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社가 스위스(瑞西) 생명공학기업 테라콘 홀딩 AG社(Therachon Holding AG)의 주식 100%를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8일 공표했다.
테라콘社는 연골무형성증 및 단장(短腸) 증후군 치료제의 개발을 진행해 왔던 희귀질환 전문 생명공학기업이다.
양사간 합의에 따라 화이자는 3억4,000만 달러의 계약성사금을 테라콘社에 우선 지급키로 했다. 아울러 도출될 성과에 따라 4억7,000만 달러를 추가로 지급할 수 있다는 내용을 합의안에 포함시켰다.
여기서 언급된 “성과”는 유전성 질환이자 가장 빈도높게 나타나는 짧은 사지 왜소증으로 알려진 연골무형성증 치료제 ‘TA-46’의 개발 및 발매를 지칭한 것이다. 중증의 심혈관계, 신경계 및 대사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연골무형성증은 전 세계 환자 수가 25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까지 연골무형성증 치료제로 허가를 취득한 약물은 부재한 형편이다.
‘TA-46’은 가용성 재조합 휴먼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유인 수용체 3(FGFR3)의 일종이다.
성장인자 유인 수용체는 연골무형성증과 관련이 있는 뼈의 비정상적인 발달에 기저원인으로 작용하는 FGFR3의 과도한 신호전달경로를 정상화하는 작용기전을 나타내는 것으로 사료되고 있다.
테라콘 측은 소아 및 청소년 연골무형성증 환자들에게 주 1회 피하주사하는 약물로 ‘TA-46’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TA-46’은 임상 1상 시험이 종료된 상태이며, 유럽 의약품감독국(EMA)와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이번에 화이자社를 도출한 합의를 마무리짓기 전에 테라콘 측은 아프라글루타이드(apraglutide) 개발 프로그램 부문을 별도의 기업으로 분사할 예정이다.
아프라글루타이드는 주 1회 투여하는 동종계열 최선의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2(GLP-2) 유사체로 개발되고 있는 약물이다. 단장증후군 치료제로 임상 2상 단계의 시험이 진행 중이다.
화이자社의 벤처캐피털 부문 자회사인 화이자 벤처社(Pfizer Ventures)는 현재 분사된 신생기업의 소수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지분을 유지할 방침이다.
화이자社의 미카엘 돌스턴 최고 학술책임자 겸 글로벌 연구‧개발 및 의료 부문 대표는 “화이자의 전략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이든 외부에서 개발된 것이든 상관없이 가장 유망한 연구‧개발을 진행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라며 “테라콘 인수를 통해 우리는 화이자의 선도적인 학술‧개발역량을 선용해 이처럼 유망한 가능성을 내포한 치료제가 연골무형성증 환자들에게 보다 빠른 시일 내에 공급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테라콘社의 루카 잔타렐리 회장은 “새롭고 연골무형성증 환자들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힘을 기울여 왔던 우리의 노력이 화이자에 의해 지속될 수 있으리라는 점에 고무되어 있다”며 “희귀질환 분야에 노하우를 보유한 데다 세계 각국에 진출해 있는 화이자야말로 ‘TA-46’의 개발에 가속도가 붙게 해 줄 최적의 제약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화이자에 인수됨에 따라 증상의 분자학적인 근본원인에 표적을 맞춰 소아 연골무형성증 환자들이 고통받고 있는 합병증에 대응하겠다는 테라콘의 비전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이자社 희귀질환 연구부문의 셍청 부사장 겸 최고 학술책임자는 “테라콘 인수를 통해 연령대가 낮고 짧은 사지 왜소증으로 인한 합병증을 평생토록 감수해야 했을 연골무형성증 환자들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는 기회를 손에 쥐게 됐다”는 말로 이번 인수가 화이자의 희귀질환 분야 연구‧개발 포트폴리오 보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의를 부각시켰다.
현재 화이자가 힘을 기울이고 있는 소아 성장장애 연구‧개발 프로그램이 이처럼 혁신가능성을 내포한 치료제들 덕분에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민간투자기업 버산트 벤처社(Versant Ventures)의 상무이사를 겸하고 있는 테라콘社의 톰 보이보더 이사회 의장은 “테라콘이야말로 유럽의 첨단과학으로부터 구축될 수 있는 가치를 방증하는 최고의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같은 연구역량이 강력한 투자자 및 특출한 경영진과 어우러져 테라콘이 파괴적인 중증질환에 대응한 고도의 혁신적인 치료제를 개발해 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소아 연골무형성증 환자들의 삶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화이자가 개발을 지속할 ‘TA-46’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