로 지적했을 정도.
헬스베리티社의 앤드류 크레스 대표는 “이번에 공개된 자료를 보면 대표성이 반영된 환자그룹에 대한 접근성이 확보되어 있는 의사들과 임상시험 연구자들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일이 매우 중요함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의의를 강조했다.
이제 시험대에 올라야 할 것은 임상시험 피험자 충원의 다양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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