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열대열 말라리아(Plasmodium falciparum) 감염 위험성이 중등도에서 고도로 높게 나타나고 있는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지역 및 기타 전 세계 말라리아 창궐지역의 아동들에게 말라리아 백신 ‘RTS,S/AS01’을 대대적으로(widespread) 접종할 것을 6일 권고하고 나섰다.
WHO는 지난 2019년부터 가나, 케냐 및 말라위 등 아프리카 3개국에서 총 80만명 이상의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도출된 결과를 근거로 이 같은 권고를 내놓은 것이다.
여기서 언급된 말라리아 백신 ‘RTS,S/AS01’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의 ‘모스퀴릭스’(Mosquirix)이다.
‘모스퀴릭스’는 유럽 의약품감독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지난 2015년 7월 24일 승인을 권고했던 말라리아 백신이다.
세계보건기구의 데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오늘은 역사적인 순간의 하나”라면서 “오랜 기간 동안 학수고대해 왔던 아동용 말라리아 백신은 과학, 아동건강 및 말라리아 통제를 위한 돌파구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백신이 말라리아 예방을 위한 기존의 다른 대안들과 함께 사용되면 해마다 많은 아동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말라리아는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지역에서 여전히 주요한 아동 질병 및 사망원인의 하나로 자리매김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매년 26만명 이상의 5세 이하 아프리카 아동들이 말라리아에 감염되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될 정도다.
하지만 WHO와 협력기관 등은 최근 말라리아 예방‧치료와 관련한 진전이 정체되고 있다며 거듭 경종을 울려왔다.
세계보건기구 아프리카 지역담당국장을 맡고 있는 마트시디소 모에티 박사는 “지난 수 세기 동안 말라리아가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지역을 괴롭히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입혔다”며 “오랫 동안 효과적인 말라리아 백신을 원했던 우리가 이제 처음으로 대대적인 백신 접종을 권고하기에 이른 것”이라고 말했다.
모에티 박사는 뒤이어 “오늘 백신 접종을 권고한 것은 말라리아로 인해 가장 무거운 부담을 짊어져야 했던 아프리카 대륙에 희망의 빛을 안겨주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더욱 많은 수의 아프리카 아동들이 말라리아로부터 보호받고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해 마지 않는다”고 피력했다.
이날 WHO의 권고는 산하 예방접종 및 말라리아 관련 두 자문기구의 의견을 근거로 나온 것이다.
‘RTS,S/AS01’은 생후 5개월 이상의 소아들을 대상으로 4회에 걸쳐 접종이 이루어져야 한다.
가나, 케냐 및 말라위 보건당국의 지도하에 지난 2년 동안 이루어진 백신 접종 파일럿 프로그램 결과를 보면 백신은 3개국에서 침대망(또는 모기장) 없이 수면을 취해야 하는 전체 아동 가운데 3분의 2 이상에 접종됐다.
아울러 현재까지 ‘RTS,S/AS01’이 3개국에서 230만회 이상 접종된 가운데 양호한 안전성 프로필이 도출됐다.
그 결과 치명적인 중증 말라리아가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데다 말라리아 감염 위험성이 중등도에서 고도에 이르는 지역들에서 비용효율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파일럿 프로그램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AIDS‧결홱‧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글로벌 기금 및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ITAID) 등이 비용을 지원한 가운데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