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쯔하이머 신약 R&D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연구ㆍ개발 잇단 성과 전체 신경의학 분야와 엇박자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2-19 11:57   수정 2019.02.19 13:19

지난해 신경의학 치료제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공사례들이 이어졌음에도 불구, 유독 알쯔하이머 치료제 신약개발 분야에서는 실패가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작용하는 몇몇 베타 세크레타제 절단효소(BACE) 저해제들의 신약개발 연구가 지난해 잇따라 실패로 귀결되면서 알쯔하이머 치료제 시장에 타격이 미쳤다는 것이다.

영국 런던에 글로벌 본사를 두고 있는 비즈니스 정보 서비스‧컨설팅기관 글로벌데이터社의 신경의학‧안과의학 부문의 모라 무스치아코 애널리스트는 지난 11일 이 같이 지적했다.

무스치아코 애널리스트는 구체적인 예들로 머크&컴퍼니社가 효능 미흡으로 인해 연구‧개발을 종결지은 베루베세스타트(verubecestat), 존슨&존슨社가 간 안전성 문제로 지난해 6월 개발을 접은 아타베세스타트(atabecestat), 그리고 일라이 릴리社 및 아스트라제네카社가 같은 달 라나베세스타트(lanabecestat)의 임상 3상 시험 중단을 발표한 케이스 등을 열거했다.

이 중 일라이 릴리 및 아스트라제네카는 일차적인 시험목표가 충족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데다 연구에 가치를 부여하지 어려워 보인다며 중단을 권고한 자료모니터링위원회(IDMC)의 의견을 받아들여 라나베세스타트의 개발을 중단했었다.

일라이 릴리 측의 경우 앞서 지난 2016년 11월 또 다른 알쯔하이머 신약후보물질 솔라네주맙(solanezumab)의 개발이 실패로 귀결되었음을 공표하기도 했었다.

무스치아코 애널리스트는 “일라이 릴리가 다른 2건의 프로젝트까지 종결지었지만, 그 이유는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며 “일라이 릴리가 베타 세크레타제 절단효소 저해제 계열의 신약개발을 접음에 따라 과연 알쯔하이머 환자들이 신약을 접할 수 있게 될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기류”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추이는 크게 기대를 모으고 있는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길항제들이 속속 발매된 편두통 치료제 시장과는 사뭇 주파수를 달리하는 것이다.

암젠社 및 노바티스社의 ‘에이모빅’(Aimovig: 에레뉴맙)이 지난해 5월 FDA의 허가를 취득하면서 시장에 선을 보인 첫 번째 주자로 자리매김한 것은 단적인 예. 테바 파마슈티컬 인더스트리스社의 ‘아조비’(Ajovy: 프레마네주맙)과 일라이 릴리社의 ‘엠갈리티’(Emgality: 갈카네주맙) 또한 같은 해 9월 FDA로부터 발매를 승인받으면서 빠르게 ‘에이모빅’의 뒤를 이었다.

하지만 무스치아코 애널리스트는 “CGRP 길항제들이 편두통 치료제 시장에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미국 내 의약품 급여관리업체들(PBMs)이 지금까지 급여 적용을 머뭇거리고 있다”며 “이것은 아마도 높은 약가와 함께 3개 약물들의 차이가 미묘한 수준의 것이라는 데 기인한 결과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무스치아코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대마(大麻)가 의료용으로 매스컴에 의해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캐나다의 경우 우루과이의 뒤를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유흥 목적(recreational use)의 대마 사용을 합법화시켰을 정도.

영국에서도 의료용 대마의 장기간에 걸친 사용을 허가받은 첫 번째 환자가 나타났다.

미국에서도 영국의 대마 성분 약물 전문 제약기업 GW 리서치社에 의해 허가가 신청되었던 최초의 순수 대마 추출물 제제 ‘에피디올렉스’(Epidiolex: 카나비디올 경구용 액제)가 FDA의 허가를 취득했다.

‘에피디올렉스’는 희귀하게 발생하는 중증 뇌전증의 한 유형들에 속하는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및 드라베 증후군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및 드라베 증후군은 소아기에 발생하는 뇌전증 가운데 가장 난치성 유형으로 알려져 있다.

무스치아코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6월 ‘에피디올렉스’가 FDA의 허가를 취득함에 따라 마약단속국(DEA)이 이 약물을 관리대상 의약품법상 1급(Schedule Ⅰ) 약물에서 5급으로 재분류했다”고 언급했다.

의료용으로 효능이 입증된 데다 잠재적 오‧남용 가능성은 낮은 약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라는 게 무스치아코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FDA는 뒤이어 지난해 7월에는 영국 제약기업 인디비어社(Indivior PLC)의 조현병 치료제 ‘퍼세리스’(Perseris: 리스페리돈)의 발매를 승인했다.

덕분에 ‘퍼세리스’는 항 정신병 치료약물인 리스페리돈을 피하주사해 전달하는 최초의 월 1회 피하주사 리스페리돈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무스치아코 애널리스트는 “입원건수를 감소시켜 주는 성과를 나타내면서 ‘퍼세리스’가 충족되지 못한 의료상의 니즈에 부응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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