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식세포 핵항원을 대상으로 하는 항암제 개발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했던 기전의 항암제로 구강 화학요법이 가능해져 환자들의 불편함이 해소될 뿐만 아니라 완치율도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최대 규모의 암 연구 및 치료 기관 중 하나인 ‘시티 오브 호프’ 연구진은 2일 한때 표적 치료에는 무리가 있다고 간주됐던 단백질인 ‘증식세포 핵항원(Proliferating Cell Nuclear Antigen, 이하 PCNA)’을 대상으로, 모든 고형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표적 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냈다고 학술지 ‘셀 케미컬 바이오로지(Cell Chemical Biology)’에 발표했다.
대부분의 표적 치료는 단일 경로에 집중한다. 이러한 방식은 암세포의 변이를 야기하고 결국 저항성까지 갖게 만든다. 린다 말카스(Linda Malkas)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지난 20년 동안 개발해온 암을 죽이는 후보 물질인 ‘AOH1996’은 모든 고형 종양의 DNA 복제 및 복구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암 변이체 PCNA 를 표적으로 한다. PCNA를 목표로 개발에 성공한 치료 후보물질은 이번이 처음이다.
말카스 박사는 “지금까지 밝혀진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라며 “AOH1996은 독성을 초래하지 않고 세포 및 동물 모델에서 단독 치료 또는 병행 치료로 종양의 성장을 억제했다”고 말했다.
이어 “PCNA가 암 세포 내 핵산 복제에서 오류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라고 가정하고 연구를 진행했고, 사실로 드러났다”며 “전에는 알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더 많은 이해가 이뤄진 만큼, 향후 보다 개인화되고 표적화된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술지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AOH1996은 유방, 전립선, 뇌, 난소, 자궁경부, 피부 및 폐 암에서 유래된 세포를 치료하는 전임상 연구에서 매우 효과적이었다. 특히 AOH1996은 변형된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타깃하고 손상된 DNA를 가진 암 세포의 분열을 막는다. 더 나아가 건강한 세포는 공격하지 않는 만큼, 화학요법과 관련된 유해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즉 경구용 화학요법 탄생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현재 AOH1996은 1상 임상이 진행중에 있다. DNA나 염색체 손상을 유발하는 화학 요법제인 시스프라틴(Cisplatin)과 같은 다른 화학 요법제와 함께 사용이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영역에서의 항암제 개발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