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산후 우울증 치료 경구요법제 FDA서 허가
‘저주베’(주라놀론)..주요 우울장애 치료제 신청은 반려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8-07 06:00   수정 2023.08.07 06:01

미국 매사추세츠州 캠브리지에 소재한 중추신경계 장애 치료제 개발 전문 제약기업 세이지 테라퓨틱스社(Sage Therapeutics) 및 바이오젠社는 성인 산후 우울증(PPD) 치료제 ‘저주베’(Jurzuvae: 주라놀론) 50mg가 FDA로부터 발매를 승인받았다고 4일 공표했다.

14일 동안 1일 1회 복용하면 산후 우울증 환자들에게 수반되는 우울증상들을 신속하게 개선해 줄 수 있는 경구요법제가 FDA의 허가를 취득한 것은 ‘저주베’가 최초이자 유일하다.

‘저주베’는 마약단속국(EDA)이 앞으로 90일 이내에 ‘저주베’를 관리대상 의약품으로 지정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오는 4/4분기 중으로 미국시장에서 발매에 들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양사에 따르면 이날 FDA는 성인 주요 우울장애(MDD) 치료제로 제출되었던 주라놀론의 허가신청 건은 반려했다.

주라놀론이 주요 우울장애를 치료하는 데 나타내는 효과를 입증한 데 충분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으며, 따라서 추가시험 또는 복수(複數)의 추가시험이 필요할 수 있을 것임을 FDA가 통보해 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양사는 FDA의 통보내용을 검토한 후 차후 대응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세이지 테라퓨틱스社의 배리 그린 대표는 “산후의 정신건강 문제가 너무나 오랜 기간 동안 간과되어 왔지만, 오늘 ‘저주베’가 허가를 취득함에 따라 그 같은 현실에 변화가 뒤따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여성들이 산후 우울증에 수반되는 증상들을 신속하게 개선해 줄 수 있는 경구요법제를 학수고대해 왔던 만큼 우리가 산후 우울증 치료제를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린 대표는 뒤이어 주요 우울장애 치료제 허가신청 건의 반려와 관련, “환자들 뿐 아니라 현재의 정신건강 위기와 수많은 주요 우울장애 환자들이 증상을 완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상기할 때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삶을 변화시켜 줄 뇌 건강 의약품을 공급하겠다는 우리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변함없이 사세를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바이오젠社의 크리스토퍼 A. 비바커 대표는 “산후 우울증 치료제 ‘저주베’가 허가를 취득한 것은 진단률과 치료율이 낮은 현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수의 여성들을 위해 이루어진 괄목할 만한 성과의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저주베’가 산후 우울증 치료를 위해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주라놀론의 주요 우울장애 치료제 허가신청 건에 대한 FDA의 반려결정과 관련해서는 통보내용을 면밀하게 검토해 차후의 대응방안을 정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저주베’의 산후 우울증 치료제 허가결정은 ‘NEST’ 임상개발 프로그램의 결과를 근거로 이루어진 것이다.

‘NEST’ 임상개발 프로그램은 성인 여성 우울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ROBIN 시험’과 ‘SKYLARK 시험’ 등 2건의 시험례들로 구성됐다.

두 시험에서 일차적인 시험목표가 충족되어 주요한 우울증 중등도 측정지표의 하나로 알려진 ‘해밀턴 우울증 등급 척도’(HAMD-17)의 17개 문항을 적용해 15일차에 플라시보 대조그룹과 비교평가했을 때 착수시점에 비해 괄목할 만한 수준의 평균점수 감소가 관찰됐다.

‘SKYLARK 시험’에서 ‘저주베’ 50mg을 복용한 환자그룹은 빠르면 3일차부터 우울증 증상들의 괄목할 만한 감소가 관찰되어 45일차까지 지속적으로 나타났음이 눈에 띄면서 핵심적인 전체 이차적 시험목표들이 충족됐다.

두 시험에서 ‘저주베’는 일반적으로 양호한 내약성과 일관된 안전성 프로필이 확인됐다.

피험자들의 5%를 상회하는 비율로 플라시보 대조그룹에 비해 가장 빈도높게 수반된 ‘저주제’ 50mg의 부작용을 보면 졸음, 현훈, 설사, 피로 및 요로감염증이 보고됐다.

‘저주베’의 라벨에는 중추신경계 억제작용으로 인한 운전능력 저하 유발을 유념토록 하는 내용의 돌출주의문(a boxed warning)이 삽입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저주베’를 복용한 여성들은 14일의 복용기간이 지난 후 최소한 12시간이 경과하기 전까지는 운송기관을 운전하거나 정신적인 집중을 필요로 하는 위험한 활동에 참여를 삼가야 한다.

‘저주베’의 임상개발 프로그램을 총괄한 뉴욕州 맨해셋 소재 파인스타인 의학연구소의 크리스티나 델리지아니디스 교수는 “오늘이 산후 우울증 치료를 위한 신기원이 이룩된 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산후 우울증 환자들에게서 빠르면 3일차에 우울증상들을 신속하게 개선해 줄 수 있는 경구요법 대안으로 ‘저주베’가 확보된 날이기 때문”이라는 말로 의의를 강조했다.

출산 전‧후 정신건강 전문가로서 산후 우울증이 산모에게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을 목격해 온 데다 이 증상이 모자 또는 모녀의 교감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아동발달에까지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저주베’가 유의미한 치료대안으로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믿음을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한편 미국 질병관리센터(CDC)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여성 8명당 1명 정도의 비율로 산후 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산후 우울증 발생사례들 가운데 절반 정도는 진단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산후 우울증 환자들 가운데 치료를 받는 경우는 15.8%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 산후지원기구(PSI)의 웬디 N. 데이비스 대표는 “오늘 허가결정이 매년 미국에서 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산후 우울증 환자들을 위해 크게 환영할 만한 소식”이라는 말로 의의를 강조했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